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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솔클라이밍(솔클) 원문보기 글쓴이: 안종범(댄디보스)
글·사진 김용기 2016.02.25
설악산은 우리나라 빙벽등반의 메카라 할 만큼 등반가들에게 보물단지 같은 산이다. 깊은 계곡과 수직 암벽이 많은 설악산에는 대형 암벽등반 대상지가 많다.
또한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은 폭포를 이루고 겨울이면 빙벽으로 변한다.
그중 토왕성폭포, 국사대폭포, 대승폭포, 소승폭포는 길이가 100m가 넘는 대형폭포로
수직벽과 오버행 등이 형성돼 고난도 등반이 가능하다.
이러한 자연 빙폭을 오르는 묘미는 각별하다.
매일매일 결빙상태가 달라 때로는 강빙과 설빙, 고드름과 수직벽, 버섯형이나 오버행 같은
고난도 형태를 만든다.
때로는 빙벽이 폭포가 되어 쏟아지는 낙수를 맞으며 추위에 견뎌야 한다. 자
연 그대로의 변화무쌍한 환경이 빙벽등반의 신선한 맛을 느끼해 준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빙벽등반은 미리 설정된 등반 라인이 없다.
그래서 선등자는 알아서 등반라인을 설정하며 올라야 한다.
확보물도 스스로 설치해야 하고 확보지점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
특히 확보지점 선택은 선등자가 오를 때 유발되는 낙빙이 아래에 있는 확보자에게 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하는 낙빙에 조심해야 한다.
자연낙빙이든 등반자가 떨어뜨린 낙빙이든 위에서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는
두렵고 위험한 물체인 것이다.
안전을 위해 위에 등반자가 오르고 있다면 뒤따라 올라가면 안 된다.
낙빙은 물론 등반자도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반자는 날씨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얼음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토왕성빙폭
클라이머들이 꿈의 대상으로 삼는 국내 최대 빙폭
토왕폭은 1977년 크로니산악회의 박영배·송병민씨 등이 1월 12일과 13일에 걸쳐 상하단을
초등반했다.
그뒤 1월 25일 부산합동대의 권경업·김원겸·김운식씨 등이 2등했으며,
이듬해인 1978년 2월 4일 윤대표·손칠규씨 등이 1박 2일 동안 완등해 3등을 기록했다.
국내 빙벽등반의 황금기는 1980년대 중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토왕폭 등반시간이 4~5시간으로 단축되었고,
그 후 3시간, 2시간, 1시간대의 속공등반과 단독등반, 야간등반, 여성등반 등의
새로운 기록이 이어졌다.
1984년 청주대 산악부에서 6시간 만에 토왕폭을 올랐고,
무학산악회 이태식씨는 단독등반에 성공했다.
1985년 철암산악회 이종관·정병모씨가 5시간대 등반,
1993년 강희윤씨가 1시간 11분 만에 단독등반,
1993년 필자와 이상록씨가 1일 3회 연속 등반과 1시간 40분의 등반 기록을 세웠다.
1994년 필자와 박계상·이금주씨가 설악산 4대 빙폭(토왕폭, 대승폭, 소승폭, 국사대폭)을
19시간대에 오르기도 했다.
토왕성폭포는 외설악 토왕골 상단부에 자리하고 있는 총길이 약 320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2단 수직폭포다(하단 90m, 중단 80m, 상단 150m). 난이도 약 WI5.
북향에 위치해 하루 종일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 다른 빙폭에 비해 일찍 얼고 늦게까지 얼어 있다.
등반적기는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다.
토왕폭 하단은 길이 90m, 폭 20~30m 정도이며 70~80도 경사다.
하단부는 급경사이며 올라갈수록 완만해진다.
항상 우측면은 수직벽과 고드름, 오버행이 형성되며 좌측면은 비교적 완만하게 결빙된다.
따라서 대부분 좌측면을 택해서 오르는데 중간쯤 올라가면 경사가 완만해진다.
한 번에 피치를 끊도록 하고, 아이스스크루는 7개 이상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단은 20~60도 완경사이지만 정상적인 등반을 해야 한다.
눈이 많으면 50m 정도는 걸어갈 수 있다.
눈이 없을 경우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체력 소모가 많다.
쉽든 어렵든 아이스스크루를 설치해 안전에 대비해야 한다.
토왕폭 상단은 높이 약 150m 폭 약 20m로, 70~90도 수직벽을 이루고 있다.
상단부 80m 지점에서 피치를 끊고 마지막 피치(약 60m)를 지나 정상까지 올라야 한다.
상단은 유리알처럼 단단한 청빙으로 이루어져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어려움보다는 설악산 특유의 웅장함과 어마어마한 빙벽의 규모에서
느끼는 위압감과 고도감에 겁을 먹게 되고 자신감이 떨어져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차분하게 정확한 동작으로 올라야 하며
추락에 대비해 아이스스크루를 5~10m 간격으로 설치해야 한다.
