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1,2호봉 관련 내용은 '훈련병' 게시판에 편입하는 것으로 인정
#2 전입~신병관리기간 100일 2004.4.3.토~2004.6.3.목(~+2004.7.31.토)
:이등병 3호봉 2004.4.1.목~2004.4.30.금 본격적인 자대생활 시작
2004.4.22.목(맑음)
오늘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자대로 배치받았다. 앞으로 2년간 생활할 곳이다.
지금껏 수십차례 더풀백(더블백. 의류대)을 챙겼었는데.. 이제 자대로 왔으니 그렇게는
안 할 것 같다. 배정받은 관물대에 옷가지를 가지런히 정리하겠지. 들뜬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군생활을 시작하려한다. 무엇이든지 잘 해야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 뿐이다. 이곳 선임병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래야 군생활이 편해지니까란
이 이유 한가지 뿐으로 그러는 건 아니다. 나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하고 싶다.
내무실을 재치받았는데 ---내무실이었다. 소속 분대도 결정되었다.
신병이라 아무 것도 안하는데 땀이 바짝바짝난다. 진땀나는 첫 날이다.
자대전입 후 첫날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정신없다. 정말.
2004.4.24.토(맑음)
맛있는 음식이 식사시간에 나와서 정말 기뻤다.
진짜 꿀 맛이었다. 그 이상이었다. 육군훈련소에서 먹었을때보다 더 맛있었다. 갑절로
맛있었다. 오늘도 역시 직속 선임병으로부터 자대생활 관련 교육을 받았다.
며칠간 아니 익숙해질때까지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울때까지 이 교육을
계속 받을 것 같다. 아르바이트생들도 본격적인 근무는 교육 후 투입한다지 아마.
내가 딱 그 꼴이다.
아직 모든게 서툴고 어리버리한다. 빨리 선임병들처럼 능숙하게 일을 하고 싶고
그들의 얼굴에 베인 미소를 가지고 싶고 통제속의 여유로운 몸가짐을 가지고 싶다.
가지고 싶은게 자대에 오니 부쩍 늘었다.
논산육군훈련소에서는 자대배치와 음식이 최우선 후보였는데 말이다.
병장이 너무 부럽다. 아니 멀리 병장까지 갈 것도 없다. 일,상병들 너무 부럽다.
나는 작대기(계급장)가 겨우 하나다. 그들은 나의 1, 2, 3, 4배나 되는 짝대기(작대기)를
가지고있다. 정말로 부럽기 그지없는 작금의 현실이다.
2004.4.25.일(맑음)
자대에서 맞은 첫 종교활동. 육군훈련소에서는 수십명 혹은 수백명씩 단체로 갔는데
여긴 좀 달랐다. 수 명 씩 무리를 지어 갔다. 육훈소에 비하면 적은 인원이다.
종교행사에 참석했는데 먹을 복이 터질줄 그 누가 알았으랴.. 진짜 배터지게 먹었다.
통닭, 떡, 밥, 국, 음료수 등 초호화식단을 쉬지않고 먹어치웠다.
으흐흐...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소대 선임병은 나의 통닭먹기 장면에 기가차는 듯.. 암튼 그런 표정을 지으셨다.
오늘 ---이병님 생일이어서 P.X취식물(영내매점에서 사온 과자, 음료수,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한 냉동식품 등의 취식물)을 엄청 먹었다. 또.^^ 이로인해 밤에 잠을 자는데있어
속이 자꾸 치켜올라 괴로웠다. --;;
내 속이 일시적으로나마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다. 미안하다, 위장들아.
2004.4.26.월(비)
새로운 부대. 내가 앞으로 생활해야 할 곳으로 온지 5일째 되는 날이다.
낯선 곳의 새로운 생활, 그리고 여러 고참들과의 생활이란 점이 많이 긴장되고
걱정스럽기도하지만 부대 사람들의 배려와 조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대기 기간..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빈둥대는 것 같이 지내지만 이곳의 생활에 일찍
적응하기위해 신경쓰려 노력 중이다.
