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핫핑크돌핀스에서 새로 활동을 시작한 유귤이에요.
어젯밤 서울에서 비행기를 탔어요. 튀긴 음식의 냄새, 별보다 밝은 전깃불, 매끈한 우레탄 바닥을 뒤로 하고 제주로 왔어요. 짧게 자고 일어나서, 갓 끓인 현미차보다 따뜻한 환대를 하는 활동가를 만났어요. 제주엔 집에 뱀과 지네가 나오곤 한다는데, 무섭지만서도, 먼저 살고 있던 비인간 주민과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해요.
점심땐 바닷가에서 남방큰돌고래 여러 명을 봤어요. 어째서인지 울음이 나오려 했는데, 첫 만남부터 눈물을 보이면 부담스러울까 봐 꾹 참았어요. 나지막이 인사를 건넸어요.
돌고래의 몸으로 사는 느낌이 궁금해졌어요. 저는 수영하려면 한껏 힘을 들여야 하는데, 돌고래는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손쉽게 나아가겠지요. 꼬리와 지느러미가 달린 기다란 몸을 꿈틀거리며 헤엄치는 감각은 어떨까요? 물의 흐름과 온도를 얼마나 민감하게 느낄까요?
저는 핫핑크돌핀스에서 다른 몸, 다른 의식을 상상해 보려 해요. 현무암과 수국과 갈매기와 연산호와 진돗개에게 꾸준히 인사하고 친구가 되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가장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식을 고민할게요.
핫핑크색 점프수트를 입고 인사드려요. 잘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