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맨손으로 북경오리를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린, 육봉달 회장을 좋아하는 만족회 회장입니다.
레포트가 폭주하는 11월을 맞이하여 죽을 것 같은 지금, 박경미전 중편 올립니다. 왜 이런 건 한창 바쁠 때 쓰고 싶을까? 상편 올린지 1년이나 됐군요. 그럼 하편은 내년에? ㅋㅋㅋ
이번엔 박경미 양한테 무슨 소릴 듣게 될지. 카하하. 리플 원추×20,000
남은 학기 잘 보내세요~~>>
#패러디는 패러디일 뿐!
박경미 傳(원전: 춘향전)
등장인물:
성춘향 - 03 박경미(박경미)
이몽룡 - 00 이성운(이성운)
변학도 - 99 이성완(이회장)
월매 - 02 조은희(은희)
방자 - 03 서병립(병립)
향단 - 02 박수산나(산나)
이몽룡 父 - 99 손대헌(손회장)
이방 - 03 황일상(일상이)
<< 계속해서 >>
中-이별과 시련
이성운과 박경미가 시간가는 줄 모르며 지내고 있을 때 뜻밖에 병립이 찾아와,
"선배님, 예비역회장님이 부르십니다.”
이성운이 찾아가니 손회장 말씀을 하시되
"여봐라, 행정관에서 너의 어학연수신청을 받아들인다는 연락이 있었다. 너는 준비를
하여 다음 학기 전에 떠나거라.”
이성운 말씀 듣고 일은 반갑고 일변은 경미를 생각하니 흉중이 답답하고 사지에 맥이
풀리고 두 눈으로 더운 눈물이 솟아 얼굴을 적시거늘 손회장 보시고,
"너 왜 우느냐. 학점이 낮아 떨어질 줄 알았더냐. 이번에 너를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이니 너무 감격스러워 말고 금일부터 연수를 대비한 어학공부에 전념하거라.”
겨우 대답하고 물러나와 과방으로 찾아가 다른 선배에게 포기의 뜻을 밝히다가 꾸중만 실
컷 듣고 경미의 집으로 나오는데, 설움은 기가 막히나 노상에서 울 수 없어 참고 나오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이 경미 방에 들어서니 통째로 왈칵 쏟아져 놓으니,
“어흑 어흑 어푸.”
경미가 깜짝 놀래어 왈칵 뛰어 내달아,
“애고, 이게 웬일이오. 부름을 받으시더니 꾸중을 들으셨소. 노상에 오다가 무슨 분함
당하셨소. 점잖으신 선배님이 이것이 웬일이오.”
경미가 이성운 목을 안고 옥면에 흐르는 눈물을 이리 씻고 저리 씻으면서,
“울지 마오, 울지 마오.”
이성운 기가 막혀 울음이란 게 말리는 사람이 있으면 더 울던 것이었다. 박경미가 화를
내어,
“여보 선배님 보기 싫소. 그만 울고 내력이나 말해보오.”
“전번에 교내의 어학연수계획에 지원하였더니 통과됐다고 하더라. 이제 오랜 기간 학교를
떠날 테니 내 아니 답답하냐.”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까. 포기서를 제출하면 될 것을 무얼 그리 어렵게 보십니까.”
“그게 이를 말이냐. 사정이 그렇기로 그 뜻을 예비역회장님께는 못 여쭈고 다른 선배님
여쭈오니 꾸중이 대단하시며 손회장의 총애를 받는 예비역이 연애놀음으로 포기한단 말이
진정으로 괴이하여 엄히 다스린다 하더구나. 불가불 이별이 될밖에 수 없다.”
경미가 이 말을 듣더니 곧 변색이 되며, 요두전목(搖頭轉目)에 붉으락푸르락 눈을 가늘게
뜨고 눈썹이 꼿꼿하여지면서 코가 발심발심하며 이를 뽀드득 뽀드득 갈며, 매 꿩 차는 듯
하고 앉더니,
“허허, 이게 웬말이오.”
왈칵 뛰어 달려들며, 정결히 개어둔 옷가지를 집어던지며, 머리도 쥐어뜯으면서,
“무엇이 어쩌고 어째. 이것도 쓸데없다.”
