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호센터 하원차량이 도착하자마자 아예 집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바로 차에 태워 성산일출봉 주변 지질트레일 걷기장소로 갔습니다. 지난 주 광치기해변 걸으면서 CBS 표준FM 오후 4시에 진행되는 유영석의 팝콘이라는 음악프로 게시판에 광치기해변 너무 좋다고 소개글 올렸더니 그 내용을 오늘에서야 읽어줍니다.
두어번 제주도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렸는데 사연이 독특한 지 대부분 읽어주곤 합니다. 관광으로만 며칠 다녀가면 알기 어려운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대한 정보는 이런 식으로 알려주어도 좋겠지요. 그런데 유영석의 팝콘 음악프로 정말 재미있습니다. 잘 몰랐던 그의 유머러스한 기질이 프로그램 진행하면서 여실히 드러나고, 이 음악방송을 듣는 청취자들까지 가세하여 아제개그판이 되곤하니 걷다가 혼자 배꼽잡는 일이 많습니다.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운동길나서니 짜증낼만 하기도 한데 두 녀석 모두 싱글벙글, 얼굴들이 보기좋습니다. 준이는 경기약물 효과가 제대로 자리잡으면서 진정 밝아지는 얼굴을 참으로 오래간만에 접하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 고약하게 찌푸려지고 뭔가에 사로잡힌 듯 허공을 때리던 표정이 많이 거두어지고 특유의 살가운 기운들이 되살아 나고있습니다.
가자면 가고, 서라면 서고, 앉으라면 앉고 이렇게 말 잘 듣던 준이였던지라, 어깃장놓기 일쑤였던 작년부터 올해초 준이의 증세들은 심히 걱정되는 바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신호들이 잡히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사진기록들이 그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대로 얌전히 지나가지만은 않겠지만 태균이가 겪었던 것에 비하면 빠른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강원도는 폭설이 내리고 육지는 비가 온다고 하는데 제주도는 희미한 황사와 함께 바람이 요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사진찍는데 바위 위에 잠시 섰더니 바다쪽으로 날려 빠질 것 같은 세기로 불어댑니다. 그 와중에 굵은 빗방울도 흩날리고...
그래도 일출봉 일대 유채꽃밭의 유채는 만개할대로 만개해있고 유채밭길 사이도 열심히 비집고 다녔습니다. 예전같으면 거부하고 시도하지도 않을텐데 열심히 함께 해주는 준이상태가 고마울 뿐입니다. 주간보호센터 가기에 이제는 주저함이 없는지 태균이 표정도 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체중감량을 위한 오후의 운동시간이 충분하도록 일조시간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뒤처져온 태균이가 조금이라도 더 걸을 수 있도록 차를 빼서 주차장 더 안쪽으로 가버렸더니 자기를 두고갈 새라 득달같이 달려오는 태균이 표정에 웃음이 가득! 웃는 얼굴은 마음상태를 충분히 반영하니 아침 등원길마다 손가락걸며 약속 한가득, '화내지 않아요! 많이 웃어요!' 약속지키기 오늘도 성공인 듯 합니다.
첫댓글 순조로운 모든 상황이 선물 같습니다.
특히 준이가 산책에 잘 적응하니 큰 짐을 벗은듯 합니다.
태균씨의 벙글웃음 얼굴은 정말 좋네요.
대표님, 간절기 감기 접근 마라고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