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폭풍은 두렵지 않다 / 성장이라는 단어로 맞서겠다”
마음이라는 섬에 우편을 배달하는 시인 이장근의 신작 청소년 시집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네 번째 작품으로 이장근 시인의 『잘하지는 못했지만 해냈다는 기분』이 출간되었다. 200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시는 물론 동시, 청소년 시,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이장근 시인의 다섯 번째 청소년 시집이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이장근 시인이 직접 그린 그림 아홉 점이 곳곳에 배치되어 특색을 더하고 있다. 현직 중학교 교사로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수많은 청소년들과 함께해 오며 시심(詩心)을 가르쳐 온 이장근 시인은 『잘하지는 못했지만 해냈다는 기분』을 통해 다시 한번 청소년들의 손을 마주 잡는다.
목차
1부 너에게 반했다
주의 사항
소
너에게 반했다
크리스마스이브
잡습니다
눈사람
자유롭게
어둠이 빛나는 밤에
사랑해
랠리
마음을 가진 품
틈탑
4호기
사진 제목
담과 사다리
2부 잠시 나에게 다녀오겠습니다
빠진 글자
화장은 과학이다
잠시 나에게 다녀오겠습니다
숨찬 말
사실 확인서
중력
내가 알아서 할게
전학생
바꿈바꿈바꿈
우주의 기를 모아
바이러스
삼총사의 삼 년 계획
마중물
바다로 가는 버스
괄호
3부 한 사람 두 사람 눈사람
행운
블루투스
한 사람 두 사람 눈사람
나에게 달렸다
기다란 기다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비의 마음
네가 내리는 역
화요일
시간은 금이니까
미로 탈출
이상한 잠버릇
아름다운 신호
벤치랑 나랑 구름이랑
동지에는 동지 하자
(x, y)
4부 마음 가계부
모르는 나
마음 가계부
빛나는 물결
만화 꽃이 피었습니다
홍길동의 후예
잠망경
우리의 소원
열림 버튼
홍시 마음
세수
행복한 순간
쪽잠
깁스
1%
시인의 산문
마음은 섬이 되고, 섬은 시가 되고
독서활동지
출판사 리뷰
승부를 내는 일보다
무승부를 지켜내는 일이
더 기쁘니까
마음은 랠리
오래 주고받는 거야
“폭풍은 두렵지 않다 / 성장이라는 단어로 맞서겠다”
마음이라는 섬에 우편을 배달하는 시인 이장근의 신작 청소년 시집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네 번째 작품으로 이장근 시인의 『잘하지는 못했지만 해냈다는 기분』이 출간되었다. 200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시는 물론 동시, 청소년 시,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이장근 시인의 다섯 번째 청소년 시집이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이장근 시인이 직접 그린 그림 아홉 점이 곳곳에 배치되어 특색을 더하고 있다. 현직 중학교 교사로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수많은 청소년들과 함께해 오며 시심(詩心)을 가르쳐 온 이장근 시인은 『잘하지는 못했지만 해냈다는 기분』을 통해 다시 한번 청소년들의 손을 마주 잡는다.
“시 없이도 살 수 있지만, 시가 있으면 삶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나는 힘들 때마다 시를 딛고 절망을 건넜다. 좋은 건 나눠야 한다. 밥 위에 얹어 주는 반찬처럼 제자들의 일상에 시를 얹어 주고 싶다.”(산문 「마음은 섬이 되고, 섬은 시가 되고」)
이장근 시인은 이번 시집이 ‘섬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마음이 섬 같을 때가 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다. 어쩌면 심장은 몸이라는 바다에 떠 있는 섬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섬을 품고 산다. / 섬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무인도라고 부른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살면 무인도가 아니니까. 내 심장에 내가 살고 있으면 되니까.”(「마음은 섬이 되고, 섬은 시가 되고」) 이장근 시인은 교사로서 끊임없이 제자의 섬에 찾아가고, 시인으로서 분주하게 독자들의 섬에 편지를 보낸다. 그 다정한 방문객의 마음으로 시집 곳곳에 이장근 시인만이 건넬 수 있는 따스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유난히 지난한 하루를 보내온 날에는 “그러니까 나는 / 내일이 갖지 못한 / 오늘을 살고 있는 거다”(「크리스마스이브」), 하고 싶은 것이 자주 바뀌는 불안정한 청소년에게 말해 주는 “바뀌면 안 되나요? / 꼭 이뤄야만 꿈인가요? // 꿈꾸는 동안 행복하다면 / 바뀌어도 좋아요 // 바꿈바꿈바꿈에도 / 꿈이 세 개나 있으니까요”(「바꿈바꿈바꿈」), 청소년기에는 유난히 더 어려운 인간관계에 고충이 있을 때 “내가 등을 대고 있으면 / 모두 등 같고 // 내가 안아 주고 있으면 / 모두 품 같다”(「나에게 달렸다」), 세상을 바꾸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해 주는 “뭔지는 모르지만 / 내가 뭔가가 된 것 같아 / 가만히 있는 세상을 / 내가 튕기는 것 같아”(「모르는 나」), 힘들고 지칠 때에도 곁에 누군가 있다고 일러 주는 “아무리 밤이 길어도 / 동지와 함께라면 건널 수 있다”(「동지에는 동지 하자」) 등이 그렇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그 경계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청소년들의 마음속에는 격랑이 인다. “술래가 된 것 같은 날이 많았다 / 세상이 나를 따돌리지도 않았는데 / 내가 세상을 따돌리지도 않았는데 / 세상과 나는 / 같은 편이 아니라는 막연한 기분”(「만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무 일이 없는데도 괜히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다가올 미래가 아득하게 불안하다. 이장근 시인은 결코 그것이 잘못되었다던가,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야말로 / 진짜 가난하니까”(「마음 가계부」) 쓸쓸하고 외로울수록 “나에겐 내가 있어서 // 뭐든 / 할 수 있다”(「1%」)고 다독인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 해냈다는 기분”(「소」)만 있으면 된다. 시집을 다 읽고 나면, 꽁꽁 닫혀 있던 섬 같은 마음은 어느덧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했던 마음을 꼭 안아 주는 시”(「마음은 섬이 되고, 섬은 시가 되고」)가 되어 서로의 마음에 항해할 채비를 갖춘 돛이 된다.
시인의 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내 주위에도 사람들이 많다.
앞에도 있고 뒤에도 있고 옆에도 있다.
그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옆이다.
누군가 내 옆에 있으면 든든하다.
친구와 함께 있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나도
누군가의 옆에 있는 것이 좋다.
특히 제자들 옆에서
시를 나눌 때가 좋다.
2024년 5월
이장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