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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영혜 같은 희귀병 아이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2009/03/03 10:22 | 추천 0 스크랩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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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영혜 같은 희귀병 아이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 |
원문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2/26/2009022600480.html | |
김수영 인턴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02.26 10:21 / 수정 : 2009.02.26 13:11 25일 오후 3시 충남 천안의 한 종합병원 소아과병실. 김희선(여·39)씨가 딸 영혜(5)의 목에 연결된 튜브로 가래를 뽑아냈다. 영혜는 고통스러운 듯 눈을 껌뻑이며 팔을 내저었다. 몸을 들썩이기도 했다. 김씨는 영혜에게 “괜찮아, 괜찮아…”라고 달래면서 가래를 뽑아냈다. 김씨는 가래를 뽑은 뒤 영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우리 예쁜 천사. 잘했어요. 잘 참았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태어난 직후부터 간질증상을 보이는 희귀병 ‘오타하라증후군’에 걸린 영혜에게 중금속이 든 한약을 판매한 약사를 06년 3월에 경찰에 고소했고, 08년 1월에는 민사소송을 내서 지난 17일 승소했다. 4년간의 외로운 싸움 끝에 이루어낸 결과였다. 김씨는 병실 한 쪽에서 두꺼운 파일을 꺼내며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집에는 그 동안 직접 번역한 논문 40~50여개가 쌓여있는 걸요”라고 말했다. ◆치료약인줄 알고 먹였던 수은과 비소 2004년 11월에 같은 동네의 한 약국 약사 김모(35)씨가 판매한 ‘안궁우황환’을 먹은 영혜는 설사, 고열, 기침, 가래 등의 부작용을 보이기 시작했다. 약사는 무기수은과 황의 화합물인 ‘경면주사’와 비소가 주성분인 ‘웅황’ 등이 주성분인 ‘안궁우황환’을 간질 완치제라며 김씨에게 판매했다. 그리고 서울대병원에서 처방해준 항경련제는 치료에 방해가 된다며 투약을 못하게 했다. 나중에 부작용이 나타나서 약국에 데려갔을 때도 약사는 “열이 내리는 과정이니 조금만 기다리고 계속해서 ‘안궁우황환’을 섭취 시키라”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영혜의 계속되는 간질로 당황한 나머지 너무 쉽게 약사 김씨의 말에 현혹 됐던 것이 후회 되요”라고 말했다. 급기야 영혜는 의식불명에 빠지고 김씨는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당시 병원에서 영혜의 상태를 진단한 결과 급성간염과 급성신부전을 보이고 근육파괴 수치가 정상 수치의 60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타하라증후군’과는 관계가 없는 증상이었다. 이 때부터 영혜양은 집과 병원 응급실, 중환자실을 오가며 계속해서 치료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김씨는 ‘안궁우황환’에 의심을 품고 05년 8월에 안궁우황환과 영예의 모발, 소변을 한국고등과학기술원과 전문검사기관 랩프론티어에 검사 의뢰를 맡겼다. 그 결과 ‘안궁우황환’에는 다량의 수은과 비소가 함유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영혜양의 모발에는 수은농도가 아주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었다.
김씨는 “당시 검사 결과를 받아보고 느꼈던 충격은 잊을 수 없어요. 어떻게 저 어린아이에게 이런 중금속덩어리를 먹이라고 할 수 있는지 믿기지가 않았죠. 그리고 그런 것이 약국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 때부터 개인적으로 조사에 들어가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검사 결과를 받고 약 3개월 동안 외국의 논문들을 찾아서 직접 번역하며 ‘소아수은중독’, ‘수은중독해독’, ‘경면주사실험’ 등을 연구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의사선생님에게 물어봤다. 그래서 지금은 그 분야에 관해선 어려운 의학용어도 술술 꿰게 됐다. 김씨는 “영혜가 희귀병에 걸려있다는 이유로 사실이 잘못 알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 알고 있어야지 이길 수 있다는 신념으로 공부했죠”라고 말했다. ◆ 국회, 청와대 탄원에서 증거확보를 위한 잠입까지 김씨의 어머니와 주변 친구들은 김씨의 싸움을 '무리'라며 말렸다.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가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영어 강사와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면서 치료비도 댔다. 영혜의 간병을 하느라 밤낮으로 잠을 잘 시간은 부족했다. 어느 날은 스트레스로 몸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중금속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화원 의원에게 연락을 해서 그동안 조사했던 자료를 넘겨줬다. 김화원 의원은 자료를 받고 깜짝 놀라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정의원은 06년 국정감사와 07년 국회본회의에서 한약에 함유된 중금속 문제와 이에 대한 규제와 감시 문제를 제기했다. 또 식약청에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김씨는 언론과도 접촉을 시도 했다. 그 결과 KBS ’추적60분’에 방영되면서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씨는 보건복지부, 식약청, 법무부, 검찰청, 국무총리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장문의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급기야는 청와대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김씨는 “당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알아주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도 원했죠. 