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림사 담장에 부쳐/ 소동파(蘇東波 1037∼1101)
가로로 보면 산줄기, 옆으로 보면 봉우리
멀리서 가까이서 높은 데서 낮은 데서
보는 곳에 따라서 각기 다른 그 모습.
여산(廬山)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건
이 몸이 이 산속에 있는 탓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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橫看成嶺側成峰 (횡간성령측성봉)
遠近高低各不同 (원근고저각부동)
不識廬山眞面目 (불식여산진면목)
只綠身在此山中 (지연신재차산중)
―題西林壁(제서림벽)/ 소동파(蘇東波, 蘇軾·1037∼1101)
❁ 금산사 내 초상화에 쓰다/ 소동파(蘇東波 1037∼1101)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같이 식었고
육신은 매이지 않은 배처럼 자유롭네
너의 평생 공적이 무엇이더냐?
황주 혜주 그리고 담주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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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似旣灰之木 (심사기회지목)
身如不繫之舟 (신여불계지주)
問汝平生功業 (문여평생공업)
黃州惠州儋州 (황주혜주담주)
―自題金山畫像(자제금산화상)/ 소동파(蘇東波, 蘇軾·1037∼1101)
한 줄로 붙인 ‘황주혜주담주(黃州惠州儋州)’,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생을 정리하다니. 싸늘한 재가 되기까지 얼마나 뜨거운 파란만장을 겪었나. 황제가 시행하는 시험에 급제해 벼슬길에 나갔던 소식(蘇軾)은 왕안석(王安石)을 비롯한 신법파의 모함을 받아 황주에서 4년, 아열대 지방 혜주와 담주에서 5년 반 유배 생활을 했다. 살기가 곤궁해지자 버려진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지었는데 그 땅이 황주성 동쪽에 있어 스스로 동파거사(東坡居士)라 했다.
쓸쓸함을 넘어 동파의 시에는 삶의 기쁨이 있다. “4월 11일에 처음 여지를 먹으며” “채소를 캐어 먹으며” 등 음식을 소재로 한 시가 많다. 열대 과일 여지(荔枝)*에 대한 시가 3편. “입을 위해 세상을 두루 다녔는데”라고 토로했듯이 그는 미식가, 현재를 즐길 줄 아는 지식인이었다.
여산을 구경한 뒤 서림사의 벽에 쓴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건 내가 산속에 있기 때문이라는 깨달음. 유배되어 밖에 있었기에 도달한 이치가 아닐까.
* 여지(荔枝, 학명: Litchi chinensis Sonn.) 열매와 씨 ⓒ 푸른행복 - 중국 남부 지역 원산의 무환자나무과 과일로 당 현종의 황후 양귀비가 좋아했던 과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 뷔페식당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출처: 조선일보 2021년 8월 9일 [최영미의 어떤 시] (최영미 시인· 이미출판 대표)
◈ 혼란 속에서도 도전은 이어진다…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개막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입장하는 모습. 우크라이나는 선수 20명이 출전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는 이번 패럴림픽 출전이 금지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2022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식전 공연이 열리는 모습.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이날부터 13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에서 열린다. 46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6개 종목(78개 세부 종목)에서 경쟁한다. 슬로건은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같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다. 개회식 주제는 ‘생명의 피어남(Blossoming of Life)’이다./신화 연합뉴스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2022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식전 공연이 열리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출처: 조선일보: 2022년 3월 4일(금) 패럴림픽공동취재단
◈ 삼척까지 덮친 울진 산불, 10년내 최대 규모... LNG 기지도 위협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고적마을 일대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2.3.4 /삼척시
경북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도 삼척으로 번져 주민 4500여명이 대피했다. 산불은 강풍을 통해 한울원전 방향으로도 번져 산림당국이 원전 방어에 나섰다. 이번 산불이 미치는 영향 면적은 3300㏊다. 추정치인 산불 영향 면적은 실제 피해 면적과 다르다. 하지만 산불이 바람을 타고 더욱 번질 경우, 실제 피해 규모가 10년내 최대치에 육박할 전망이다.
4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첫댓글 고봉산 정현욱 님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으면 잘도 넘어가고 속도 편하듯 소동파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편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 드는것 같아요
9년의 유배생활로 곤궁에 찌들어 살면서도 삶에는 기쁨이 있다고 표현한 낭만적 성격이 송대 최고의 시인으로 만든것 같아요
여기 설명에는 소동파가 신법파의 모함에 빠저 귀향살이를 했다는데 다른 기록에는 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귀향 갔다는 말도 있어 어느 설명이 정확한지 좀 헷갈리는것 같습니다.
* 아홉 글자의 人生 비결 ~不要怕!(불요파:두려워 마라), 不要棄!(불요기:포기하지 마라), 不要悔 !(불요회:후회하지 마라)!
<不要怕 不要悔>는 "미래를 두려워 말고 지나간 날들을 후회마라" 는 뜻이다. 삶은 우리에게 중년 이전에는 두려워 말고 중년 이후에는 후회 말라고 하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