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범죄 없는 장기 거주 이민자 대상 불체자 단속 완화는 ‘적법’
연방 대법원 상고심 판결
바이든 행정부 손 들어줘…“주정부 소송 자격 없어”
(한국일보 노세희 기자)=연방 이민 당국이 미국내 불법체류자 단속 및 추방에 있어서 중범죄자 및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범 등에 대해 집중하는 정책을 펼치도록 한 것이 적법하다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미국내 불법 이민자의 체포 및 추방에 대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대상 최우선순위 축소에 이의를 제기한 일부 주정부들이 이에 대한 소송 자격이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1년 연방 국토안보부 지침을 통해 ICE의 이민 단속반들이 불법 이민자 체포와 추방에 있어서 중범죄 전력자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되는 자, 그리고 최근 밀입국자 등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지시했다. 즉, 미국에 들어와 거주한 지 오래되고 특별한 범법 전력이 없는 일반 불체자들은 ICE의 단속과 추방 우선순위에서 제외되도록 이민 단속관들의 재량권을 넓혀준 것이다.
이에 대해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는 이 지침이 사법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행을 막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완화 지침이 각 주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고, 위험한 비시민권자의 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였다.
이 소송에 대해 텍사스주 빅토리아 소재 연방지방법원은 지침을 미국 전역에서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고,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제5항소법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결국 연방 대법원까지 간 이 소송에 대해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8대1로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소수 의견은 사무엘 엘리토 대법관이 유일했고 다른 보수 성향 대법관들인 브랫 캐버노,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함께 모두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정치적인 소송을 통해 연방 정부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또 이민법에 대해 결정을 하는 것은 연방 의회가 할 일로, 법원이 이에 개입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도 밝혔다.
판결문에서 그는 “각 주는 본질적으로 연방 사법부가 행정부에 체포 정책을 변경하여 더 많은 체포를 하도록 명령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주정부가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직접적이거나 개인적인 해을 입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법원이 이 소송을 승인한다면 연방 판사들은 곧 정부가 마약법, 총기법 등을 집행하기 위해 더 많은 체포를 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연방 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단속 및 추방 정책에 대해 주정부가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다카 수혜자들이 연방 대법원 앞에서 다카 프로그램 인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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