무섭고 딱딱한 곳이라고 생각한 군대가 가족같은 생활이란 점이 하늘의 복을 받은 것 같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고 편한 곳이라도 내 계급,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성실하고 착실한
모습으로 군생활을 보낼 것에 대해선 조금도 변함없다.
항상 실수 투성이에 자신감도 없었던 사회의 생활이었지만 이곳에서라면 스스로 그리고
다른 부대원들에 의해서도 좋은 면으로 변할 수 있어 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생활한단 처음의 마음을 끝까지 가지고 많이남은 군생활을
보람차게 보내겠다.
좋은 꿈 꾸며 잠들고 내일 그리고 내일도 행복한 일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
2004.4.28.수(맑음)
자대 생활.. 일주일정도 된 것 같다. 대기도 풀리고 이제는 정말 이등병으로의 생활이
시작 된 것 같다. 어디서나 그렇듯, 여기서도 실수투성이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만
자꾸 실수했었는데... 여기서도 긴장을해선지 어리버리한 행동을 많이 한다.
사회에서도 자주듣던 소릴 여기서도 듣고.. 본래 스타일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보면 되게 우습다. 잘하고 싶어서 이렇게 노력해보기도 처음이고 또 잘하라고
이렇게 호되게 질책당하기도 처음이고...
화장실 문 앞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참은 인 자가 셋이면 살인을 면한다"
군대에서의 참을성. 인내심 등을 화장실에서도 강조할만큼 기본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정해진가 보지?
항상 참을성이 부족했던 나에겐 오히려 복종하고 참아가면서 배워지는 것들이 사회에 가면
유용한 힘이 되겠지~
매일 화내고 짜증내고 싸움이나 하던 나에게 이 군생활이 한 번의 실수로 망가지는
독약처럼 되지 않게.. 여러가질 배워가야겠다.
항상 수양록을 작성하면 기분이 풀어지는 듯 하다.
그리고 몽쉘통통이 먹고 싶다......
짬(짠밥의 준말. 높은 계급이)되면 많이 먹어야지~
2004.4.29.목(맑음)
아직 금주가 다 지나가진 않았지만..이번 주는 참 정신없고 바쁘게 지나간 것 같다.
특히 오늘은 이등병으로써 이곳의 여러가지 것들을 배우면서 고참들에게 혼도 나고 잘못한
점도 많았다.
잘하려고 잘하려고 생각은 하면서도 어리버리하고 실수투성이인 나를 보면 정말 우습기만
하다. 사회에서 몸에 익히고 배운 것들은 전부 헛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럴수록
내 자신에 대해 자신감만 줄어들게 되는 것 같다. 각오했던 일이지만 사실 조금 힘들다.
그렇지만 잘못하고 실수했던 점들은 다음부턴 하지않고 노력해서 잘 해나가야겠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4.4.1일자 기록(42쪽)~2004.4.30일자 기록(52쪽)
이등병 4호봉(2004.5.1.토~2004.5.31.월)
2004.5.1.토(맑음)
시간이 잘 지나가는 것 같다. 벌써 5월이다. 5월이 왔다.
자대생활 하루하루가 그리 만만하게 지나가진않지만 어느새 이만큼이나 지났다.
아~ 그냥 하루 하루 재미있게 지나갔으면 한다...
2004.5.20.목(비)
체육대회가 있었다.
아침엔 농구경기가 있었는데 중대원들과 함께 농구경기장에 가서 구경을 했다. 경기장
가는 도중에 '우리꺼' 인듯한 사이다, 콜라, 포카리스웨트 등 음료수를 보았다.
본래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대번에 눈이 돌아갔다.
한참 관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차가움'을 피해가며 계속 관전했다. 재미있었다.
오후에 계주(릴레이) 경기가 있었다. 역시 체육대회의 꽃!!
