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90년대 초) 아파트 집 밑에 층에 일본인 아저씨 한 분이 살았습니다.
밖에서 보면 그 집에는 커다란 접시가 하나 달려 있었는데요. 바로 일본의 방송을 위성으로 수신하기 위한 장치였지요.
덕분에 저희 집에서도 NHK 같은 채널이 나왔었습니다.
지금은 NHK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으니 모르겠는데, 그 때는 NBA 시즌에는 경기를 매일매일 틀어줬었습니다.
그 때 NBA라는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운동도 야구에서 농구로 바뀌었구요.
처음부터 응원하던 팀이 딱히 있는 건 아니었어요. 마이클 조던 농구 진짜 뭐같이 하네 하는 정도로 봤었죠.
그러다가 99년 한 팀의 드라마틱한 포스트시즌을 보게 됩니다. 뉴욕 닉스 8번 시드의 기적!
학교 교실 천장에 달려있는 후질구레한 티비.. 게다가 화질 구린 AFKN이지만..
그 너머로 전해지는 감동은 살면서 느껴본 가장 신선한 충격 중 하나였습니다.
그 때 완전히 넘어가 지금까지 닉스를 응원하며 지내고 있네요.
느바 관련 커뮤니티 활동은.. 2000년대 초반 NBA 라이브 게임 동호회? 같은 걸로 먼저 시작했었습니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설의 '프리챌'이라는 포털에 있던 동호회(이름은 ACE)였어요.
끼리끼리 겜하던 걸 판을 좀 키워서 몇 개 커뮤니티가 연합한 통합 리그?식으로 치뤄지다가.. 나중에는 흐지부지되었고,
그 이후 가입만 해놓았던 알럽에서 활동을 조금씩 시작했네요. 물론 가입은 그 전에 했고 눈팅만 했었죠.
정확히 하면 지금 포럼이 '팸게' 형태였을 때 눈팅만 했었고, 30개 팀이 모두 생긴 '포럼'으로 형태가 살짝 바뀌었을 때 활동을 시작했지요.
뭐 농구를 치밀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닉스가 좋으니까 소식이 있으면 열심히 퍼다 나르고 경기 응원방도 만들고, 결과도 올리고 했었네요.
그리고 팸게 시절 포함 포럼 내 과거에 읽어서 좋았던 글도 가끔 다시 찾아가 보고 그랬습니다. 지금도 있어요.
대표적인 게 Houston 20님이 쓰셨던 글입니다.
https://cafe.daum.net/ilovenba/7o/187
당시 닉스팬의 심정을 너무나 잘 표현해주신 글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도 여전히 적용할 수 있다 생각해요.
'닉스 포럼은 왜 그토록 배럿에게 열광하는가?'
얼마 전에 린세니티 10주년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하이라이트가 각 매체에 많이 올라왔었는데요.
응원방에서 열광하던게 생각나더라구요, ㅎㅎ 토론토 원정 때 역전 버저비터 꽂았을 때.
I Love NBA | [문자중계] @ 토론토 / 마레 복귀 - Daum 카페
막판에 댓글들 보면 그 때 흥분했던 게 또 생각나더라구요. ㅎㅎ
뭐 이래저래 이 곳에 들어오는게 습관을 넘어 생활이 된 지도 정말 오래된 거 같네요.
먹고 사는 게 바빠져서 예전만큼 흔적남기고 그런 걸 못 해서 그 생활같이 느껴지고 하는 게 좀 많이 내려가긴 했는데...
그래도 막상 이제 이 곳에 글을 못 쓸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아쉬움도 크고 그럽니다.
최근 N게에도 써보고 여기에다가도 써보고 했는데 역시나 N게에는 손이 잘 안 갈 거 같습니다. 익숙한 느낌이 아니라서요.
슬슬 이런 '생활'도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조용히 닉스 욕이나 하며, 이런 책도 나오면 읽고, 그러면서 팬질해야겠네요.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그래도 양질의 글 많이 남겨주세여 ㅜㅜ
그래도 가지 말아주세요ㅜㅜ
아~ 탈퇴하거나 떠난다는 말은 아닙니다 ㅎㅎ
공감합니다. 포럼에서의 활동이 많이 아쉬우시겠어요...ㅠㅠ
아직 베타이기도 하고,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엔게에서 타팀 응원하는 회원들과 얘기나누시죠!!!
알럽이 망하면 결국엔 포럼도 의미없습니다 ㅠㅠ 다 같이 즐겁게 이야기해봐요. 민주적 절차에 그리고 베타이니 즐겁게 해보죠!
전우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윌슨님 글 보니 아련한 추억 기억나네요
중고등하교때 새벽두신가에 NHK 재방송으로 접하던 NBA경기들...
그리 갈망하던 직관이 MSG에서 닉스와 필라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닉스팬이 되었고 20년이 넘었습니다
닉느팸 그간 즐거웠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윌슨님의 많은 글 들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저랑 닉스에 빠진 계기가 같으시네요 항상 눈팅만했었는데 올려주시는 글 볼때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봤었습니다 물론 표현은 안했었지만요~ 지금껏 감사했습니다~~!!
닉스글 감사했습니다 ,거의 포럼지기 격이셨는데 ㅎㅎ n게에도 글 가끔이라도 올려주세요 ~^^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닉스 팬질하기 너무 힘들죠.. 94년부터 팬질했으니 ㅜㅜ 어언 30년이 가까워 지네요.. 동부챔피언 2번을 함께 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네요...
n게 통합 되더라도 한번씩 글 써주세요~~ㅜ
저도 유잉 스탁스 시절부터 닉스팬이었습니다
고생많으셨고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게요 :)
언제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안소희보다는 김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