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아침 10시... 기상
이건 말도 안 되는 시간이지요.
아침 7시면 저의 집은 밥 먹으라는 소리가 모닝콜입니다.
고3이 있는것도 아니고
새벽같이 나가 일할 사람이 있는것도 아닌데
7시부터 밥먹어~~밥먹어~~ 엄마의 목소리가 저를 깨웁니다
남들과 틀리건 일어나 일어나가 아니라는 거죠
세수도 안하고 부시시해서
눈도 안 떠지는데
물한모금 마시고 밥상머리에 앉습니다.
어떤분들은 일어나자 마자 밥을 어떻게 먹냐고 하는데
이것도 습관되니까 되더라구요
처음에는 부모님과 한끼라도 식사를 하자는 깊은 효심에서
억지로 먹었는데 이제는 완전 자동입니다.
눈뜨고 일어나
식탁에 탁 앉아서 물한모금 먹고 바로 식사.
식사가 끝날때 쯤 잠이 깹니다.
이런 식습관을 가진 저로서
10시에 기상은....꿈과같죠!!
일어나자 마자 모니카 전화기를 집어들고
허스키한 목소리롤 로비에 전화를 걸어
어쩌구 저쩌구...~~~
그랬더니 체크아웃 4시까지 가능하답니다.
ㅋㅋ 사교성의 위력을 보았지요. 역시 다년 본 년이 뭘 압니다.
으으윽....더 버텨 더 버텨... 12시 까지 자고 나가자...이랬는데
이게 또 습관이라 한번 눈 뜨고 나니까 잠이 안 오데요
일어나서 커튼을 젖히는데
우와~~우와~~ 우와~~ 감동 한 100배쯤 됐습니다.
저는요 파타야 바다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습니다.
자주 오지도 않았지만
낮에 이렇게 경치좋은 곳에서 파타야 바다를 볼 줄이야.
이상하게 왜 항상 저는 파타야 바다를 밤에만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파타야 주위는 완전히 유흥가고 바다는 땟국물이고
이게 저의 파타야 이미지였는데
높은곳에서 파타야 바다를 보자니 그것도
10시의 푸르른 태양밑에서 ㅋㅋㅋ
저 끝까지 보이는 푸르른 바닷빛하며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하며
아~~ 나 해외나왔구나. 아~~나 해외사는거 맞구나...
파타야의 푸르른 바다여~~ 진정 여기가 파타야란 말인가?
저 정말 놀랬습니다.
나름 멀리서 보는 파타야 바다는 볼만 하더라구요
맥주집 달력에 있는 그런 초록빛 바다빛에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어찌나 휴양지 같은 느낌을 들게 하던지
기분이 너무 너어~~무 좋은 나머지
국민체조도 아니요 에어로빅도 아닌
정체불명의 춤을 마구마구 추었답니다.
왜 그런기분 있잖아요
막 즐거워서 방방뛰고 싶은....
그 기분에 춤을 추었는데 자다 말고 저를 본 모니카
미친듯이 웃으며 한마디 합니다.
모니카 : 야 누가 보면 미친년 널 뛰는줄 알겠다.
미국에서 온 것이 어찌나 이런 말은 잘도 아는지
슬슬 준비하고 나와서
비이취로 갔습니다.
물 공포증이 있는지라. 뭐 수영장에서 놀 생각은 못했구요
그것보다 수영복도 없고 일단은 급하게 내려온나머지
아시죠!복장상태
절대 바닷가와 어울리지 않는 복장
일단 상의는
검정 긴팔 면티
사무실에 있음 에어콘 때문에 얼어죽을거 같아 전 항상 긴팔을 입습니다.
하의는
발도 안 보이는 까맣디 까만 발목까지 오는 검정치마.
근데 일둘의 궁합이
완전... 초 현실 주의라고나 할까?
한 마디로 해맑은 바닷가와는 너무 동떨어진 상갓집 분위기라는거....
이렇게 차려입고
바닷가를 나가니 이건 뭐랄까...
정말 장례식장에 꽃무늬 원피스 입고 결혼식장에 장례식복 입듯이
이 언발란스란 장소 초월, 시간초월, 패션감감 초월!
