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만세동방 약수물 왜 못 먹지.....
탐방로 개방에도 사전에 수질분석 안해
북악산 정상에 오염원이라도 있나?
문재인정권말기 1개월을 남기고 청와대 뒷산인 높이 342m의 북악산이 54년만에 전면 개방됐다.
탐방로를 따라 가다보면 예부터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곳으로 이승만대통령이 떠다가 마신 ‘만세동방 약수터’를 만난다.
그러나 개방이라는 기쁨을 안고 찾아온 탐방객들은 ‘만세동방 성수남극’((萬世東方 聖壽南極)이라는 정자체로 각인된 약수터 앞에서 흐르는 물만 애초롭게 바라볼 뿐이다.
만세동방약수터에 두 줄의 출입금지선이 쳐져 있고 ‘음용불가/마시는 물이 아닙니다.’라는 경고표시가 있기 때문이다. 개방 후에야 서둘러서 쳐진 경고표시이다. 하지만 북악산 정상을 아무리 둘러봐도 오염될만한 위해 요소는 찾기 어려웠다.
최근 비가 내리지 않은 건기이지만 약수물의 흐름으로 보아 물이 투수되어 일정한 양으로 흘러내리고 있어 건천수가 아님은 분명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서울의 심장부에서 솟아 흐르는 첫 번째 약수터인데 마실 수 없다는 것은 탐방객들을 또 한번 실망시키는데 충분했다.
탐방객에게서 종이컵을 얻어 물 한모금을 마셨다. 물맛이 좋았다. 상큼하고 단맛도 약간 나왔다. 몸에 좋은 미네랄이 많은 듯 하다. 이승만 대통령이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수긍이 간다.
그러나 여타의 대통령들이 이 약수물을 마셨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다만 김대중 대통령은 태백약산샘물을 구매하여 마셨다.
이승만 시대의 수돗물은 매우 불안정하여 공동수돗물이 보급되던 시기고 그 양도 적어 시간제로 물을 공급하던 시기며 관로상태도 좋지 않았다. 수돗물은 한강을 원수로 한 지표수이기에 약수물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북악산 탐방로는 개방하기 전에 탐방로를 보수하고 통신망도 새로 조성하여 핸드폰이 원활하게 소통되게 공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런 시기에 북악산 약수물에 대한 정밀 수질분석을 하여 음용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탐방객들을 안내해 줘야 제대로 작동되는 행정시스템이다.
관할 구청인 종로구는 조사대상이 아니라고 방치했으며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종로구와 연계되지 않아 북악산 개방에 따른 사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부의 약수터 분석자료는 자자체에서 받은 결과를 가지고 통계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직접적인 조사대상은 아니지만 청와대,경호실,서울시,종로구,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과 연계되는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아주 소소한 결과물이다.(국민은 소소함에 감명받고 정부를 신뢰한다.)
탐방로가 개방된 이후에야 부랴부랴 수질분석이 시작됐고 수질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음용불가/마시는 물이 아니다’라는 경고 안내판으로 탐방객들을 당혹하게 했다.
탐방로 보수,생태조경,전력 및 통신망구축등을 하는 기간에 수질분석도 동시에 이뤄져야 했다. 채수에서 분석까지 2주정도의 소요시간이 걸리지만 공사기간동안 충분하게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구호성 정책실행약속은 빈번하지만 결국 북악산개방에서 조차 관련 부처간 상호 소통력과 연계성이 부족한 현장을 다시한번 목격하게 된다.
환경부는 토양지하수정보시스템을 통해 전국의 약수터와 우물등 공동시설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전국 1.423곳의 시설에 대한 수질검사를 한 결과 (6개 항목:일반세균·총대장균군·대장균(또는 분원성대장균군)·암모니아성질소·질산성질소·과망간산칼륨소비량)약 32%인 450여곳이 수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01년도 조사에서는 1,844개소 중 122개소가 수원고갈로 자연 폐쇄되었으며 검사대상 1,722개소중 212개소(12.3%)가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결과적으로 15년동안 조사대상 약수터등 공동우물이 400여개 정도 줄었으며 15년 동안 불합격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현상을 보더라도 기후변화,토양오염, 미세먼지등으로 지하수마저 점차 오염되어가고 있다.
북악산 만세동방약수는 상징적 의미가 크므로 단순한 6개 항목 분석이 아니라 수돗물 수질분석항목 수준인 60개 항목 이상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서울시는 감시항목으로 111개 항목, 미규제 항목등 총 331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약수터 물을 찾는 탐방객의 증가로 혼잡성을 줄인다는 구실로 시멘트로 인공시설물을 설치하여 자연상태를 훼손시켜서는 안된다.
일부 편리성만 보수하고 현재의 자연상태 그대로 탐방객이 순서에 따라 한잔씩만 음용 하는(과다한 취수는 금지,500mg이상 물병 금지) 안내도 필요하다.
현재의 약수터 구조는 과거의 흔적 그대로 살아 있어 매우 소박하며 단아하고 새 한 마리 날아와 목을 축일 정도로 정갈하고 정겹기 때문이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조철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