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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일 관계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18일엔 일본 국회의원 195명도 집단 참배했다. 우리 정부는 12월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 문제점과 바람직한 한.일 관계 등을 공부한다.
◆ 야스쿠니 신사란=신사는 일본의 민족 신앙인 신도에서 신령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거나 신령을 부르는 곳으로, 전국에 9만7000여 개가 있다. 신도는 불교와 함께 일본의 2대 종교로, 모든 자연 현상이나 인간의 활동에는 제각각 이를 관장하는 신이 있다고 믿는다. 신의 종류는 농사.물.숲.부엌신 등 800만 가지(인도 힌두교는 3억3000만 가지)에 이르며, 전설 속 신이나 역사상 실존 인물을 믿기도 한다.
신사 참배는 주로 자녀 출산과 집 신축, 이사, 결혼, 수험생 합격을 기원할 때 등에 이뤄진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직후인 1869년 내란에서 숨진 황군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도쿄의 한복판인 지요다구의 땅 3만여 평에 전통 양식으로 지었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신사 중의 신사'로 불린다. 일본엔 국립묘지가 따로 없어 야스쿠니 신사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종전기념일엔 우익의 순례 성지가 된다.
신사엔 메이지유신 이후 청일전쟁.러일전쟁.제2차 세계대전 등 근대 일본이 치렀던 11차례 내란과 전쟁에서 숨진 전몰자 246만여 명의 위패를 안치한 채, 이들을 신으로 받들어 제사를 지낸다.
태평양전쟁 때 일제에 의해 군대에 끌려갔다가 희생된 한국인 2만1000여 명의 위패도 모셔져 있어, 한국 유족들이 이를 빼달라고 소송을 낸 상태다.
◆ 총리의 신사 참배 왜 문제일까=야스쿠니 신사는 호국신사이자 황국신사로서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때 전몰자를 호국 영령으로 신격화해 제사를 지냈다. 또 여기에 일왕이 참배하는 특별 대우를 해줌으로써 국민에게 일왕 숭배와 군국주의를 고무시키는 본산 노릇을 했다. 일본 젊은이들은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쟁터로 떠났을 정도였다. 야스쿠니 신사엔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총리로 전쟁을 지휘한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의 위패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승리한 연합국에 의해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당한 핵심 전범이다. 따라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과 극우 세력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 입장에선 당연히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총리가 신사에 가서 절을 한다는 것은 A급 전범의 혼령 앞에서 일본인을 대표해 존경과 추모의 뜻을 나타내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총리의 참배는 또 잘못된 과거사를 반성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나아가 침략 전쟁을 일삼은 과거사를 정당화하고, 군국주의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 국내외서 강한 반발=일본에선 과거의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A급 전범들을 영웅으로 여기는 극우파 단체 등 일부 세력도 있지만 총리의 신사 참배에 부정적인 여론도 강하다.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들은 일본을 전쟁으로 몰아넣어 수많은 희생자를 내게 만든 책임자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총리의 공식 신사 참배는 정치.종교의 분리를 명시한 일본 헌법 제20조를 어겼다는 오사카 고등법원의 최근 판결도 있었다. 또 지난달 일본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끝난 뒤 교도통신의 여론 조사에서는 '올해는 참배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53%로 '참배해야 한다'는 의견(37.7%)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은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해 "중국 인민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일본은 중.일 관계를 파괴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18일자(현지시간) 사설에서 "일본 전쟁 범죄의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계산된 모욕"이라고 비판하며, "일본이 명예롭게 21세기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20세기의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조종도 기자< taejong@joongang.co.kr> 생각 키우기 ①신사란 무엇인가요? ②일제 강점기에도 일본은 우리나라 곳곳에 신사를 세우고 한국인들에게 참배를 강요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③독일은 일본과 똑같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범입니다만 지금은 피해 당사국들과 사이가 좋습니다. 독일과 일본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④지난달 30일 일본 오사카 고등법원은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행위는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⑤우리나라와 중국 등이 고미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하는 이유는? ⑥고이즈미 총리는 왜 주변국들의 강한 반대에도 신사 참배를 고집하는 걸까요? ⑦고이즈미의 신사 참배로 빚어지는 외교 문제 악화 상황을 패러디 광고로 표현해 보세요. ⑧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채택해 인터넷에 올려 보세요. 고이즈미 총리에게 편지글을 써도 좋아요. ⑨일본에서도 총리의 신사 참배를 지지하는 세력도 있지만 반대하는 세력도 있습니다. 각자의 입장을 설명해 보세요. ⑩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사설에서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⑪우리나라와 대만.일본 등 3개국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은 내년 8월 이전까지 야스쿠니 신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동의 없이 합사한 희생자들의 명부를 빼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유족들과 야스쿠니 신사의 변호인 입장에서 변론문을 각각 만들어 보세요. ⑫잘못된 과거사에 대해 우리가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섯 가지만 생각해 보세요. ☞'일본의 만행을 영화나 책으로 제작해 세계적으로 알린다' 등. ⑬한.일 관계는 아직도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한.