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100년으로 훌쩍 넘어간다. 지금과는 다른 교실 환경에서 공부하는 쌍둥이 형제 중의 한 명인 이코 M-0427은 루소의 교육관에 의해 양육되고 있는 가상 현실 속의 또 다른 쌍동이 형제 에밀을 만난다.
이코 M-0427가 살고 있는 서기 2100년은 국가의 목적에 의해 철저히 양육되고 있는 시스템 교육이 펼쳐지고 있다. 가족 이기주의라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탁아소에 길러 진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기계적으로 학습을 강요 당한다. 과거의 교육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밝혀내 완벽한 교육으로 키워내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시기이다.
반면 가상 현실 즉 루소의 교육관에 의해 만들어진 18세기 마을에서 양육되고 있는 에밀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학습하고 에밀의 특성을 잘 알고 단계별로 접근해 가는 앙리 선생님의 돌봄 속에서 자란다.
컴퓨터 시스템 환경의 비밀을 알고 난 이코와 에밀은 서기 2100년과 18세기를 넘나들며 서로의 특징을 알아간다.
루소는 비롯 자신이 낳은 자녀 다섯 명을 고아원에 보낼 정도로 자신의 이론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지만 루소의 사상적 이론은 후대에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쳤다. 페스탈로치, 존 듀이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루소의 생각을 현대 용어로 말하자면, 학생 중심의 자기 주도적 탐구 학습과 인성 교육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생각은 서머힐을 비롯한 혁명 전 대안 학교의 교육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세기에 퍼지기 시작한 열린 교육 운동도 루소의 교육 이념과 맥이 닿아 있다. 대안 교육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공교육에서도 루소의 교육 이상은 구현돼야 할 목표로 엄연히 교육 현장에 스며들어 있다.(187)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 원래 자연 상태의 인간은 선하지만, 제도를 통해서 인간이 악해진다고 생각했다."
"외부에서 지식을 주입해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소질을 드러나게 하는 교육,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질을 계발하는 교육을 중요시 했다."
"아이는 스스로 준비가 됐을 때 비로소 배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
"최고의 교사는 아버지다. 교육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개인의 행복을 이룬다"
"아무것도 안 가르친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정해 준 성장의 순서에 따라 교육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나쁜 일을 하지 않는 한 완전히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낫다"
루소의 저서 <에밀>은 당시 사회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종교관과 교육관을 담고 있었다. 파리 의회에서는 이 책을 압수하고 루소에 대해 체포 명령을 내렸다. 이 일로 루소는 파리를 떠나 유럽을 전전하며 도망을 다녔다. (117)
루소는 에밀이 배워야 할 것들은 선생님이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에밀 스스로 요구하고 추구하고 발견해 내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배우려는 욕망이 생길 때 그래야 배움이 즐겁고 효과가 있다고 했다.(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