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기
87~90년까지 제 연봉은 100만원이 채 안되었습니다...
광주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조금 모아놨던 종자돈은 이내 증발해 버리고 얹혀살던 누나집에서 태어나 연극한편 본적없던
매형과의 보이지않는 싸움이 싫어서 가방싼 순간~철푸덕~~하고 낯설고 차가운 현실에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돈이 없으면 왜그렇게 먹고싶은게 많아질까요?
길가의 어묵부터 시작해서 가마솥 열면 푸화~~연기 뿜어내는 만두,그리고 닭꼬치에 떡볶이 그러다가 갑자기 떡국이 먹고
싶어지는데 주머니엔 컵라면값 밖에 없음을 감지한 손가락의 힘풀림...
전 이시절을 독립군 시절이라고 부릅니다~
근데...정말 희안하게도 연극을 그만 둘 생각을 절대로 안했답니다~연극을 그만 두는 순간 모든 궁핍함과 쪽팔림으로부터
해방되는데,그걸 꼬옥 껴안은채 4~5번의 겨울을 어느 누구한테도 손한번 벌리지않고 씩씩하게 견대내었습니다.
제2기
90년 말. 당대 대학로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든 작품 [붉은 방]이라는 작품에 무용수,목사,검사의 1인 3역으로 참여
처음으로 같이 공연한 동료들로부터,관객들로부터,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특히 새파랗게 젊은 공안검사역이
인상깊었나 봅니다~이 작품에 함께한 이호성,박용수,방은진,권태원....배우들은 현재 영화와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붉은 방]공연 이후 극단을 벗어나 활동할수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나름 1단계 도약의 시기를 맞습니다.
이당시[희안한 커플][마지막 콘서트][런던 양아치][마지막 키스][호쿠스 포쿠스][사기꾼들]처럼 한작품,작품 사연을
A4 용지 서너장 빽빽하게 채워넣을만큼 의미있는 공연들을 해내면서 저의 캐런티는 작품당 7~80만원으로 급등해서
이시절부터는 먹고싶은거 사먹으면서 살았습니다~순수하게 연극만해서 번돈으로 수유리에 자취방도 하나 마련해서
그야말로(예전에 비하면)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게 됩니다~
제3기 황금기~
1996년 작품섭외를 받습니다~배역은 교사역이었습니다. 작품명은 지금 제 메일명이 된[ Kaspr]입니다.
원래 주인공인 Kaspar 역을 맡은 사람은 제작비의 절반을 대겠다고 한 S형이였고 더블캐스팅 된 배우가 바로
이번에 우리가 관람한 [40 캐럿]의 딸래미를 채간 홀애비역을 맡은 장두이 형이었습니다~
연출가와 고려대 극회 동기인 장두이형님이 연출과 작품 이견때문에 하차를 선언하고 혼자 남게된 S형은 더블 없인
못한다고 하면서 난처한 입장의 연출이 잡은 지푸라기가 바로 저였습니다~
그래서 S형을 아예 하차 시키고 저 혼자서 연극 [Kaspar]의 단독주연을 10년만에 맡게 됩니다~
그렇게 올라간 연극은 이내 장안의 화제가 되고 맙니다~
일간스포츠를 필두로 경향신문,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국일보 등등 각 일간지에 제 인터뷰기사가 뜨면서
와우~! 전 대학로의 스타대열에 합류했어요~~~
그때부턴 주인공이나 주인공 찜쪄먹는 조연 역만 했었는데 그와중에 저와 연을 맺은 이가 고 김형곤 형입니다.
[등신과 머저리]라는 작품에서 원작에 1인9역을 "뜽거리 너 할뚜이떠~" 하면서 14역으로 늘렸고 천연덕스럽게 이를
잘 소화해내서 이때 역시 인터뷰를 소화해 냅니다~
그리고 친국 이봉원을 만나게된 [코메디클럽에서 울다]라는 작품과 그 다음 작품까지 형곤형과의 인연이 이어지며
티브이 출연을 권고 받습니다~(이때 저의 캐런티는 250~300만원으로 훌쩍 점프했습니다~ㅎㅎㅎ)
일본의 국민코메디언 시무라 갱의 연기 스타일을 닮았다면서 저를 이뻐해줬었는데....
이걸 쓰면서 새삼 그형이 그리워지네요~~
암튼 저는 티브이 출연권고를 무시하고 잘나가는 대학로 연극무대를 택했고 1~2년후에 다가올 쓰나미에 전혀 대비
하지 않았습니다~
제4기 I.M.F
대한민국 제 또래의 남자라면 어떤 연유로든 잊지못할 시절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아따~쓰다봉께 아침 차릴 시간이네요~
내일 이어서 쓰께요~
원래 연극모임 후기 쓸라다가 블리치님이 연극후기 써주셔서 쪼까 특색있게 쓸라했드만...
시간이 이렇게 흘러갈줄은 몰랐네요~ 4기부터 시작해서 연극 관람한 지난주 8일까지를 몇토막 쳐서 이어갑니다~ㅎㅎ

* 바로 이작품이 쎌카 줏가를 올려준 연극 [붉은 방]오프닝 씬입니다~ ㅎㅎㅎ
첫댓글 사회학자인 말콤글래드웰 은 그의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처음으로만시간의법칙을
주창하였다 하루3시간씩10년 해야 만시간이된다 모든분야가 그러하겠지만 한분야에서10년이상 종사하시는분들은대단하시고 존경스럽다 특히나 연극계는 더욱그러한거같습니다
셀카님!! 존경스럽습니다...
달리 할줄 아는게 없어서...그냥 계속 해온건데...ㅎㅎㅎ
고맙습니다~^^
셀카님~ 파이팅~
2울부턴 연극보러 갈수있어염~야호~
야호~!
2월작품 신경써서 고를께요~^^
이런 경험이 있기에
방자전을 보면서 나름 찬사를 보내면서
쓰나미에대한 생각을 하게되네요
아무리 좋은 배우도 기회란 시기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잘 선택하지 못하고
한길만을 택하고
가는 쎌카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경험을 토대로 훌륭한 배우로
거듭나시길 기원 합니다
그래야겄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