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소 : 약사암
일 시 : 2023.05.11(목) 10:00
참 가 : 강공수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윤상윤 이용환 장후부 정원길 등 10명
불 참 : 김상문(통신대 시험공부) 윤정남(부인 병상 대기) 등 2명
회 비 : 100,000원
식 대 : 74,000원(장어탕 6, 애호박 찌개 3, 김치찌개 1 등 8만원 중 이정훈 선배의 막걸리 2병 6,000원 감액)
금일 잔액 : 26,000원
이월 잔액 : 497,000원
총 잔액 : 523,000원
부곡정에 모인 친구들은 8명(강공수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윤상윤 이용환 등)이 모여 10시에 산행을 시작하였다.
지난 주 윤상윤이 내자의 수술 때문에 결석을 하였는데 결과가 궁금하여 자초지종을 물었다.
부인이 처음에 2~3년 전 팔뚝이 부러졌을 때 예사로 넘겼다가 이어서 또 다른 쪽 팔뚝이 부러졌다 한다. 그제야 그 원인이 골다공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등산 중에 물 묻은 가랑잎에 미끄러져서 발목이 부서지게 되었고, 거기에 철심을 박고 깁스를 하였다 한다. 그런데 철심 박은 부위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아파서, 이번에는 다른 병원에서 철심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다 한다. 결과는 아프지 않게 되었으니, 참 잘 된 일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믿지 못할 아무 병원에서나 수술을 해서도 안 되며, 또 병원은 환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책임을 다 해야 함을 입증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들은 어떤 병원이 믿은 수 있는 병원인지 쉽게 식별할 수 않는가? 모든 병원과 의료인들은 고객인 환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각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산행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다. 덥지도 춥지도 않았을 뿐더러 비가 내린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숲에서 뿜어내는 여러 가지 기운(氣運)들이 촉촉이 우리들의 폐부로 함초롬히 스며들어와 우리 몸의 내부를 완전히 청소(淸掃)해 주는 느낌이었다. 이런 맛에 산에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절간이나 명소에서 우리는 간혹 세심당(洗心堂)이라는 집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세심당(洗心堂)이란 뜻은 ‘마음을 깨끗이 하는 곳’이다. 어떻게 마음을 씻는단 말인가? 물이 철철 내려가는 소리를 들으면 우리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 증심천(證心川)의 물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정말로 깨끗이 정화해 주는 느낌이었다. 물소리뿐만 아니라 바람이 대나무 밭을 지나가면서 내는 서걱서걱 내는 소리나, 새소리도 그런 부류일 것이다. 또 피리 같은 관악기에서 나는 소리나 아련하게 들리는 노래 소리에서도 우리는 힐링을 받는다. 그래서 마음을 정화(淨化)해 주는 소리를 통틀어서 음악(音樂)이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공자(孔子)도 음악을 중요시하여 악기를 연주한 악사(樂士)이기도 하였고, 시(詩)를 중요시하여 시인(詩人)이기도 하였지 않는가?
어느덧 약사암에 도착하였다. 월전(月田)은 음양탕을 만들어 마셨지만 나는 오늘은 그냥 청량(淸凉)한 석간수(石間水)를 그대로 마셨다. 온몸이 이번에는 물로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종무소에 들러서, 지난 주, 이용환에게 떡을 주어서 우리들이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지난 주, 확인하지 못한 흰 꽃 피는 나무가 스마트 폰 식별 얩을 통해 층층나무임을 확인하였다.
의재(毅齋) 미술관 앞에서 춘설헌(春雪軒) 차 시음회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박하차를 얻어 마셨다. 차가운 박하차가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산행으로 뜨거워진 우리의 근육을 시원하게 온도를 낮추어 주니 역시 기분이 저절로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기 의재미술관의 자리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작은 연못이 있었고, 그 오른쪽에는 삼애장(三愛庄)이라는 여관(旅館)이 있었는데, 그것을 헐고 지금의 의재(毅齋)미술관을 지은 것이다. 아마 의재선생이 즐겨 마셨던 춘설차(春雪茶)를 더욱 발전시키고 광고하기 위해 젊은이 들이 나서서 시음회(試飮會)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좀 더 내려오다가 늦게 올라 온 정원길과 합류하였는데, 그가 오늘 육 공주를 둔 딸부자였던 이호창의 부음을 알려왔다. 그는 송정리 출신으로, 자기는 광주직할시 이후 줄곧 광산구에만 근무하였다가 교감과 교장으로 승진한 사람이 우리 동창생 중 유일한 사람이라고 항상 자랑스럽게 말한 친구였다. 그리고 노후의 치매 예방과 건강증진 운동으로 사교춤을 추어 온 사람이었는데 지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하직하고 만 것이다.
어제는 김재복 친구가 부인상을 당했다는 부음을 들었는데 오늘은 동창생의 부음을 듣게 되니, 나를 포함한 우리 친구들에게도 죽음의 그림자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알아차리게 되었다.
음악정자에 모여서, 지난 주 기습곡인 <과수원길>을 JBL 불루투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프라노 김치경의 노래에 맞추어 두 번을 불렀다. 다음에는 금주의 노래로 박홍근 작사, 권길상 작곡의 <모래성>을 불러보았다. 하지만 생소한 노래여서 얼른 익숙해지지 않았다. 역시 소프라노 김치경의 노래를 따라 불렀지만 잘 안 되었다. 작곡가 박홍근(1919~2006)은 함북 성진에서 출생하여 1·4후퇴 때 월남하였고, 한국아동문학 활동에 전념하다가 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한 사람이다.
점심을 먹으면서 다음 주에는 장성군에서, 5월 19~21일(3일 동안) <황룡강 (홍)길동무 꽃길축제>가 열리는데, 우리는 축제가 열리기 전인, 다음 주 목요일인 5월 18일 10시에 광주예술회관 후문에 모여서 가기로 합의하였다.
또 13회 이정훈 선배가 막걸리 두 병을 마시라고 주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