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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처럼 훌륭한 교사 있나요?” | |||||||||||||||||||||||||||||||||||||||||||||||||||||||||||||
광주지역 공동육아조합 ‘어깨동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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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은 앞마당대로 난리였다. 아빠들에게 언제 이런 숨은 재주가 있었던지 밋밋하던 마당 한 켠에는 어느새 통나무로 된 징검다리가 생겼고, 아이들끼리 걸터앉을 벤치는 여느 조각품 부럽지 않게 만들어졌다. 지난 3일 광주시 광산구 본량 소치마을에 위치한 광주지역공동육아조합 ‘햇살가득 어깨동무’ 어린이집. 이날의 요란한 소동은 매 분기마다 한 차례씩 펼쳐지는 이곳 어린이집 대청소 때문이다. 이들이 소매를 걷어 붙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초여름에는 땀을 한 바가지씩 뒤집어쓴 채 마당 한 켠에 아이들이 뛰어 놀 잔디를 새로 심고, 모래를 한 가득 깔아 놓기도 했다. 이제 이곳 어린이 집 엄마, 아빠들에게 붓 칠을 하고, 삽을 들고, 리어카를 끌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것쯤은 예삿일이 되었다. ‘어깨동무’는 현재 광주지역에 유일한 공동육아조합이다. 그동안 공동육아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부모들의 뜻을 일치시켜 내는 일이 어려운 것이었다. 책 밀치고 들풀, 솔숲 바람소리를 벗 삼은 아이들
그러면 어떤 특별하고 고상한 것을 원하는 것이었을까. “어린이집들을 보면 아이들의 눈높이 보다는 부모의 욕심에 초점에 맞춰져 있죠.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잘 먹고, 잘 놀아야 할 유아기인데, 성공한 사람들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욕심에 맞추느라 어려서부터 책상머리에 앉히는 겁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어깨동무’ 송석정(37) 사무국장의 말이다. 2003년 초 광주지역육아협동조합(조합장 이승남)을 결성한 이들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마주하는 광산구 월곡동 한 주택가 골목에 ‘어깨동무’ 놀이방을 개원했다. 월곡공원 근처 주택 한 채를 매입해 놀이방으로 꾸민 것이다. 변변한 시설이나 놀이기구가 갖춰진 것은 아니었다. 한 조합원은 “놀이방을 소개받고 처음 방문했을 때, 과연 이런 곳에 보내야 하나 솔직히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화사한 제복도, 그럴듯한 부대시설 하나 없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놀이방일 뿐이었다. 다만 이들 아이들에게는 어느 아이들이 가져보지 못한 특별한 세 가지가 있었다. 유기농만을 고집하는 먹거리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매일같이 관찰할 수 있는 월곡공원의 소나무 숲,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로 지켜봐 주는 엄마, 아빠 조합원들의 사랑과 관심이 그것이다.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것은 큰 오산이에요.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고, 집에서 한 발 자국만 나가면 곧바로 친구들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거든요. 내 아이가 잘 크기를 바란다면 주변의 아이들 역시 잘 자라길 바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동육아에 대한 이승남(39) 조합장의 생각이었다. 공동육아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수고가 따라야 한다. 결코 작지 않는 출자금, 두 달에 한 번씩 조합원 엄마, 아빠가 직접 돌보미로 나서는 야간보육, 월 1회 반 모임, 분기별 1회 대청소, 년 2회 일일교사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을 맡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기 위한 일환이다. 하늘반(6세반) 정서 아빠 박종렬(38) 조합원은 “처음에는 귀찮은 생각도 있었는데, 모임을 통해 한 지역에 살면서 몰랐던 새로운 이웃을 알 수 있게 됐다”며 “생활에 또 다른 즐거움이다”고 말했다.
우선 6세부터는 다른 어린이집을 이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매일 표정 없는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자꾸 놀이방을 맴돌았고, 놀이방에만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얼굴이 활짝 피었다. 논의가 분분했다. 아이들은 늘어나는데 대책 없이 마냥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설을 늘리자니 당장 돈이 문제였다. 사실 조합원들이라고 해야 평범한 맞벌이 직장인들,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기에도 벅찬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돈 문제였는데, 바꿔 생각하면 어깨동무 품에서 아이들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 부모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만큼 가치 있는 것인가에 관한 문제였던 거죠.” 1년 남짓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일판’을 벌이기로 했다. 월곡동 ‘어깨동무’ 외에 제2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 이왕 아이들의 건강까지 생각해 흙벽돌, 자연목 등 최대한 친환경적 소재를 이용하기로 했다. 200만원이던 출자금을 400만원까지 늘려야 했다. 막대한 시설비 부담을 덜어 보자고 엄마, 아빠들이 직접 팔을 걷고 벽돌을 나르기도 했다. 마침내 지난해 9월 광산구 본량 금치마을에 제2의 보금자리 ‘햇살가득 어깨동무’ 어린이집이 둥지를 틀게 됐다. 엄마 아빠들 “아이 웃음소리에 이웃까지 얻었죠”
현재 조합원들은 50여 가족. 아이들도 1살~3세반 월곡동 ‘어깨동무’ 아이들 14명, 4~7세반 본량 ‘햇살가득 어깨동무’ 아이들 46명 등 60여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어깨동무’를 찾는 외지 방문객도 적지 않았다. 내년 3월까지 대기해야 하는 예비 조합원들도 대여섯이나 된다.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뛰어 놀 곳이라 생각하니 일을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어쩌면 아이랑 부모가 같이 커가는 것 같아요” 모처럼의 휴일도 잊은 채 삽자루를 쥐어 든, 네 살 지상이 아빠의 넉넉한 웃음이었다. [카페] 햇살가득 어깨동무 (http://cafe.daum.net/9530615) 전화 953-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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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영아빠 덕에 나날이 어깨동무의 명성이 커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