인형, 향수 등 이성운이 선물한 것을 내쳐 실컷 밟으며 돌아앉아 자탄가로 우는 말이,
“남친 없는 박경미가 세간 무엇하며, 단장하여 누구에게 사랑받을꼬. 몹쓸년의 팔자로다.
굳게 맹세한 것이 무슨 소용이랴. 애고 애고 내 신세야.”
한참 자진하여 설이 울 때 은희가 들어와 보고
“애고, 또 사랑싸움이 났구나. 눈이 시려 어찌 볼꼬.”
하는데 아무리 봐도 우는 꼴이 심상치 않구나. 가만 살펴보니 그 모양새가 틀림없이 이별이
로구나. 굳은 얼굴 우루루 달려들어 주먹으로 겨누면서,
“이년, 이년, 썩 죽어라. 살아서 쓸데없다. 내 일상 이르기를, 후회되기 쉽느니라, 도도한
마음먹지 말고 사람을 가리어 형세가 너와 같고, 재주 인물이 모두 너와 같은 짝을 얻어
오래도록 사귀는 모습을 보았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제. 마음이 도도하고 남과 다르더니
잘되고 잘 되었다.”
두 손뼉 꽝꽝 마주 치면서 이성운 앞에 달려들어,
“나와 말 좀 하여 봅시다. 내 후배 경미를 버리고 간다 하니 무슨 죄로 그러시오. 경미가
선배님을 모신 지 거진 1학기 되었으되 행실이 그르던가, 예절이 그르던가, 무엇이 그르던
가. 이 봉변이 웬일인가. 내 후배 경미 어린 것을 종일토록 사랑할 때 서로 손붙잡고 껴안으
며 영원토록 떠나 살지 마자 하고 주야장천 어루더니 말경에 가실 때는 뚝 떼어 버리시니
낙화한 꽃에 어느 나비가 다시 올까. 선배님 가신 후에 내 후배 경미 임 그릴 때 술통 부여
잡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불꽃같은 시름 상사 흉중으로 솟아나 한숨 길게 쉬고 주구장천 울
것이니 이것이 병 아니고 무엇이요. 시름 상사 깊이 든 병 내 구치 못하고서 떠나보내면 기
구한 이 팔자는 어찌할 것이오. 남 못 할 일을 그리 마오. 애고 애고 설운지고.”
왈칵 뛰어 달려드니 이 말 만일 예비역회장님께 들어가면 큰 야단이 나겠거던,
“여보소 은희. 누가 경미를 버린다고 했는가. 잠시 떨어져 지내는 것이니 너무 슬퍼 마
오. 반드시 돌아오겠네.”
“아니오 아니오 그리는 아니 믿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을 내 아니 믿겠
소.”
“무슨 말을 그리 야박하게 하는가. 사내 대장부의 말을 믿지 못하겠는가.”
경미가 그 말 듣고 이성운을 물끄러미 바래더니,
“마소, 언니, 선배님 너무 조르지 마소. 선배님 알아 하라 당부나 하오. 이번은 아마도 이
별할 밖에 수가 없네. 이왕에 이별이 될 바에는 가시는 선배님을 왜 조르리까마는 우선 갑갑
하여 그렇소. 내 팔자야, 언닌 하던 일 하옵소서.”
하고 이성운과 경미가 서로 마주앉아 갈 일을 생각하고 보낼 일을 생각하니 지난 연분이
왈칵 떠올라 정신이 아득, 한숨질 눈물겨워 오열하여 설이 울더라.
이성운 이른 말이,
“경미야 울지 마라. 비록 몸은 이역만리 먼 곳 있어도 깊은 정 나눈 것은 너뿐이니, 내 아
무리 대장부인들 일각이나 잊을소냐.”
