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불타는 정치
윤 범 식
올해 여름은 유난히 뜨겁다.
여름의 시작 6월이 오기도 전에 봄과 여름을 가르는 틈새를
훌쩍 뛰어넘은 더위가 빨리 찾아왔다.
아마 지구 온난화가 가져다 준 열기 탓일 게다. 때문일까
계절 감각을 이즌 나무들이 시도 때도 모르고 제 멋대로 꽃을 피운다.
하얀 겨울 양지바른 울타리에 노랗게 고개 내민 철없는개나리꽃처럼
그렇게 일찍 찾아왔던 올해의 봄은, 열흘이나 넘게 먼저 벚꽃을 피우고
아까시아 꽃향기에 취해볼 겨를도 없이 달음박질쳐 싱그러운 초록을 금세 진녹색으로 변신시키며 더위를 몰고 와 6월 한 달 내내 촛불을 달구고 7월 문턱의 폭염은 전 국민들의 몸과 마음마저 태우고 있다.
빨리 온다던 장맛비라도 한바탕 시원하게 쏟아져 뜨거운 열기를 잠시라도 식혀주었으면 좋으련만 어리석고 죄 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는 땅이어서인지 마른장마속 더위만 이어지는 요즈음이다.
문득 먼 나라 도시 두바이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보다 엄청 뜨거운 열사(熱砂)의 땅위에 지금 막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창조를 낳고 있다. 신이 가져다 준 기적이 아니다. 우리 보다 소득이나 지식수준이 높고 인재들이 많아서가 아니다. 고루 잘 살고 있어서도 아니다.
단지 사심 없이 나라의 먼 장래만을 내어다보고 천지개벽이라 할 만한 업적을 쌓고 있다.
이는 훌륭한 지도자 한사람이 뛰는 모습을 믿고 바라다보며 현재의 고통쯤은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대다수 국민이 있다는 오직 그것 하나가 우리나라 국민성과 다를 뿐이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시작된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는 대다수의 많은 우리국민의 몸과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집회에 참가하는 이유를 저마다 변명한다. 공통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처음 시작해 선거 막바지에 불거진 BBK사건, 야당의 공격, 인수위의 오만, 함량미달의 각료들과 비서진의 비도덕적인 치부에 대한 서민들의 반감, 국가를 큰 기업체 운영정도로 보고 열심히 앞장서 뛰면 될 줄 알았던 대통령의 정치력, 선명하지 못했던 총선 공천 과정의 잡음,
정권을 뺏긴 측과 현 정부를 지지하지 아니한 계층에 대해 친화적이지 못한 포용력 부족, 직장 없고 살기 힘든 사람들의 일자리 마련에 앞서 추진하려든한반도 대운하 계획에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빌미제공, 부시와의 만남 일정 때문에 일찍 서든 쇠고기 수입협정과 광우병에 대한 국민과의 짧은 소통기간이 빚은 몰이해 가운데, 특종 한건을 터트릴 의도적 한탕주의식 PD수첩의 선동적인 광우병 보도가 불러 온 촛불시위, 이에 편승한 온갖 불만세력들이 망둥이 날뛰듯 한 것, 이는 적어도 세계10위권 국가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없는 불법 난동은 마치 먼 후진 국가에 폭도들을 새로 보는 듯했다.
사전 계획된 각본처럼 시위대 속에 어린이를 태운 유모차와 주부, 초등학교학생, 소풍 나온 것처럼 삼삼오오 들러 앉아 잔을 돌리는 술판,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의정치를 무색하게 하는 야당의원들의 시위 행태,
천주교 정규직제에도 없는 정의사회구현사제단의 거리미사, 이에 질세라
뛰어 나온 개신교 목사들과 법당을 지켜야할 승려들,
국가의 존폐위기 때가 아니면 종교가 정치에 끼어들어 분쟁을 일으키면
나라의 큰 재앙을 불러온다는 역사적 교훈도 모르는 무식한 성직자들인가,
매년 춘투다 하투다 하며 노조의 불법 파업은 기업이 망하면 같이 망하고
나라마저 어렵게 만드는 줄 모르고 한노총이다, 민노총이다 하며 노조집행부가 파업을 유도 시위대와 합세 선동한다. 참교육에 앞장서겠다는 전교조는 제자들을 쇠뇌 시켜 좌익 편향 쪽으로 물들여 가고 있다.
이 나라가 정령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인민공화국인지를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부패공화국, 당쟁공화국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어서 큰 비라도 펑펑 쏟아져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될 많은 잡것들을 모조리 쓸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희망의 새싹 새로운 국운이 다시 돋아나도록 모든 국민이 자성하고 이성을 되찾을 때인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