일 화해를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간 발전적인 외교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방안을 논술하세요(1000자). ※참고하세요=2005년 10월 1일자 10면("고이즈미 야스쿠니 참배 위헌"), 18일자 1.5.34면(고이즈미 신사 참배 파문), 19일자 30면(야스쿠니 참배 궁색한 변병), 19일자 10면(의원 195명도 집단 참배) 등. 학생기자 코너 일본은 과거사 반성할 마음 있는가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 의해 숨진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브란트 총리가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자 폴란드 국민도 감동했다.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보여준 참회 모습은 나중에 독일과 유럽의 화해에 밑거름이 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일본 총리와 국회의원들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핵심 전범들의 위패를 안치한 야스쿠니 신사를 줄줄이 참배했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피해를 당한 국민들의 상처를 또 한번 덧들이는 행위였다. 이러한 태도는 경제대국으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려는 일본이 잘못된 과거사를 반성하는 마음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개인적인 참배였다느니, 기독교 신자가 교회에 가는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해 달라는 등의 변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일본 법원에서도 신사 참배가 위헌이라고 판결하고, 대다수 일본 국민도 참배를 미뤄야 한다고 한 마당이다. 브란트 총리처럼 무릎을 꿇는 사죄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라도 예를 갖춰 한다면 양국 관계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신사 참배 문제로 외교가 계속 막히는 일도 곤란하다. 우리 정부도 긴 안목으로 거듭되는 일본 수뇌부들의 신사 참배 의도를 파악해 전략적인 대응 카드를 내놔야 한다. 윤은주 학생기자(부산 성모여고2)
공기 없는 달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년 뒤면 인류가'달특별시'에서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8년 우주인 네 명을 달에 보낸 뒤 극지의 얼음에서 산소를 뽑아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한다. 달에 우주기지를 만들어 화성 탐사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다. 인류가 달에서 살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달은 크레이터 투성이=달은 지구의 주위를 도는 자연위성이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지구로부터 평균거리는 38만4400km, 적도반지름은 지구의 약 4분의 1이다. 달 표면은 밝게 보이는 육지와 토끼모양처럼 어둡게 보이는 바다로 이뤄져 있다. 육지가 바다보다 밝게 보이는 이유는 암석에 칼슘과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서 그렇다. 하지만 육지와 바다 암석은 현무암이므로 지구 기준에서 보면 모두 검은색이다. 육지는 크고 작은 분화구 모양의 크레이터들이 무수하며 기복이 심하다. 지름 1km 이상인 것만도 수십만 개가 넘고 가장 큰 것은 1000km에 이른다. 크레이터는 유성이 충돌하거나 화산 폭발 등으로 만들어진다. 바다는 대체로 매끈한 평원처럼 보이는데, 그 안에는 지름 1km 안팎의 작은 크레이터들이 있다. 달의 앞면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면적은 31.2%이며, 뒷면은 2.6%밖에 되지 않는다.
달엔 산맥과 계곡도 있는데 지구보다 규모가 크다. 산맥은 유성이 충돌하거나 달의 내부 압력으로 표면이 솟아올라 생긴다. 달 표면은 대기가 없어 침식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중력이 약해 슬픈 달=달의 중력은 지구의 약 6분의 1(1.62㎨)이다. 중력이 약하면 대기가 존재할 수 없다. 공기분자를 붙잡아 둘 힘이 없어서다. 더구나 달은 낮에 섭씨 130도를 넘어 기체분자의 운동 속도가 달 표면 탈출속도(초당 2.38km)보다 빨라 대기가 모두 우주로 달아나게 된다. 대기가 없으면 대기압도 없으며, 바람.비.눈 등 기상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또 하늘이 파랗지 않고 검게 보인다. 하늘이 파란 현상은 햇빛의 일부가 대기층을 통과할 때 공기분자와 만나 흩어지면서 생기기 때문이다. 대기가 없으면 낮과 밤의 일교차도 극심한데,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었다가 반사돼 낮엔 섭씨 130도가 넘지만 해가 진 뒤엔 영하 170도 밑으로 떨어진다. 달엔 물도 없다. 한낮의 온도가 끓는점을 넘어 증발해 버린다. 다만 햇빛이 비치지 않는 남.북극 지역의 크레이터에 1000만~3억t가량의 얼음이 존재한다. 달에선 매질 역할을 해줄 대기가 없어 소리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하려면 통신장치가 필요하다. 지구에서 본 달의 시지름(겉보기 지름)은 태양과 비슷한 약 30분(각도를 나타내는 단위, 60분=1도)여서 개기일식과 개기월식 현상이 일어난다. 달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므로 태양빛이 닿는 부분만 빛을 발한다. 따라서 태양.달.지구 세 천체의 상대 위치에 따라 달의 빛나는 부분의 형태가 달라져 보인다. 달에는 인체로는 느끼지 못할 정도의 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화산 활동도 나타나는데 아주 약하다. ◆자전과 공전주기=달은 천구상을 동쪽으로 매일 약 13도씩 이동한다. 따라서 달이 동쪽 지평선에서 올라오는 시간은 매일 약 52분씩 늦어진다. 달이 동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달과 태양이 이루는 각(이각)은 0도부터 360도까지 연속적으로 변한다. 이각이 0도일 때 달은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있으며, 달이 지구에 면한 쪽에서는 햇빛이 비치지 않으므로 지구에서는 볼 수 없다(삭이 된다). 이각이 90도→180도→270도를 이룰 때를 각각 상현.망.하현이라고 한다. 태양을 기준으로 달은 지구를 공전하는 데 약 29.53일 걸리는데, 이 주기를 삭망월이라고 한다. 달은 지구를 공전할 뿐 아니라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한다. 그러나 자전주기는 매우 느려 항성(붙박이별)을 기준으로 할 때 공전주기(27.32일)와 같다. 지구에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는 이유다. ◆달에서 바라본 지구=달에서 보는 지구는 지구에서 보는 달보다 네 배나 크며, 습기를 머금은 대기에 둘러싸여 있어 청색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태양과 별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그런데 지구는 달의 하늘 한 모서리에 걸려 움직이지 않으며, 태양과의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초승달처럼 됐다가 다시 보름달처럼 되기를 반복한다. 또 지구가 자전하면서 구름과 육지.바다의 모습이 신비롭게 변한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조종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