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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甲骨文)에 보이는 광(光)은 얼굴을 오른쪽으로 한 채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과 머리 윗부분에 불(火)의 형상이 합쳐진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금문(金文)에 이르러 불(火)의 형상이 간략해지는 대신 두 개의 점으로 불빛을 나타내었고, 소전(小篆)에 이르러 대략 오늘날과 같은 형태(光)가 갖추어졌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도 '밝다'[光, 明也]라고 하였다. 불빛은 사방으로 퍼져 어둠을 환하게 밝혀준다. 어두울수록 더욱 빛나는 광채(光彩), 광휘(光輝)는 주위의 등불이 됨은 물론 자신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영예로운 빛(榮光)이 되기도 한다. 풍광(風光)과 광경(光景)이 그렇다. 밝음과 어둠은 낮밤으로 쉼없이 교차하며 말없이 흘러간다. 인간이 누리는 시간과 세월(光陰), 시절(時光)도 그처럼 말이 없을까? 소동파(蘇東坡)는 세월을 화살에 비유하였고[光陰如箭], 이백(李白)은 영원한 길손[光陰者, 百代之過客]이라 하였다. 새벽은 기어이 다시 오고야 말듯(旦復) 이 날이 사십년, 긴 어둠을 지나 빛을 다시 본 날이었다. 기어이 보시려던 그날은 오늘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 햇빛이 온누리에 고루 미치는 광천화일(光天化日)이었으리라.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