제일 재미있었다. 특히 간부님들과 키크고 체격 좋은 선임병의 신기에 가까운 놀라운 스피드에
탄복했다.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경기 결과 우리 팀이 이겼다. 진심으로 기뻤지만 한편으론 아쉬움이 많이 베어나왔다.
양사초등학교(울산광역시 소재) 시절 달리기경기를 매번 석권하고 중,고교시절에도 그 상위의
실력을 유지했던 나였다. 100M에 12'03"초대를 뛰는 나였다.
나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군대 추억이 별건가. 이것이 추억거리지..
아쉬운 오늘이었다.
2004.5.25.화(맑음)
영외로 나간 오늘이었다. 나의 기대에 부응하듯 썩 만족스러웠다. 으하하^^
첫번째로 '영국군전적비' 보고 참배하고 동기들이 사주는 음료수,과자 같이 먹고...
그 다음엔 '경순왕릉'가서 능에 얽힌 그 슬픈 역사에 눈물 짓고, '김신조침투로'에 가서는
섬뜩함과 더불어 신출귀몰함(?.^^)을 느꼈다. 그리고 국가에 충성을 다 해야할 이유를 알았다.
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후 자장면을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천국에 온 듯한 기분이요 느낌이었다.
영내로 복귀해서는 영내매점(px.피엑스)을 이용하고 축구하고 사이다 먹고 쉬었다.
영외지역에서 동기들이 먹을 거 사줄때 돈 없어서 아쉬웠을뿐.. 놀아서 좋은 날이었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4.5.1일자 기록(52쪽)~2004.5.31일자 기록(59쪽)
이등병 5호봉(2004.6.1.화~2004.6.30.수)
2004.6.2.수(맑음)
내가 사회에 있을 때의 수많은 일들이 '다 기억하고 싶은 일들'이다.
부모님에 대한 간절한 생각이 태반이고 나머지가 인터넷항해다.
사회에 있을땐 미처 몰랐던 아버지,어머니께 대한 나의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
전역하는 그날까지 나는 두 분을 진심으로 생각하며 사랑할 것이며
전역 후 귀향해서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효자가 될 것이다.
군에 있으니 인터넷이용을 일절 못하게 되니.. 이것 참.
인터넷을 너무 즐겨하고 좋아하던 나였다.
온라인게임은 물론이고 일반 사이트에 들러서 놀곤했다.
게임은 주로 '포트리스2블루'를 했었다.
이유는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조작법이 초간편해서였다.
접속할때 빼고 게임 중 키보드만 몇 번 두드리면 되기 때문이다.
게임화면도 얼마나 환상적이던가.
덤으로 스타크래프트도 재밌었지. 고교시절 백업CD로 처음 접해보았었다. 다 영어라서
한동안 멍했었는데.. 게임방가서 동생들 몇번 하는거 보고나서 '숙달'되었다.
프로게이머에 준하는 신의 경지까지는 아니고.ㅋㅋ...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미쳐서 집에서 부모님 눈 피해서 밤에 시작해 새벽5시까지 날새는줄
모르고 했었다. 그땐 정말 '스타(크래프트)'에 미쳤었다.
그런데 군 휴가가서는 안하게 될 것 같다. 운 좋으면 부대내 PC방에서도 접할 수
있거니와 시간낭비라는 측면이 강하게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Yahoo!는 다르다. 내가 최고운영자로 있는 사이트가 있다.
클럽명이 '원츄!~연예천국', 클럽주소가 ~topstar인데 군입대전 가입회원수가
1400명 돌파! 수개월이 지난 지금은 상당할 것이다.
하하. 최고로 기대되는 나의 사이트.
꼭 보리라. 필히!^^
(100일휴가때 봤는데 그 1.5배인 수준인 2560명이 가입되어 있었다.
솔직히 놀랬고 기분이 무지좋았다^^)
2004.6.3.목(맑음)
"전입 100일"을 마치며
치킨으로 소대원 회식을 했다.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양이 많아 참 많이도 먹었다.
