2024. 8. 16. 금요일
이 날짜의 부킹이 성공했을 때만 해도
8월 16일이면 좀 시원할 거야 했었다
자위적인 해석이 종종 맞을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하늘은 이뻤다
그래도 초록은 정말 청량했다
그런데
더위는 이쁘거나 청량하지 않았다
한참 라운드 중에 동반자 한 사람이 톡을 받고는 웃는다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엄청 부럽) 보낸 톡이다
"이 날씨에 공 치는 저 미친 사람들은 뭐니?"
친구의 답장은
"여기도 미친 사람들 있어 호호"
양산 속이나 나무그늘은 시원했다
캐디 왈
어제보다 오늘은 정말 시원해요
피부로 조금씩 느낄 수 있다
며칠 새로 이 더위도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클럽하우스 유리창에 붙어 잠시 쉬어가는 저 곤충은 메뚜기일까 방아깨비일까
아마도 에어컨으로 식혀진 유리가
저 미생한테는 최적의 더위피난처가 되었나 보다
맨질맨질한 유리에 붙어있을 수 있는 발바닥은 어떤 구조일까 궁금하다
12시 04분에 시작해 중간 쉬는 시간이 길어 5시가 다 되어 끝났으니 더위의 정점에 야외활동을 한 셈이다
수시로 들어오는 폭염경보발효 중이라는 안전안내 문자가 무색하다
네, 물 많이 먹었고요, 그늘에서 쉬면서 했고요, 모자 양산 잘 쓰면서 했어요
그리고 죽염도 몇 알갱이 섭취했답니다
소금이 달게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