혼자 피켓을 앞뒤로 매고 서 있을 때 지나가면서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 때 이 싸움을 하면서 처음으로 남들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나네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직접 증거를 찾기도 했다. 그래서 ‘안궁우황환’이 자신의 동네 약국 말고도 서울 시내 곳곳의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찾아냈다. 김씨는 “다른 약국에서도 ‘안궁우황환’이 간질에 아주 효과적인 약이라고 똑같이 홍보하고 있었어요. 그땐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어 올랐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는 약국마다 ‘안궁우황환’을 구입해서 검사에게 제출했다. 또 김씨는 ‘안궁우황환’의 재료인 무기수은과 황을 함유한 ‘경면주사’가 경동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것도 포착. 용산에서 몰래카메라를 구해 가방에 설치하고 친구와 함께 고객으로 위장해 ‘경면주사’를 구입한 뒤 녹화테이프를 검사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김씨의 다방면의 노력으로 식약청은 08년 광물성 생약의 중금속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김씨는 “식약청이 개정 고시를 할 때 정말 기뻤어요. 그걸로 나 같은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절실하면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에게 4년간의 싸움은 마음과 몸에 무리를 가져왔다. 김씨는 한 때 우울증에 시달렸고 작년 8월에는 자궁근종제거수술을 받았다. 무려 무게 1kg에 크기가 13cm나 되는 근종이었다. 또 수술 중에는 심전도가 높아져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그 동안의 스트레스로 심장에도 무리가 온 것이었다. ◆ 희귀병 아이들도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김씨는 요즘 영혜가 건강해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작년 8월부터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혈관주사가 없이도 버틸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했다. 담당간호사인 임모(여·27)씨는 “어머니도 대단하시지만 영혜도 강한 아이이다. 보통 소아는 장기간 입원을 견디지 못하는데 영혜는 잘 견뎌냈다. 참 대견하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영혜는 너무 예쁘고 귀여운 아이”라고 말했다. 주치의인 심희승(31)씨도 “영혜가 이렇게 건강해져서 다행이다. 이제 집에서 치료해도 될 정도이다. 어머니와 딸이 모두 의지가 강한 것 같다” 말했다. 김씨는 “영혜는 키가 1m가 넘고 몸무게도 17kg으로 나이에 비해서 큰 편이다. ‘오타하라 증후군'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아기를 못 넘기고 죽는다고 하지만 영혜는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일본 나고야 병원에 11살과 7살 먹은 ‘오타하라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영혜도 그 아이들처럼 잘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영혜의 큰언니인 김자령(13)양과 둘째 언니인 김자영(8)양도 엄마를 이해하고 동생을 예뻐한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령양은 “엄마가 자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영혜는 아픈 것 말고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이 없다. 예쁘고 천사 같은 동생이다”라며 “엄마가 이제 자신의 건강에도 신경을 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소송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영혜가 희귀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확실한 판결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 국내엔 희귀병 있는 아이들과 어머니들에게 너무 많은 편견과 짐을 안겨주고 있다. 영혜가 희귀병이 아니었다면 약사도 그런 위험한 짓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싸움으로 약사의 잘못과 한약의 중금속 문제는 밝혀졌지만 희귀병에 의한 한계는 깨지 못했다”며 “이번에 긴 싸움을 해 나가면서 장애, 희귀병 아이를 가진 많은 어머니들로부터 싸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지칠 때마다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소원이 하나 있다면 희귀병이 있는 아이들이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평범한 인간으로 대우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것이에요.” |
첫댓글 예문)))---이번 싸움으로 약사의 잘못과 한약의 중금속 문제는 밝혀졌지만 희귀병에 의한 한계는 깨지 못했다”며 “이번에 긴 싸움을 해 나가면서 장애, 희귀병 아이를 가진 많은 어머니들로부터 싸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지칠 때마다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존경
자신의 희생으로 "나 같은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당차고 장한 어머니 김희선님 고맙습니다.
어머니는 세상 뭐든 할 수 있습니다...장한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