벌써 유월달을 맞이한다. 04년 6월이다!
군입대 당시만해도 감히 꿈꿀 순 없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계속 생각나던 오늘.
군에 온지 나도 벌써 100이나 되었다니..
전역 2, 3달 남은 말년병장들의 입에서 "100일 남았다"란 기쁨 섞인 말을 들을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쿵쾅거리던지.. 그 100일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타인인데..
물론 전입100일과는 차원이 현격히 다른 전역D-100이야기일테지만.ㅋ.
어쨌든 100일 넘어서서 기쁘기 한량없다.
나의 총 군생활(기간이) 730일 정도. 전역일까지 합하면 총731일이다.
100일을 넘어서야 200일도 300일도 700일도 바라볼 수 있다. 이제 일곱번 정도만 참고
견디며 열심히 교육 훈련 받고 필요에 따라 작업하면 나에게도 영광된 날이 있으리라.
사회 시간보다 국방부시간이 안 간다는 푸념은 이제는 접어두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리라
굳게 다짐해본다.
[전입휴가 가던 날]
백일휴가(100일휴가) 1일차 2004.6.5.토(맑음)
오늘부터 6.9.일 수요일까지 진짜 꿈만 같은 100일 휴가가 시작된다. 으흐...^^
아침 점호가 끝나자마자 동기들과 바로 당직사관(일직사관.장교 혹은 부사관이 근무 섦)
님께 휴가출발 보고 신고 드리고 바로 떠났다.
빨리 부대 밖으로 나가버리고 싶어서... 어서 나가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위병소를 지나치고.. 정문을 나가 30번 버스를 기다릴때 진짜 기분이 좋았다.
너무 좋았다. 오늘 막내이모님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만나 같이 이야기하고
아웃백스테이크점에서 점심먹고(돼지갈비구이) 김포공항서 헤어져 오후 5시 경에 울산공항에
도착했다.
백일휴가 2일차 2004.6.6.일(맑음)
어제는 정말 김포공항까지 간다고 눈코뜰새없이 바빴다. 막내이모님께서 도와주시지않으셨다면
찾아가는 길을 몰라 비행기를 못 탈뻔했으니..
정말 맛있는 점심도 사주신 막내이모님이 너무 고마웠다.
어제 울산공항에서 5시쯤 아들을(나를) 데리러 온 부모님을 직접 찾아뵈었는데 정말 반가웠다.
아버지께선 악수를 청하시고 어머니께선 날 안으셨다. 정말 황홀했다. 그리고 반가웠다.
그리고 감사했다.. 그리고 너무너무 좋았다.
오늘 부산의 '기장', '월전포구'에 가서 낚지회와 바다장어구이를 맛있게 먹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이는 다 즐거운 군시절의 추억이 될 것이다. 더불어 휴가의 추억도 될 것이고!
사회의 자유로움 자체가 좋았기에 어디서나 내 얼굴은 싱글벙글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한자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일 좋았다.
백일휴가 3일차 2004.6.7.월(맑음)
백일휴가 가는 날이 밝았다.
참 빨리만 가는 시간, 너무 잡고 싶다.
부대에서는 그렇게 안가던 시간이 여기서는 왜케 빨리가는지.
부모님도 나도 아쉬워했다. 어제 메가마트 울산점에 가서 나무구두솔,전자시계 등을 사고
무료시식코너를 돌며 무료시식물도 마음껏 많이 먹었다. 언제어디서든 사회의 자유로움을
느꼈다. 기분 역시 최고였다. 특히 오늘 PC게임방에 가서 야후!클럽 이용을 3시간 씩이나 해서
더 즐겁고 재밌는 하루였다. 다음카페에도 들렀다. 영화비디오까지 볼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
내일 고마운 분께서 나에게 주신 콘도 이용권을 이용해 콘도에 가야할
날이라서 PC방에 가서 마음껏 인터넷을 했다. 오예!!^^
백일휴가 4일차 2004.6.8.화(맑음)
아.. 내일이 부대 복귀하는 날이다. 진짜 가기 싫은 부대. 그래도 미복귀하면 잡혀가니까
가야된다. 우리집이 헌병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지낼 순 없잖은가. 전역해야
당당히 사회에서 살 수 있으니깐.