남들은 다들 비키니 수영복에
하늘하늘 샤방샤방한 비치웨어를 입고 있는데
무슨 병있는 사람도 아니고 시간되면 약 먹어야 할 사람도 아닌데
(이때는 수술전이라 그랬습니다. 아~~~이렇게 될줄 모르고 ㅋㅋㅋ)
팔은 올라가지도 않는 타이트한 긴팔에
검정 꼬깔모자 하나쓰고 빗자루 들고 다니면 딱일 그런 분위기
하여간 잠깐동안이지만 시선 쫌 받았습니다.
남들 같으면 그 자리에 있지 못했을......
왠만큼 해야 그것도 버티지 이 정도면 정말 초특급 언밸런스.
아마 옷 다 벗고 속옷만 입고 있음 그게 더 잘 어울렸을
그러나 루디 굴하지 않고 꿋꿋이 바닷가에 버텨봅니다.
작렬하는 태양을 피해 파라솥 밑에 자리를 잡고
'아저씨~~ 코코넛,코코넛, 옌옌(차가운) 프리즈~~' 를 외쳐봅니다.
그러고는 뭔가 좀 있어보이게 가방에 있는 시집하나 꺼내서 읽습니다.
(제가 뭐 시 읽는 낭만소녀? 는 아니고 단지 책이 얇고 가벼운지라...)
아 눈부신 태양아래 모랫바다 위에서의 독서라...
남들이 보기엔 참으로 낭만적인데
왜 하필 한권 들어있는 시집이
낭만줄줄. 사랑애절.가슴아픈 이별...뭐 이런게 아니라.
사회비판. 부르주아 타파의 사회저항시였던지
최영미의 돼지들에게 라는 시집이었는데
제가 뭐 운동권도 아니고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난 단지 최영미를 좋아라 해서 사기는 했는데
원하는 바는 아니라... 아~~ 이거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도
일단 샀으면 읽어야 하는지라..
그 시집 한권을 그 자리에서 4,5번은 읽은거 같습니다.
그중 가장 낭만적이고 가장 로맨틱한 시가 이거였습니다.
기억력 암기 2일이면 백지상태가 되는 저도
이 시 만큼은 기억이 납니다.
영혼과 육체에 관한 문답
최영미
A: 넌 왜 그 남자를 사랑하는 거니?
B: 난 그 남자의 영혼을 봤거든. 그래서 그를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어
그가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일종의 연민의 정이지
A: 영혼이 뭔데?
B: 육체를 뺀 나머지
내 머릿속을 맴도는 글귀들
루디: "넌 왜 그 남자를 잊지 못하는거니?
루디: 나도 그 남자의 영혼을 봤거든. 그래서 그를 도저히 미워할수도 잊을수도 없어
그가 나를 잊었다고 해도.... 일종의 미련이지
루디: 영혼이 뭔데?
루디: 육체와 함께있는 것
잠깐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ㅋㅋㅋ
이렇게 바닷가에 앉아서 말도 안되는 옷차림과 당체 어울리지 않는 시집을 읽으면서
코코넛 3통, 옥수수 2개, 새우튀김1접시, 바나나 튀김1접시, 아이스 크림1개
하이네켄 1병, 한치 구이...등
눈에 보이는 지나가는 음식은 죄다 먹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때 모니카가 한마디 합니다.
모니카 : 좋다~~
루디 : 그지~~
모니카 : 멋있다~~
루디 : 그지~~
모니카 : 어리다
루디 ; 그지~~ 그지~~
우리는 친구가 맞나봅니다. 척하면 착입니다.
우리가 좋아하고 멋있다고 하고 어리다고 한건 바다가 아니라
핸섬보이 그것도 4명의 꽃다운 노랑머리 외쿡 청년들이 었습니다.
제 앉은 자리에서 아주보기 좋은 딱 2시 방향으로 다 쪼로록 앉아있는
윗통 살짝 벗어주시고 썬텐크림 바르시는데
바다보다 고 친구들이 더 멋있드랍니다.
ㅋㅋ 지지배 저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지요
어찌어찌 이 누나가 좀 발라주면 안될까나~~
마구마구 외치고 싶었지만 이 복장으로 다가서면 아마 도망들 갈지라
모니카와 저 뒤에앉아서 명화감상하듯이
둘다 말없이한동안 바라만 보았지요 ㅋㅋㅋ
이거 바닷가에 가면 남자들만 비키니 입은 여자 구경하는 줄 알았는데
가보니 사람이 이렇게 되더이다.
남 욕할거 없다고 하여간 눈은 즐거웠습니다.