서로 피차 기가 막혀 연연 이별 못 떠날지라. 그렇게 시간은 흘러 마침내 이성운이 떠나는
날에 박경미가 눈물로 소매를 놔주지 않으니 이성운 어이없어 달래어 할 수없이 박경미가
그 때서야 소매 놓고 막걸리 한 통 내어와 일배주 가득 부어 눈물 섞어 드리면서 하는 말
이,
“타국 가시는 길에 하늘 청청 푸르거든 저를 생각하시고, 물설고 사람 설은 곳에서 병이
날까 염려오니 저문 날에 일찍 들어 주무시고 부디부디 천금 귀체 안보하옵소서. 종종 편지
나 하옵소서.”
이성운 하는 말이,
“소식 듣기 걱정마라. 부디 몸조심하여 슬퍼말고 잘 있거라.”
떠나는 선배님의 뒷모습을 보고 박경미는 다시 오열하니 보는 이가 모두 눈시울을 적시더
라.
이때 손회장은 집안 사정으로 급히 휴학을 하여 뒤늦게 복학한 이성완이 신임 예비역 회장
이 됐으니, 석유재벌가의 후계자로서 기름기 죽죽 흐르는 외모에 부귀하여 오일머니 가득하
고 마음씀이 넉넉하되 한 가지 흠은 성정이 괴팍하여 아는 사람은 다 고집불통이라 하것다.
예비역 후배들과 대면하여 모든 후배들의 인사를 받을 때 가장 촐싹거리는 일상이에게,
“여학우들 중에서 박경미란 아이가 매우 색(色)이라지.”
“예.”
“잘 있나?“
“무고하옵니다.”
마음이 바쁜지라,
“어서 대면식을 주최하도록 하여라.”
일상이 물러나와,
“우리 과에 일이 났다.”
대면식 날에 모든 과 학우들이 참석할 제 이성완은 고급 정장 차려입고 온갖 치장을 하고보
니 눈이 부신지라. 위용 갖추어 상좌에 들어서니 학생회장 및 집부들이 인사를 올리고 다음
순서를 기다리더라.
이 회장 분부하되,
“일상이 불러 학번별 여학우들 소개를 시켜라.”
일상이 분부 듣고 참석자명단 들고 차례로 부르는데, 낱낱이 글귀로 부르던 것이었다.
“월용화태 손가영.”
손가영이 나서는데 긴 다리 시원하게 내딛으며 걸어오더니 인사하고,
“나오.”
“백만불 미소 배다연.”
배다연이 고혹적인 웃음 아장아장 걸어오며 나서는데 인사하고,
“나오.”
“천사의 마음씨 이로사.”
이로사가 수줍게 걸어오며 그윽한 눈웃음치며 인사하고,
“나오.”
“보라빛 향기 손보라.”
손보라가 아장아장 가만가만 걸어오더니 인사하고,
“나오.”
“수정을 닮은 미모 이한나.”
이한나가 긴 생머리 애타게 휘날리며 걸어오더니 인사하고,
“나오.”
연연(娟娟)히 곱고 아름다운 여학우들이 많건마는 이회장은 근본 경미의 말을 높이 들었는
지라 아무리 들으시되, 경미 이름 없는지라. 이회장 일상이 불러 묻는 말이,
“여학우 대면 다 되어도 경미는 안 부르니 휴학생이냐?”
일상이 여쭈오되,
“은희는 휴학생이되 경미는 휴학생이 아닙니다.”
이회장 문왈(問曰),
“경미가 휴학생이 아니면 왜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느냐.”
일상이 여쭈오되,
“그 미모와 몸가짐이 한가지로 조심스러워 교내 킹카들이 학기마다 구경코자 간청하되 은
희들이 불청키로 선후배 막론하고 언어수작 없삽더니 천장하신 연분인지 저번 학기 복학한
이성운 선배와 금석맹약 맺사옵고 이성운 선배가 유학을 떠날 때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찾겠
다 당부하고 경미도 그리 알고 수절하여 있삽내다.”
이회장 분을 내어,
“이놈, 선배의 말은 하늘과 같거늘 대면식을 한다고 하면 내 밑으로는 한 사람도 빠짐없
이 참석해야 하는데 그 따위 이유로 불참을 시키느냐. 다시 그랬다가는 죄를 면치 못하리
라. 이미 내가 저 하나를 보려다가 못 보고 그저 말랴. 잔말 말고 불러오라.”