오늘 경주 보문관광단지내에 있는 '일성콘도미디엄'이란 콘도에 갔다. 콘도는 생전
처음이다. 내일(명일) 오전 11시까지 무료로 있을 수 있어 더 좋았고 무료이용권을 주신
그 고마운 분께 마음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렸다.
부모님께서도 생전 처음 이용하는 콘도시설인지라 편하다고, 경치좋다고 정말 좋아하시고
흐뭇해하셨다. 맛있는 고기도 구워먹고 외조부모님과도 대화했다.
비록 내일 가지만 두번 다시 없을 오늘을 마음껏 즐겼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 자체에 대만족했다.
백일휴가 5일차 2004.6.9.수(맑음) 휴가복귀일
휴가 마지막 날이다. 귀대일이며 귀영일이다. 슬픈 현실을 보는 내 자신이 몹시 안쓰럽다.
흑..흑.. 울고만 싶은 오늘.
부대에 가야만 한다니. 진짜 안가고 집에 영원히 머물고만 싶다. 그러나 가야만 하는 현실.
오전 11시까지 경주 보문관광단지내에서 머물며(즐기며) 사진을 찍다가 울산공항에 갔다.
꼭 내가 군입대하던 그날처럼 아버지께선 손님이 기다려서 허둥지둥 빨리 집으로 가셨다.
울산공항에서 12시에 탑승, 서울에 오후1시에 도착해 동기들과 만나기로 사전약속된
불광동역 8번 출구에 오후2시에 도착, 부대에 복귀했다.
오늘 하루 내내 부대에 복귀하는 과업으로 시간을 다 보냈다. 허비한 듯한 기분이 든다.
휴가 올때도 그렇더니만.. 으.. 진짜 비행기로 왕복시간을 단축시키지 않았다면
엄청 '본전'생각이 날뻔했다. 비행기였기에 서울서 부산까지 오가는데 도합 90분 정도만
걸릴 수 있었다. 생각할수록 좋고 이미 지나가버린 100일 휴가. 4박 5일 참으로 하루하루가
즐거운 나날이었다.
2004.6.10.목(맑음)
군대와서 어떤 작업이든 다 처음하는 거지만.. 책상 제작 역시 처음해보는 일이었다.
사람이 앉는 책상을 만드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휴가감상문 - 나의 첫 휴가>
대망의 2004.6.5.~6.9일. 4박 5일 일정의 100일 전입위로휴가!
내 군생활에 있어 최초의 휴가이자 참 뜻깊은 휴가였다.
군입대 후 통 뵐 수 없었던 부모님과의 만남. 얼마나 그리워했었나.
집에 가서 무엇을 하고 놀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아버지, 어머니 이렇게 두 분과의 만남 그 자체가 중요했다.^^
이번 휴가때 비행기도 오는데 1번, 가는데 1번 두 번씩이나 타보고...
즐거운 비행 경험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타 본 하늘을 자유로이 나는 신기한 기계!
즐거운 휴가 그리고 행복한 휴가 그리고 자유로운 삶을 느끼게 해주고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던 나의 소중한 100일 휴가.
군생활에 있어 휴가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간첩 한 놈 잡은 경력으로 오래도록 휴가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군대에 와서 부모님의 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병장 휴가 다시말해 말년 휴가때는 그럴 수 있겠지?
휴가에 이어 대기 좀 하다가 바로 전역하는,
오, 그 날이 어서어서 왔으면 좋겠다. 빨리빨리 순간이동하듯이 시간이 가버리기를.
