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기 중반 불가리아에서 시작된 '카타리 이단'이 무역로를 따라 이탈리아 북부와 프랑스 남부로 건너가면서 프랑스
툴루스 지방의 '알비'에 전해졌습니다. 알비파 이단은 이원론에 바탕을 두며 '영혼은 선하고 물질은 악하다. '라고 주장
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물질과 인간의 육체는 하느님과 반대되는 것이기에 물질의 유혹과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서
만이 구원에 이를 수 있으면, 인간의 영혼도 육체로부터의 해방을 통해 가능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는 '말씀이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의 육화 신비와 육신의 부활 교리에 대한 부정이며, 물과 포도주, 빵과 제구를 사용
하는 가톨릭의 성사와 미사의 거부로 이어졌습니다. 철저히 금욕적인 생활을 추구하며 엄격한 계율을 지키던 알비파
이단 추종자들은 당시 사람들에게 존경받았고. 점차 이단에 빠진 이들은 교회를 떠났습니다.
이런 일들로 고통받던 '도미니코 성인'은 툴루즈의 숲속에서 사람들의 회개와 알비파의 소멸을 위하여 눈물의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때 성모님께서 세 천사를 대동하시어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도미니코, 신약의 기초가 되는
'천사의 인사말'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걸 아십시오. 완고한 저들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리기를 원한다면, 나의 '묵주
기도'를 전하십시오." 이 말씀에 위안받은 성인이 곧장 대성당으로 달려가자, 천사들이 종을 쳤습니다.
그 종소리를 듣고 몰려든 사람들에게 성인은 묵주기도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파하였고, 그 말씀에 강복한 사람들은
묵주기를 바치며 잘못된 생활방식을 끊어버렸습니다. 그 후 성인은 1215년 설교자들의 수도회인 도미니코 수도회를
설립하고, 마리아의 사도로 살았습니다.
한편 1571년 이슬람 세력인 오스만 제국이 유럽 사회를 잠식하려 하자, 교황님과 인근 국가 왕들은 도미니코 성인의
축일인 8월 8일에 '신성 동맹'을 맺고, 전 세계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를 바쳐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그 결과 10월 7일을 '승리의 모후 기념일'로 제정하는 칙서를 발표하며,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정합니다.
그 '승리의 모후 기념일'은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이 바뀝니다.
이렇게 교회가 위험에 처하고, 힘든 일을 겪을 때 묵주기도는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신앙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복음적 가치를 저버리고 싶은 유혹이 들 때, 묵주기도는 그 수많은 어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영적 무기가 됩니다. 묵주기도 성월을 보내며 이제껏 나의 묵죽기도가 단지 10번의 성모송으로 단수를 채우고, 활동
보고의 숫자를 높이기 위해 숙제처럼 바치는 형식적인 기도는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묵주기도아 현세의 유혹
을 이겨내는 강한 무기임을 기억하며, 묵주기도를 통하여 복음적 가치를 추구하며 예수님의 뒤를 따를 수 있는 힘을
길러 나가면 좋겠습니다.
2024년 11월 3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