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은 1567년 이탈리아의
사보이아 지역에서 한 귀족 가문의 맏이로 태어났다.
1593년 사제가 되어 선교사로 활동한 그는 특히
칼뱅파의 많은 개신교 신자를 가톨릭으로 회심시켰다.
1599년 제네바의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되어
1602년 교구장이 된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는
많은 저서를 남기고 1622년에 선종하였다.
제1독서
<네 뒤를 이을 후손을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 사무엘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7,4-17
그 무렵 4주님의 말씀이 나탄에게 내렸다.
5 "나의 종 다윗에게 가서 말하여라.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
6 나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데리고
올라온 날부터 오늘까지, 어떤 집에서도 산 적이 없다.
천막과 성막 안에만 있으면서 옮겨 다녔다.
7 내가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과 함께 옮겨 다니던
그 모든 곳에서, 내 백성 이스라엘을 돌보라고
명령한 이스라엘의 어느 지파에게,
어찌하여 나에게 향백나무 집을 지어 주지 않느냐고
한마디라도 말한 적이 있느냐?’
8 그러므로 이제 너는 나의 종 다윗에게 말하여라.
‘만군의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양 떼를 따라다니던 너를 목장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웠다.
9 또한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물리쳤다.
나는 너의 이름을 세상 위인들의 이름처럼 위대하게 만들어 주었다.
10 나는 내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한곳을 정하고,
그곳에 그들을 심어 그들이 제자리에서 살게 하겠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다시는 전처럼, 불의한 자들이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11 곧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판관을
임명하던 때부터 해 온 것처럼,
나는 너를 모든 원수에게서 평온하게 해 주겠다.
더 나아가 주님이 너에게 한 집안을 일으켜 주리라고 선언한다.
12 너의 날수가 다 차서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될 때,
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13 그는 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짓고,
나는 그 나라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할 것이다.
14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가 죄를 지으면 사람의 매와 인간의 채찍으로 그를 징벌하겠다.
15 그러나 일찍이 사울에게서 내 자애를 거둔 것과는 달리,
그에게서는 내 자애를 거두지 않겠다.
16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17 나탄은 이 모든 말씀과 환시를 다윗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20
그때에 1 예수님께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뭍에 그대로 있었다.
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그렇게 가르치시면서 말씀하셨다.
3 “자, 들어 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4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5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6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8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9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10 예수님께서 혼자 계실 때, 그분 둘레에 있던 이들이
열두 제자와 함께 와서 비유들의 뜻을 물었다.
1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지만,
저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12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13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겠느냐?
그러면서 어떻게 모든 비유를 깨달을 수 있겠느냐?
14 씨 뿌리는 사람은 실상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15 말씀이 길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사탄이 와서
그들 안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 가 버린다.
16 그리고 말씀이 돌밭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17 그러나 그들에게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18 말씀이 가시덤불 속에 뿌려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19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욕심이 들어가,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20 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좋은 땅’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비유에서 길, 돌밭, 가시덤불
그리고 좋은 땅은 모두 ‘말씀을 듣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그리고 말씀을 들은 뒤에 그 말씀을 어떻게 대하고
간직하느냐에 따라 길, 돌밭, 가시덤불
그리고 좋은 땅으로 구분됩니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
좋은 땅을 가진 사람들은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말씀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마태오 복음서는 ‘받아들이다’의
의미를 ‘깨닫는다’로 이해하였습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13,23). 그 반면 루카 복음서는
‘받아들이다’를 ‘간직하다’로 이해하였습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8,15).
말씀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달으며,
마음에 간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서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55,11).
모든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씀을 들음으로만 끝내지 마십시오.
말씀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그 깨달음을 여러분의 생각과 마음에 간직하십시오.
그렇게 될 때,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힘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우리 안에 뿌리를 내리고 삶을 변화시켜
하느님께서 반기시는 구원의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복음 말씀을 한 구절씩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복음의 한 구절을 여러분의 주머니에
넣거나 지갑에 넣어 둡시다. 어떤 구절이든 관계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될 때마다 꺼내 보는 것이죠.
이것은 여러분의 마음을 주님께 열어 두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사순 제2주일 삼종 기도 때의 말씀, 2021.2.28.).
(김재덕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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