맛있는 음식도 먹고 점호도 안 받고 사회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100일 휴가기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내 군생활 최고 최대의 재미이자 휴양이었다!^^
2004.6.11.금(맑음)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낮과 싸늘한 바람이 쏟아지는 밤이 대립되는 이 곳에서
더워서 흘리는 땀과 추워서 바둥대는 몸부림을 가지고 졸린 눈을 비며가면서 근무를 선 것 같다.
왼 손에 총을 들고 그늘을 찾아 ---강을 보며 가끔 나도 모를 생각에
사로잡혀 시간을 보낸다.
지치고 피곤한 하루하루...
그저 초소를 한 시가 바쁘게 들락날락거리는 영농인들을 보며 그들의 땀에 담긴 성실한 마음이
내게 따뜻한 마음과 힘을 느껴지게 한다.
따뜻한 겨울을 맞기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 사람들이 지나가는 ---강물을 보며
한번쯤은 땀에 진실한 의미를 느끼며 난 또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2004.6.20.일(비)
비가 참 많이 내리는 한 주였다.
집에 처박혀 조용한 노래를 들으면서 낮잠이나 청하는 하루완 다르게 칙칙한 공병우의에
총한자루 걸어메고 빗소리따라 물 흐르는걸 즐기듯 멍하니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따가운 햇쌀이 없어서 더욱 밝게 웃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런 겉 모습관 다르게 속 마음은 차분해 실수 없는
그런 시간이 많았다. 쌓인 빨래가 생기지만... (이거 짱 박으면 안된다. 깨끗히 세탁해야하고
건조까지해야한다. 이런 비오는 날씨에 비닐하우스 안이라고 잘 마를 일이 없다. 세탁만
생각하면 속이 답답해진다. 걱정이 태산이다. 냄새풍기기전에 어서 처리해야할 세탁이다.으..)
그냥 조금 더 이렇게 비가오면.
빗물이 아스팔트 위를 쓸어내리는 것처럼..
내 마음 속도 그냥 쓸어버리게 되면 좋겠다.
2004.6.27.일(흐림)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주가 지나갔다.
그저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게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지만...
별일 없이 조용히 지나간 것만해도 다행이다.
그저 지금처럼 밝게 웃는 하루하루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2004.6.28.월(맑음)
즐겁게 생활한다고 했는데.. 결과는 노력한 만큼 따르지 않은 것 같다.
자꾸 오늘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괴롭다.
조금씩 더 군생활이 지루해지는 걸 느낀다.
스스로도 많이 변화하는 것 같고...
더 이상 화내고도 싶지않고 웃고 싶지도 않다.
그저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2004.6.29.화(흐림)
이것저것 너무 복잡한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잘지내면서 많이 웃고 즐겁게 생활했다.
후임병들과도 친해지려 노력하는데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마음을 열기가
어려운가보다. 그 심정 이해간다. 나도 그랬으니까. 두 달 전엔..
두 달 뒤쯤 외출을 갈까 한다. 9.5일을 예정으로 잡고있는데..
너무 이른 때에 예정을 잡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ㅋ.
1일이라는 턱없이 짧은 기간이지만 보고싶은 일들을, 하고싶은 얘기들이 너무 많다.
그땐 더더욱 밝게 웃으면서 내가 잘 지내고 있단걸 보여줘야겠다.
또다른 일주일이 시작된지 3일이 지났다. 잘해내야겠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4.6.1일자 기록(59쪽)~2004.6.30일자 기록(71쪽)
이등병 말호봉(2004.7.1.목~2004.7.31.토)
2004.7.3.토(비)
태풍 민들레가 급속도로 북상 중이라고 한다.
이름은 예쁘장하기만한데 혹시모를 그 파괴력을 생각하면 두렵기만하다.
