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달달숲 마을엔 나무가 없다. 사람들이 모조리 베어 가서 그루터기만 가득하다. 어느 날, 어른 동물들은 ‘폭탄’을 만들기로 한다. 그 소식을 엿들은 아기 여우는 헐레벌떡 친구들에게 달려간다. 아기 동물들은 어른들이 전쟁을 벌일 거라는 생각에 그 ‘폭탄’을 찾아서 꼭꼭 숨긴다. 그런데… 참 이상해하다. 며칠 뒤 ‘폭탄’을 숨긴 곳에 파릇파릇한 싹이 돋아난 것이다. 이 수상한 폭탄의 정체는 무엇일까?
• 씨앗 폭탄이 떨어진 자리엔 고통과 슬픔 대신 생명과 희망이 움터요
봄이 되면 곳곳에서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습니다. 그중에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활동 중 하나가 ‘씨앗 폭탄’ 만들기예요. ‘씨앗 폭탄’은 흙에 씨앗을 넣고 뭉쳐 만든 것입니다. 수류탄처럼 멀리 던져 넓은 지역에 씨앗을 골고루 퍼뜨린다고 해서 ‘씨앗 폭탄’이라고 불러요. 이 책은 ‘씨앗 폭탄’을 소재로 한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배경인 달달숲 마을에는 크고 작은 바위와 마른 풀만 무성합니다. 수많은 그루터기가 이곳이 한때 ‘숲’이었음을 알려 줄 뿐이에요. 마을 어른들은 망가지는 숲을 지켜보기만 했다가는 아이들이 살 데가 없어질 것을 염려해서 행동에 나섭니다. ‘씨앗 폭탄’을 만들기로 한 것이죠.
책 속 동물들은 씨앗 폭탄 안에 나무 씨앗을 넣지만, 보통 씨앗 폭탄에는 어디에서도 스스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수 있는 야생화 씨앗을 넣습니다. 씨앗 폭탄 속 흙은 땅을 기름지게 해 주고 씨앗은 작은 동물들의 먹이가 되거나 꽃을 피워 멸종 위기 꿀벌과 숲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씨앗 폭탄은 숲을 살리고, 동물을 살리고, 결국 인간을 살리는 폭탄이지요.
• 미움과 원망을 내려놓고 평화와 회복을 선택한 동물들
인간들 때문에 달달숲 마을이 그늘 하나 없는 황량한 곳이 됐지만, 달달숲 마을 동물들은 인간을 미워하고 복수를 꿈꾸는 대신 망가진 숲을 회복하는 데 힘을 쏟습니다. 하늘은 잿빛 쇳조각 대신 색색의 씨앗으로 가득하고, 쾅쾅 콰콰쾅 굉음 대신 팡팡 경쾌한 소리로 가득해요. 폭탄이 떨어진 곳은 핏빛이 아닌 무지갯빛으로 물들고, 피 비린내 아닌 향긋한 꽃 내음이 퍼집니다. 씨앗 폭탄이 터지면 초록빛 희망이 터집니다.
이 책은 인간의 벌목으로 황폐화된 숲이 동물들의 지혜로 회복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숲을 비롯한 자연을 내버려 두지 않고 개발을 지속한다면, 자연도 더 이상 버텨 낼 힘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 수상한 폭탄을 둘러싼 아기 동물들의 콩닥콩닥 숨바꼭질
이 책에서는 ‘폭탄’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아기 동물들이 오해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폭탄’을 찾아 헤매고, 터질까 봐 벌벌 떨며 곳곳에 숨기고, 사라진 폭탄을 두고 어리둥절해하는 어른들을 보며 안심하는 아기 동물들은 비 온 뒤 뜻밖의 장소에 나타난 초록빛 새싹을 보며 그제야 폭탄의 정체를 알게 되지요.
긴장감 있는 전개는 독자들이 아기 동물들과 함께 가슴 졸이며 폭탄을 찾고, 숨기고, 씨앗 폭탄을 만들고, 시원하게 날려 버리게 합니다. 옆 마을 친구들에게도 숲을 되돌려 주기 위해 직접 만든 씨앗 폭탄을 방귀를 모아 슝~ 경쾌하게 날려 보내는 아기 동물들의 모습에는 웃음이 팡팡 터지지요. 천진난만한 아기 동물들의 한바탕 소동은 윤봉선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 재치 있는 유머, 시원한 구성, 귀여운 캐릭터로 활기차게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