경미를 부르란 호통에 좌우에서 여쭈오되,
“경미가 이미 이성운 선배와 맺은 맹약이 중하온데 고의로 불렀다가 예비역회장님의 정체
가 손상할까 염려스럽습니다.”
이회장 대노하여,
“만일 경미를 시각 지체하다가는 내 밑으로 신봉초등학교 집합하여 아작을 낼 것이니 빨
리 대령 못 시킬까.”
일상이가 넋을 잃어,
“이런 별일이 또 있느냐. 불쌍하다 경미 정절 가련케 되기 쉽다. 예비역회장님 분부 지엄
하니 어서 가야겠다.”
일상이가 경미 문전 당도하니 이때 경미는 일상이가 오는지 모르고 주야로 이성운만 생각하
여 우는데 그 소리가 자못 애절하여 듣는 사람의 심장을 상하게 하는데, 조금씩 늘어가는 한
숨이 울음이 되어,
“갈까 보다 갈까 보다, 임을 따라 깔까 보다. 천리라도 갈까 보다, 만리라도 갈까 보다.
타국 계신 우리 낭군 나와 같이 그리는가.”
한참 이리 설이 울 때 일상이가 감동하거늘 사정이 사정인지라 경미를 부르니,
“아차차 잊었네. 오늘이 그 대면식이라 하더니 무슨 일이 났나보네.”
일상이를 맞으며
“무슨 일이 났더냐?”
“경미야 말들어라. 너만한 정절은 나도 있고 너만한 수절은 나도 있다. 네가 선배님을 그
리는 마음은 알고 있지만 모든 학우가 다 죽어난다. 어서 가자 바삐가자.”
급한 마음에 대면자리로 들어가,
“박경미 대령하였소.”
이회장 보고 대희하며,
“박경미가 분명하다. 이리 가까이 오거라.”
박경미가 이회장 곁에 가니 이전에 봤던 여학우들과 비할 바가 아니더라. 이에 웃으며,
“오늘부터 몸단장 정히 하고, 앞으로는 나만 바라보며 나와 사귀어야 한다.”
“예비역회장님 분부 황송하나, 일부종사 바라오니 분부 시행 못하겠소.”
이회장 웃어 가로되,
“네가 진정 열녀로다. 네 정절 굳은 마음 어찌 그리 어여쁘냐. 당연한 말이로다. 그러나
이성운은 타국으로 떠나갔으니 평소 성격대로 그곳 여자들과 희희낙락하는 것이 분명하니
몸 떨어진 너를 일분 생각하겠는가. 네가 말을 좀 하여라.”
박경미 여쭈오되,
“충신불사이군이요, 열불경이부절을 본받고자 하옵는데, 수차 분부 이러하니 어찌 추하지
않겠습니까. 부디 복학생 신분을 자각하시어 학문에나 힘쓰시옵소서.”
이회장 대노하여,
“이년, 감히 새파란 후배 주제에 예비역회장님께 훈계를 하려느냐. 너의 죄는 엄히 다스려
져 마땅하다.”
경미가 포악하되,
“여학우 희롱하는 것은 죄 아니고 무엇이요.”
이회장 기가 막혀 어찌 분하던지 옆에 시립한 일상이의 볼기를 후려치고 주먹으로 탁자를
두들기니 엎어지더라. 이회장은 분부하되,
“저년이 아직도 저의 분수를 모르니 마땅한 벌을 내릴 것이니 이후로 동정하여 위로하거
나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매운 맛을 보여줄테니 그리 알라.”
서릿발 같은 매서운 영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물러서니 이후부터 이회장의 집요
한 괴롭힘 앞에 박경미의 삶은 간난신고의 연속이니 눈물이 마를 새가 없더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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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걸리면 넌 맞는다....!!!
푸하하 성운이형 푸하하
1년만에 나오네.. 하편 기대된다.
이 한 마디에 올인. "부디 복학생 신분을 자각하시어 학문에나 힘쓰시옵소서." -김용철
..........................장난하냐......-┏
-_-
ㅋㅋㅋ 교수님께서 말씀하신게 뭔가 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