2004.7.4.일(비)
태풍'민들레'때문에 요즘 걱정이 많다. 집에는 제발 침수 피해 등 비 피해가 없어야 할
터인데... 피해없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오늘 근무 서면서 부대 산세의 경치와 나비, 별, 잠자리, 까치, 무당벌레, 개미, 달팽이,
새 등 여러 동식물을 보았다. 그들 모두는 근무서는 나의 친구들이다.^^
힘든 근무에 지친 나를 기분좋고 행복하게 해주는 대자연을 보며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4.7.7.수(비)
오전 11시 59분 경에 혈액검사를 하고 오후1시 쯤에 헌혈을 했다.
오후 1시 40분쯤에 끝이 났는 거 같다.
내 소중한 혈액이 다른 소중한 생명을 무수히 많이 살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했다.
보람도 컸다. 군생활 중 보람있는 일도 많았지만 헌혈만한 것도 없으리라..
나는 참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고맙고 괜찮은 사람같다.^^;;
헌혈 끝내고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로부터 치즈샌드(크라운), 포카리스웨트 캔음료를 맛있게
먹었다. 내심 바라던 바였다. 난 먹는걸 참 좋아한다.ㅋㅋ...
2004.7.19.월(비)
어제 아침에 실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MBC뉴스 특보였는데 17명이나 토막살해 당한
'희대의 연대살인사건' 관련 소식이었다. 사회에 있을때 부유층 노인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범인이 어제 잡혔다는 다행스런 소식이다.
참 놀라운 일이면서 무서운 일이다.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못된 범인 놈이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 역시 소화 불량에다 변비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입맛도 없고 벌써 구토한게 세 차례.. 배가 살살 아픈 것 같은데 대변은 안나오고..
미치겠다. 지난 주 설사할때 의무대에서가서 설사 멈추는 약을 1알 받아와 먹었는데
그 여파인 듯 하다. 지금 무지 후회하고 있다. 으...
2004.7.20.화(비)
비가 내리는 작금의 상태에서 다행스럽게도 전투복을 세탁도하고 물기 하나없이 말릴 수도
있었다.
야외건조장에 널어놓은 직접 손세탁한 빨래를 어제 걷은 것이 주효했다.
오늘 '인터넷교육장'에서 오전엔 3시간 30분간, 오후엔 4시간동안 도합 총7시간
가까이 문서실무사 시험공부했다. 부담되는 시험이다. 몹시도.
소대 선임병들의 이목이 수험생인 나에게 집중되어 있다. 다른 소대 이등병도
(내 동기와 내 후임들) 같이 보는 시험이라 비교가 확실히 되는 시험이다.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다. 오직 합격만이 살길이란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한다.
2004.7.24.토(맑음)
오늘 아침 9:30분에 '인터넷교육장'에서 문서실무사 1급 시험이 인터넷상으로 있었는데
보기좋게 떨어졌다. 불합격한 것이다. 이건 2003.7월 당시 따던 자동차운전면허시험과
차원이 다른 가보다. 격이 다른 것 같다.
소대원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진짜. 고참병에게 한 소리 들을 건 각오했다지만 또 내 자신에
스스로 적지않게 실망하는 것 같아서 너무 싫다. 지금 기분.. 미치겠다. 쪽팔린다(부끄럽다).
암튼 기분이 대단히 썩 안 좋은 오늘이다.
나는 요즘 SBS드라마 '파리의 연인(박신양님, 김정은님 출연)'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소대원들도 다 그 드라마를 선호하고 있다. 최고의 재미를 준다.
이러다 군생활은 뒷전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나는 이등병이다. 소대의 막내에서 1단계 겨우 벗어났을 뿐이다. 주제를 알자.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고 돌아오는건 괴로움뿐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특히 지금 이때엔!
2004.7.27.화(맑음)
정신없이 바쁜 오늘이었다.
어느면에선 어제보단 편했지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군대에 와서 건강해질 것만
같았던 몸도.. 이 부분, 저 부분에서 많이 허약해지고 상하게 되었다. 에휴...
이제 조금씩 몸 걱정도 해야겠다.
무사히 한 주 마무리하자. 아자! 이병 용훈아.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4.7.1일자 기록(71쪽)~2004.7.31일자 기록(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