약 80m 오르면 상단부의 처마처럼 튀어나온 부분 아래쪽 완경사 빙벽에 닿는다.
여기에서 피치를 끊어야 한다.
확보지점 스크루는 최소 2개 이상을 박은 다음 슬링을 이퀄라이징하여
균등하게 충격을 가도록 설치해야 한다.
2인 1조는 1개, 3~4인조라면 2개의 확보지점을 만들어 각각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 피치는 약 60m이며 70~80도 경사를 유지하고 있다.
정상에 올라가면 큰 소나무가 있으며 소나무에 슬링을 걸고 후등자 확보를 본다.
토왕폭 등반 길잡이
등반장비는 로프 100m 2동, 아이스스크루 12개 외 개인장비 필요.
등반시간은 중급 수준 클라이머의 경우 2인 1조 4~5시간 소요.
등반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운행 도중 먹을 간식과 랜턴, 라이터, 보온병, 발라클라바, 여벌의 보온장갑, 추위에 대비한 보온의류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해가 빨리 지므로 가급적 빨리 출발하고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를 구성하도록 한다.
토왕폭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등반허가를 받아야 하며
인터넷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야영과 취사금지구역이다.
최근 등반자들이 많이 늘어나 평일에 등반하는 것이 낙빙에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강방법
빙벽과 암벽을 통해 내려가는 방법
정상에 있는 큰 소나무에서 로프 2동을 걸고 2회 하강으로 중단까지 내려갈 수 있다.
첫 번째 하강은 상단 80m 피치지점까지 약 60m 하강을 하고 다시 100m 2동으로 내려가면
중단 중간까지 하강이 가능하다.
빙벽으로 하강할 계획이면 아발란코프 확보기술을 확실하게 습득하고 등반에 나서든지
확보용 아이스스크루를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상단 빙벽 좌측 암벽의 하강 루트로 내려갈 수도 있다.
정상의 큰 소나무를 등에 두고 아래쪽을 바라보며 오른쪽 방향으로 50m쯤 가면
확보 포인트가 나타난다.
100m 로프를 연결해 2회 하강하면 하단 위의 쌍볼트까지 내려갈 수 있다.
하단은 하단 턱 왼쪽 암벽에 설치된 하강용 볼트에 로프를 걸고 하강할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여 찾지 못할 경우 좌측 나무에 100m 로프 2동을 걸고 하강하도록 한다.
토왕좌골로 내려가는 방법
정상의 큰 소나무에서 위쪽을 바라보면서 계곡 쪽으로 100m쯤 오른 뒤
좌측으로 작은 안부를 넘어 좌골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였을 경우 웬만한 구간은 글리세이딩으로 내려갈 수 있다. 계
곡 중간부분의 20여 m 빙벽은 자일 하강을 해야 하며 계속 계곡을 내려가면
토왕성폭포 Y계곡 입구에 다다른다.
토왕성빙폭 가는 길
설악동 소공원에서 비룡폭포 방향으로 간다.
비룡폭포를 앞두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맞은 편 산길을 따르면 비룡폭포 상단에 다다른다.
비룡폭포 상단에서 계곡 길을 계속 따르면 Y계곡을 거쳐 토왕폭 하단으로 다가선다.
설악동에서 약 2시간 소요.
소승빙폭
국내 최고 난이도의 자연 빙폭을 맛볼 수 있는 곳!
아름다운 여인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사내들을 유혹한다.
아름다운 여인에게 햇살을 비추니 눈이 부셔 쳐다볼 수 없다.
사내들은 아찔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여인을 보고 “아름답다, 멋있다, 아~” 하고 탄성을 연발한다. 자연의 신비함과 백옥보다 더 희고 아름다운 자태의 여인, 소승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사내들은 아찔하고 아름다운 이 소승을 탐하기 위해 도전한다.
하지만 소승은 호락호락 몸을 내주지 않는다.
다짜고짜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덤비면 오히려 거부한다.
그래서 하단부에서는 부드럽게 접근해야 한다.
여인의 배꼽까지 가는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다. 배
꼽 아래에서는 물이 줄줄 흐른다.
도전자들은 물벼락을 맞고 눈을 뜰 수 없고 앞이 캄캄해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까짓 물쯤이야 이미 각오한 도전자들이다.
낙수를 맞으며 오버행과 고드름, 푸석푸석한 버섯형 등
다양한 형태의 어려움이 앞을 가로 막지만 온갖 능력을 총동원하여 극복한다.
이윽고 금방이라도 끊어져버릴 것 같은 여인의 가느다란 허리에 도달해
안도의 한숨을 쉬고 헐떡거리는 숨을 몰아쉰다.
기분은 날아갈 것 같다.
따스한 햇볕이 비추는 여인의 허리는 포근하고 달콤하기만 하다.
여인의 허리를 돌파했으니 반은 성공한 셈.
드디어 오버행으로 이루어진 풍만한 가슴을 거쳐 마지막 정상에 도달했다.
