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7월 8일 서울 노원구 노일초등학교 체육관에는 1~4학년 학생 4백여 명이 모여 뮤지컬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을 관람했다. 이 공연은 급식에 앞서 음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취지로 마련됐다. |
사찰음식 통해 식문화 개선 나서 어린이 뮤지컬·학부모 강연 ‘맞춤’ “편식 부모 탓… 음식이 인성 좌우” 아이들에게 사찰음식 문화를 교육함으로써 올바른 식습관을 개선하는 한편 생명존중 사상까지 한 번에 포교하는 곳이 있다. ‘사찰음식과 학교 급식의 만남’이다. 사찰음식은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채식단으로 구성돼 ‘생명존중사상’이라는 불교적 가치가 내포돼 있다. ‘사찰음식과 학교급식의 만남’은 사찰음식의 이 철학적 의미를 교육해 식문화를 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원장 선재)은 서울시와 공동주최로 지난 6월 9일부터 서울시 소재 초등학교 대상 ‘사찰음식과 학교급식의 만남’을 이끌고 있다. 어린이 뮤지컬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 및 학부모 대상 ‘어린이를 위한 음식은 생명’ 강연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선재 스님은 “아이의 건강은 바로 우리의 미래다.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편식과 음식남기기가 습관인 아이들에게 생명존중사상을 가르쳐 ‘자연과 내가 곧 하나’라는 것을 일깨우는 데서 출발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로 토양이 오염되면 땅에서 자라는 생명이 오염되고, 결국 그 채소를 먹는 사람이 오염되는 ‘공생 공존’ 순리를 가르친다. 이로써 스스로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지난 7월 8일에는 서울시 노원구 노일초등학교서 사찰음식과 학교급식 다섯 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학부모 강연서 선재 스님은 “육류와 파·마늘 등 오신채(五辛菜)는 자극이 강해 마음을 들뜨게 하기 때문에 불가에서 금한 음식이다. 음식이 성품을 만드는 것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 지난 7월 7일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원장 선재)은 서울 구로구 미래초등학교를 찾아 ‘사찰음식과 학교 급식의 만남’을 진행했다. 선재 스님은 뮤지컬과 점심 급식에 앞서 학부모 대상 ‘어린이를 위한 음식은 생명’을 강연했다. |
강연에 이어 체육관에서는 1~4학년 400여 명 대상으로 뮤지컬을 선보였다. 선재 스님이 직접 극본을 쓴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은 <서유기> 주인공 삼장법사·손오공·사오정·저팔계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편식, 잔반남기기 등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 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들의 흥미를 이끄는 동시에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어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뮤지컬 관람 후 3학년 이예서 학생은 “농부 아저씨들의 고생을 생각하며 밥 한 톨 남기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1학년 엄기윤 학생은 “채소를 싫어했는데 이제 시금치랑 김치도 잘 먹을 것”이라고 후기를 남겼다. 특히 뮤지컬 관람 후에는 전교생 점심 급식으로 사찰음식을 제공한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소 연구원이 각 학교 급식실에 파견돼 영양사들에게 레시피를 직접 전수한다. 채소 섭취가 적은 요즘 어린이들을 위해 두부채소볶음밥, 참외무침, 된장표고버섯튀김, 버섯야채잡채, 양배추흑임자무침 등 어린이 맞춤 식단으로 구성했다. 앞서 7월 7일 점심급식으로 사찰음식을 제공한 구로구 미래초등학교 김선화 영양사는 “평소와 달리 고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교육을 받은 터라 남기지 않고 잘 먹었다”며 “아이들이 무엇을 먹느냐는 건강과 함께 인성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에 가까운 사찰음식을 자주 접해 밝은 인성을 가진 어린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웃어보였다. 이번 사업을 공동 주최한 서울시 친환경급식담당관 김선희 주무관은 “음식이 생명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사찰음식을 하나의 전통음식문화로 보고 아이들에게 생명존중사상을 전하고자 했다. 학교마다 반응이 뜨거워 내년에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은 지난해 전국비구니회관을 비롯해 강남구 법룡사, 수원 봉녕사, 화성 신흥사 등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사찰이 아닌 일반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전미영 사무국장은 “부처님의 음식철학을 일반 학교서 포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찰음식은 불교의 생명존중 교훈과 함께 식생활 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다. 교계가 다같이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선재 스님은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정착할 희망도 내비췄다. 선재 스님은 “여력이 된다면 ‘사찰음식 체험학교’를 개설할 계획”이라며 “불교의 생명관을 더욱 심도 있게 가르쳐 아이들에게 올바른 음식문화를 포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6월 9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서울시 10개 학교서 진행하는 ‘사찰음식과 학교급식의 만남’은 △친환경식재료 70%이상 사용 △가급적 전통장류 사용 △학교 자체 식생활교육 계획을 수립·추진하는 서울시 소재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