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오른 두 여배우의 숨막히는 연기 대결>
연극 스트립티즈의 가장 압도적인 볼거리는 두 여배우의 연기 대결이다. 완숙한 연기력으로 한 치의 느슨함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긴장감으로, 때로는 유머로, 때로는 진지함으로 관객들에게 승부를 건다. 마치 전원일기의 김혜자와 김수미처럼, 사랑이 뭐길래의 김혜자와 윤여정처럼, 상반된 색깔의 두 여배우가 불꽃 튀기는 연기를 펼쳐 나간다.
주제의식 역시 낯설면서 낯익다. 거대한 구조와 폭력 속에 각각의 개인들이 어떻게 행동하며 결국 어떻게 굴복하는지, 멀게는 권위주의적 전체주의 상황의 우화이지만 현대 신자유주의 사회에 대한 폭로이기도 하다. 애써 자유롭다고 자위하는 사람과 나름대로 저항해보는 사람까지 결국은 가진 것을 다 털리는 스트립티즈의 운명일 수밖에 없다는 부분은 과거이지만 현재이며 미래의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번역체의 대사이다. 이념적인(다른 말로 입만 싼) 주인공들의 상황을 표현한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원작을 글자 그대로 번역한 대사가 많아서 쉽사리 관객들에게 의미가 전달되지 않았다. 오히려 중후반부의 구어체 대사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더 높아지고 몰입도도 깊어졌다는 점은 외국 원작 작품을 연출할 때 조금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첫댓글 우왕 하고 두번 읽었습니다 +ㅁ+ 감사한 후기 기억하며 남은 공연도 화이팅 하겠습니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