더 이상은 오를 데가 없다.
정상은 따스하고 포근하다.
열정과 도전이 고난과 어려움을 딛고 아름다운 소승의 여인에게 뜨거운 입맞춤을 한다.
어려움이 많았기에 그 기쁨이 크다.
목표를 이루었기 때문에 기쁨이 크다. 정상에 서있는 사내들은 절로 웃음이 나온다.
소승폭은 길이 약 100m, 폭 약 20m 규모로, 수직벽은 70m 정도다.
고드름, 버섯형, 오버행, 수직벽 등의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낙수가 많고 불량한 빙질의 얼음을 유지하고 있다.
자연빙폭으로는 국내 최고난이도 WI6~7급으로 대승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다.
1988년 12월 25일 김운회·이합승씨가 초등했고
6일 후인 1월 1일 필자와 함문식·이금주씨가 올랐다.
소승폭은 고난도 빙벽이지만 길이가 짧고 어프로치가 쉬워 인기 있는 빙벽이다. 토
왕폭이 크고 웅장한 빙폭이라면 소승폭은 짧지만 수직의 고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승빙폭의 등반적기는 1월 한 달이다.
빙폭은 남향을 이루어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햇볕이 들어온다.
때문에 변수가 많은 빙폭이다.
기온이 높으면 한 해에도 여러 번 무너지고 결빙되기를 반복해 불량한 얼음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등반에 앞서 빙벽 전체가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는지,
좁고 얇은 얼음으로 결빙되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대형 고드름이나 처마 등에서 자연 낙빙과 낙수 등을 대비하고 위험하지 않은지
면밀히 파악한 뒤 등반해야 한다.
소승빙폭은 완경사 구간(약 30m)은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이후 수직벽 구간(80m)은 한 번에 오를 수 있지만 등반자 간에 의사소통도 잘 되지 않아
두 피치로 나누어서 등반하는 것이 좋다.
날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낙수가 있으므로 방수의류를 준비하고
장비는 로프 100m 2동, 아이스스크루 8개 외에 개인장비가 필요하다.
빙벽을 쳐다보면서 우측 하단부에서 출발해야 밑에 있는 확보자가 낙빙을 피할 수 있다.
출발하자마자 버섯형의 얼음이 앞을 가로막아 까다롭다.
버섯형의 얼음은 강한 타격보다는 아이스바일은 걸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고드름 지대에서는 고드름을 미리 제거하고 출발해야 낙빙을 피할 수 있다.
소승폭은 항상 중간쯤에 양쪽으로 테라스가 형성되며
고드름과 오버행 턱으로 가려져 피치를 끊는 장소로 적합하다.
출발해서 30~40m 지점까지 고난도가 되며 하단부가 버섯형과 고드름, 오버행, 낙수 등으로
어려움이 앞을 가로 막는다.
사실상 소승은 중단부까지 가면 등반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빙벽은 기둥이나 버섯형 오버행 등 다양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지만 적당한 지점마다
아이스스크루를 설치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오버행을 돌파하다 추락할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소승은 밑에서 보기와는 달리 처음부터 고난도 등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자신감이다.
때로는 배짱 있는 동작을 해야 고난도 빙폭을 돌파할 수 있다.
상단부 수직 빙벽은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는 약 10m의 넓이의 테라스가 있으며 좌측 나무나 쌍볼트에서 확보를 하도록 한다.
소승빙폭 등반 길잡이
등반장비는 로프 100m 2동, 아이스스크루 8개 외 개인장비가 필요하다.
등반시간은 능력이나 빙벽의 형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2인1조 3시간 정도 걸린다.
먹을 것과 보온병, 랜턴, 라이터, 보온의류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낙빙에 대비해야 한다.
평일에 등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겨울철에는 해가 빨리 지므로 가급적 빨리 출발해야 하고
고난도 등반에 무리가 없는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상 테라스 왼쪽의 작은 나무(슬링이 걸려 있음)나 쌍볼트,
아니면 우측의 나무(슬링 있음)에서 하강이 가능하다. 100m 로프 2동을 이으면
한 번에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인터넷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야영과 취사금지구역이며 이 지역은 빙벽등반 시에만 허가를 내준다.
설악산 소승폭 가는 길
내설악 장수대에서 한계령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고갯마루를 1,500m쯤 남겨놓고 도로 오른쪽에 한계령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에서 맞은편 산길이 소승폭 진입로다.
도로변 갓길에 자동차 몇 대를 주차할 수 있으나,
차량은 사람이 내린 다음 한계령휴게소(무료주차)에 주차하고 어프로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산로는 비교적 길이 잘 나 있다. 등산로를 따라 평평한 길을 500m쯤 가면
계곡으로 내려서는 급경사가 나오며 평평한 곳에서 우측 멀리 소승폭포 상단부가 보인다. 2
0여 m 급경사를 내려가 우측의 계곡 쪽으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소승폭이 나온다.
도로변에서 약 40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