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의 거룩한 삶과 사랑, 상업주의로 훼손되지 않길 "이태석 신부님은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아버지요 스승이며 친구로서 자신의 삶을 다 바친 하느님 사랑의 표지이자 선물이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이름과 삶을 사사로운 목적에 이용하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합니다."
지난 1월 선종 2주기를 맞은 이태석 신부와 관련, 6일자로 공지문을 발표한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남상헌 신부는 "이태석 신부님 선종 1주기, 2주기가 지나면 이 신부님 삶과 영성에 대한 상업적 훼손이나 추모사업 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여겼는데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 신부의 삶과 영성이 상업주의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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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남상헌 신부. |
남 신부는 특히 "이 신부님 선종 이후 그의 삶을 다루는 방송물과 영화, 책, 공연물이 경쟁하듯 제작되고 그의 이름을 내세워 모금하고 제반 사업을 펼치는 단체나 재단까지 설립되는 것을 보면서 더는 세상의 자정 능력에 기대 침묵할 수만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삶의 원천과 기반, 즉 살레시오회 영성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생략된 단편적 평가나 과장, 세속적 영웅 만들기는 그의 진정한 가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남 신부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님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시며 자문을 해주셔서 살레시오회 수도자로서 '톤즈의 돈 보스코'로 살다간 이태석 신부님과 관련한 공지문을 내게 됐다"며 "진정으로 이 신부님을 기리고 고인의 뜻을 펼쳐나가고 싶다면 살레시오회의 승인을 얻어 활동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남 신부는 살레시오회 한국 관구 안에 '이태석 신부 관련 특별소위원회'를 구성,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처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이 신부 선종 이전과 이후, 교회 안팎으로 나눠 대응한다. 선종 이전에 이 신부 뜻에 따라 만들어진 수단장학회와는 지난해부터 협력관계를 이뤄 영성담당이사로 살레시오회 수도자를 파견하고 향후 정관 개정을 통해 장학회에 이 신부의 삶과 영성을 심어나가고 지원내역에 대한 검증과 활동의 공신력도 확보키로 했다. 이 신부 선종 이후에 이뤄진 교회 안팎 방송ㆍ영화ㆍ책ㆍ공연물 제작과 관련해선 자료제공이나 감수, 협의 과정을 거쳐 사안별로 대처하되 살레시오회 영성을 올바르게 전파하고 하느님 나라를 이뤄나간다는 원칙에 따라 협력키로 했다.
남 신부는 "이번에 나온 공지문과 관련된 모든 일들, 예를 들어 계약이나 협력관계 구축은 앞으로 이태석 신부 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이제는 저희 관구에서도 이 신부님이 꿈꾸던 세상과 영성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 뜻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울지마 톤즈'라는 이름으로 제작되는 뮤지컬도 감수 과정을 거쳐 제작키로 했고, 남수단 수도 주바에 세워지는 이태석 신부 기념병원도 이 신부님의 뜻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운영세칙을 만들기로 수출입은행측과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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