고픈배를 쥐어잡고 (이리 먹고도 한국사람은 쌀알이 들어가야 밥을 먹은지라)
파타야에서 유명한 쌈밥집에서 점심 먹고 방콕으로 출발...
오랜만에 친구덕에 콧바람 쐬고 온 파타야 일기 였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그곳이 가고 싶네요
시원한 맥주하나 시켜놓고
해지는 석양을 바라보면
파라솔 밑에서 즐기는 파타야의 바다.
정말 최고입니다.
그 물이 아무리 더럽더라도
그곳에 멋진 남자가 없더라도......
첫댓글 그림이 보이는 듯 ~~~ 누군가에게도 추억이란 참 소중한 것닌가 봐요 제가 여기서 골드코스트와 선샤인코스트 해변을 구석 구석 다녀본 이것도 나중에는 추억이란 자리를 차지하게 되겠구나~~ 그런 생각 하면서 읽었어요 잔뜩 흐려 있는 가을 아침에 햇살에 부셔지는 눈부신 파타야 바다를 상상하며 ~~~
흐린날의 바다도 너무 멋진답니다. 천사님의 계신 그곳의 해변도 궁금하네요. 사뭇 한국과 태국과는 많이 다를듯한 바다~~~~ 천사님도 그 바다도 보고 싶어요
파타야의 푸른바다 사진과 함께 라면 더더욱 내가 파타야의 바닷가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더 심할듯..ㅎㅎㅎ 맛난글 잼나게 보았습니다. 바랄 상큼한 아가씨가 내 눈앞에 왔다갔다 하는 것 같은 상상을 해 봅니다. 언젠가 저 멋진 파타야 바닷가에 님처럼 파라솔 밑에서 한권의 책을 들고 지나가는 먹거리를 열심히 먹고 있을 자신을 상상해 봅니다.
상상하고 생각하면 이루어진다고 아마 곧 이쁜 오빠들 보면서 시원한 맥주한 병 들고 다니실 하빈님의 모습이 저도 상상이 가네요.
ㅋㅋㅋ..ㅎㅎㅎ..점심대신 쑥절편 씹어 먹으며.. 실실대고 있어요..
딴 사람들이 왜저러지??!! 하고 볼까봐 조심스럽게요~~
몇전전..가본 한나절의 파타야의바다가 생각나네요..행복해요~~~
ㅋㅋ 저요드식때는 뭐라도 드셔야 힘난답니다. 꿀 찍어서 많이 많이 챙겨 드세요 떡뽁이도 해 드시구요 떡뽁이는 안 좋아 하실려나?
스피디하고 톡톡 튀는군요! 바닷가의 언밸런스! 그리고 그 사상(?)냄새나는 시! 무엇보다 루디님의 머릿속에 맴도는 글귀들에 관심이 팍팍갑니다! ㅎㅎ 파타야 아직 못가봤는데 가면 왠지 어디서 본듯할 것 같네요! ^^
ㅋㅋ 아마 그 바다 가시면 그때랑은 너무 달라져서....제가 갔던 곳이 그곳이 아닙니다. ㅋㅋ
파타야 생각나네요..~~저도 보트타고 했었는뎅..
전 물공포증이 있어나 15년 넘게 태국을 왔다갔다 했는데 파타야 바다에 발 한번 안 담궈봤네요 담에는 어찌 발이라도 좀 담궈볼까나.
아련히떠오르는옛추억*^^즐겁고행복했던 파타야바다에서의추억~~그때의그시간들이그립게하네요...
추억이란건 시간이 지나면 더욱 애잔해지는것 같아요. 저도 다시 그떄 그 시간이 그립네요
멋지고 ~~통통 튀기는 아가씨네요. 아주 재밌어요. 맛있게 쓰시는 글...감사하고요. 루디찬닌글, 오늘 첨부터 다 읽었네요. 얼굴이 궁금해요. ㅋ 활력소를 주시니 다시 한번 고마워요,
제가 듣고 싶은 선망의 말 중에 하나가 미모의 작가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보신분들이 아무도 그런이야기를 안 하시는거 보면 얼굴은 별반 잘 생기지 못한 듯 합니다. 어디 지나가는 소심하고 작은여자 하나 있음 저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가집분위기에서 빵 터졌네요 ㅋㅋㅋ 일하는중 머리 안돌아가서 스트레스 쌓이고 있었는데 님 최고 !!ㅋㅋ
하하하 스트레스 날리셨다니 다행이네요 종종 스트레스 받으시면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