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매거진] 2015.8.28>
핫트레일러
윤지원
1. 빅터 프랑켄슈타인 (Victor Frankenstein)
영화<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시체 조각을 모아 생명을 불어넣어 신의 영역에 도전했던 빅터 폰 프랑켄슈타인(제임스 맥어보이)에 관한 영화로, 그의 조수 이고르의 시선으로 서술한 이야기다. <프랑켄슈타인> 원작 소설에는 조수 캐릭터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이름도 없다. 빅터 프랑켄슈타인도 흔히 ‘박사’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야심만만한 의대생에 불과하다. 드라마 <셜록>으로 주가 상승 중인 폴 맥기건 감독이 6년만에 연출하는 영화다.
‘해리 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어른이 되어 이고르 역을 연기했고 <셜록>에서 짐 모리어티 역으로 소름 돋는 연기력을 보여준 앤드류 스콧이 이들의 숨통을 조이는 경찰 터핀 역을 맡았다. <셜록>과의 인연이 또 있다. 2011년 대니 보일이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연출하여 공연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역할을 번갈아 맡았던 두 배우 중 한 명이 <셜록>의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였다. 나머지 한 명은 <셜록>의 미국판 드라마인 <엘리멘트리>의 셜록, 조니 리 밀러였다.
2. 번트 (Burnt)
이미지 = 영화<번트> ⓒThe Weinstein Company
아담 존스는 16세 때 무작정 프랑스로 넘어가 레스토랑에서 일했다. 어린 나이에 최고 수준의 요리사가 되었으나 마약과 비행으로 몰락했다. 그런 그가 복귀하여 미슐랭 쓰리 스타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스태프들을 꾸린다. 2007년부터 재미있는 시나리오로 소문이 났던 작품이고, 한때 데이빗 핀쳐가 키아누 리브스를 주연으로 프로젝트를 맡았다가 물러난 적이 있다. <셰프>라는 제목으로 제작을 진행하다가 존 파브로 감독의 <아메리칸 셰프>(원제는 )와 제목이 겹쳐 <아담 존스>라는 제목으로 바꾸었고, 다시 <번트>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티저를 공개했다.
존 웰스 감독은 미드 과 <웨스트 윙>으로 에미상을 여섯 번이나 받았던 드라마 제작자 겸 연출자로, 장편 영화 연출은 이번이 세 번째다. 브래들리 쿠퍼는 10년 전 <키친 컨피덴셜>이라는 드라마에서 한때 잘나갔다가 몰락한 셰프를 연기했던 적이 있다.
2015년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며, 심사위원 대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공포영화다. 17세기 초 뉴잉글랜드의 숲 근처에 정착하려던 한 청교도 가족의 이야기다. 갓 태어난 아이가 사라지고, 농사를 망치자 이들은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 이들이 사는 곳은 하필 마녀가 사는 숲의 바로 앞이었다. 가족은 신앙으로 인내하며 견디지만 결국 무너지고 만다. 독실한 신앙으로 사는 청교도주의자들과 숲 속의 사악한 기운과의 대결이 M. 나이트 샤말란의 <빌리지>를 연상시키는데, <빌리지>는 이 마녀 전설의 변주였고, <더 위치>가 오리지널 전설의 분위기에 더 가깝다.
부모 역할을 한 랄프 아인슨과 케이트 디키는 <왕좌의 게임>의 출연배우들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고, 다섯 아이의 연기가 특히 뛰어나다고 한다. 큰딸 토마신을 연기한 안야 테일러-조이는 다섯째 중에 첫째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다섯 남매 중 막내다. 연기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출연한 세 번째 작품 <더 위치>로 선댄스에서 호평받았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4. 스카웃츠 가이드 투 더 좀비 아포칼립스 (Scouts Guide to the Zombie Apocalypse)
이미지= 영화<스카웃츠 가이드 투 더 좀비 아포칼립스>
할로윈 시즌에는 묵직한 공포영화보다 활기찬 하이틴 공포영화가 더 인기다. <스카웃츠 가이드 투 더 좀비 아포칼립스>는 학교에서 너드 취급을 받는 스카우트 소년들이 좀비 사태를 맞이해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호러 코미디다. 고교생 스카우트 삼총사의 어리바리한 모습이나 좀비 고양이들의 앞발에 귀여운 영화를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19금 버전 예고편을 보면 상당히 야하고 잔인하다. 영화도 역시 R-등급을 받았다.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브래드 피트의 아들로 나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많은 관객을 울렸던 타이 셰리던이 부쩍 자란 모습으로 주인공 벤 역할을 맡았다. <주노>와 <스콧 필그림>의 마이클 세라를 연상시키는데, 이게 자라나는 배우에게 칭찬인지는 모르겠다.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은 <디스터비아>와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의 각본가 출신이며 <버닝 팜스>와 <파라노말 액티비티 : 더 마크드 원스>를 감독했다.
5. 킬 유어 프렌즈 (Kill Your Friends)
이 영화는 존 니븐의 2008년 작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으로, 1997년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1997년은 영국 보수당의 장기 집권이 끝나고 토니 블래어의 노동당이 집권한 해이기도 하다. 이때 토니 블레어가 내건 구호가 “쿨 브리타니아” 건설이다. 역사와 전통이라는 낡은 느낌을 벗어나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개성 넘치는 영국으로 변하자는 얘기인데, 이를 주도한 것이 브릿팝과 해리 포터를 위시한 대중문화 그리고 IT였다.
특히 90년대 후반 브릿팝 열기는 대단했다. 오아시스와 블러의 전성기였고, 스파이스 걸스가 최고의 인기를 끌던 때였다. 이 이야기는 1997년 브릿팝 뮤직씬을 다룬다. 니콜라스 홀트가 연기한 주인공 스텔폭스는 음반사의 에이전트로, 경쟁이 심한 영국의 음악 산업계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인물로 나왔다. 이 영화의 제목 ‘친구를 죽여라’라는 문구는 단순히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소설이 나왔을 때 <아메리칸 사이코>와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된 바 있다. 뮤직씬에 관한 영화인 만큼, 특히 90년대에 관한 영화인 만큼, 영화의 OST가 얼마나 화려할지 기대된다.
윤지원
한예종을 거쳐, 2004년 단편영화를 하나 만들었고, 국내외에서 상 두어 개를 받았으며, 열성 팬도 두어 명 생겼다. 수년간 영화판 주변을 맴돌고 있고, 최근까지 SNL 코리아 작가로 일했다. 술에 취하면 “영화는 90년대가 최고였다”는 말을 하곤 한다. 팬들과는 지금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