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병 1호봉(2005.2.1.화~2005.2.28.월)
상병이 되어... 2005년 2월 1일 화(맑음)
드디어 상병 계급장을 새해 2월 1일부로 달았다.
그토록 염원하고 또 염원하던 육군 상병 계급이기에 기쁨이 대단하다.^^
이제 상병 생활 시작이라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으흐흐흐...
벌써 1년! 아듀~라고 외쳐야하는가! 벌써 1년여의 세월이 흘렀다니 부모님께서
늘 하셨던 말씀이 맞았음을 절실히 느끼고 실감하는 바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국방부 시계는 가고 심지어 거꾸로 매달아놓아도 잘가는 시계, 세월!
결코 조급하게 생각할게 아니었구나. 세월에 내 몸을 계속 맡겨놓으면 곧 병장 계급도
달고 내년 2월 달 경에 제대도 하게 될 것이다. 편지 계속 부모님께 많이 써서
부쳐드려야지하고 다짐해본다.
야전상의에 달린 상병계급장 두 개, 전투복 상의 가슴 팍에 처진 상병 계급장을 보며
한없이 기쁘고 자랑스럽다. 이제 작대기 하나만 더 달면 병장이다.
그리고 집으로.. 집으로 합법적으로 가도 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으샤.. 으샤..
참고 또 참자. 파이팅!
육군 상병 엄용훈!^^
2005년 2월 8일 화(맑음) 설날1일째(설연휴1일차)
을유년 '새해' 그리고 설날이 밝았다.
어디로보나 좋기만하고 기쁘기만 한 2005설일. 내년만오면 나는 전역이다.
그것도 두 달만 개기면(뻐기고 있으면) 집에 간다.ㅋ.^^
좋다. 어제 군에 간 두 친한 친구에게 군사우편을 썼는데 6,7장 씩 썼다. 받아봤으면
좋겠는데. 자대 일반전화는 도무지 안받는데 연유를 모르겠다.
속이 탄다. 왜왜 안받을까.. 무슨 일이 있는건가. 적잖이 걱정된다. 소식이 궁금하다.
어쨌든 오늘은 노는 날이고 먹을거리가 많이 나와 좋았다.
병사식당 메뉴 또한 마음에 든 날이었다.
군에서 맞는 두번째 맞는 민족의 대명절, 설!! 감회가 새롭고 무척 집에 가고싶다.
2005년 2월 9일 수(맑음) 2005 설일(설연휴2일차)
부대에서 합동차례를 지냈다.
부모님 생각과 집생각이 많이 나서 속으로 눈물이 났다. 눈물을 삼키기 어려웠다.
그래도 삼켰다. 소대원들에게 절대 내색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가장 뵙고싶다.
2005년 2월 9일 수(맑음) 설연휴 마지막 날
2005설날이 다가서 몹시 아쉽다. 사회든 부대에서든
노는 날이 최고의 기쁨을 주었었는데.. 이제 다시 다람쥐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지겨운 일과로 돌아가야 한다. 으.. 휴가도 매달 가는 것도 아닌데 어찌 견디나.
큰일이다.
지난번에 다녀온 휴가 후유증에 이어 명절 후유증까지..
엎친데 덮치면 난 뒈지고 말 것이다. 으.. 역시 마지막날이라 병사식당 메뉴도 한계가
있었다.
2005년 2월 15일 화(비) 호적상 출생일=내 생일
진짜 내 출생일은 성탄절 다음날인 12.26일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님 다음에 태어났으니
예수님 보좌관 급은 되지 않을까한다. 부처님 보좌관 급도 상관이없다. 겸하면 되지
않겠는가.^^ 성모마리아 보좌관 급도.. 공자 보좌관 급도.. 상관이없다.
모든 종교를 초월하는게 누구는 최선의 결과라고 말하지 않던가.
어쨌든 오늘은 내 생일이어서 소대원들이 회식자리를 열어 축하해주었다.
초코파이 케익('오리온 초코파이 정'제품의 초코파이로만 이루어진)을 처음 받아보았는데
기분이 아주 좋았다. 너무 고마웠다.
군에서 맞는 첫 축하생일. 평생 기억할 날이다.
2005년 2월 22일 화(눈,비) 군생활1주년기념일
내일이 2월 23일. 작년 이맘때 군입대한 날이다.
오늘로 군생활1주년기념일을 맞이한다. 벌써1년.. 군생활을 1년간이나 했다. 이제
군생활이 어떤건지 대강은 알 것 같다. 군생활은 이런 것이었던가...
감회가 새로워진다.
오랜만에 작년 이맘때의 수양록을 들춰서 지난 생활을 생각해보았다.
그 맘때에는 막 이등병 가땜(수작업 계급장 오바로크)을 양쪽 팔에 차고 자대에 대한 기대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가 꽉찬 머릿속 생각들로 채워져있었던 것 같다.
그때도 가끔 비가 왔는데 일년이나 지난 오늘에도 비가 오는걸 보니까 그때나 지금이나
많이 똑같다는걸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대보다 일년이 더 지났고 이곳 군대란 생활에 조금 더 익숙해졌고
내 몸과 마음가짐도 부쩍 성장했지만.. 그때와 똑같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집이 그립고
가족들의 얼굴. 반갑게 맞아주는 내 친들.. 이 모든 분들이 그립기만 하다.
2005년 2월 23일 수(맑음) 군생활 꼭 1년째
시간이 흐를 수록 이것저것 가닥이 잡혀가는 것 같다.
이것저것 내가 맡은 일에 최산을 다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내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 같은 스스로 무능력함이 들까봐 우려가 앞서지만, 그래도
해왔던대로 최선을 다해 맡은 임무를 열심히 해나갈 생각이다.
앞으로의 군생활, 언제나처럼 잘하고 활기차게 지냈으면 좋겠다.
군생활 한지도 꼭 1년 째를 맞는다.
그동안 깨달은 것도 많고 아직 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느끼면서 하루를
열심히 지내왔다.
그런 모습들을 다 간직하고 전역해서
자랑스런 아들이고 아빠가된 모습으로 집에가고싶고 훗날에 결혼해 아내와 예쁘게 살고싶다.
2005년 2월 28일 월(맑음)
밤에 TV시청이 --:--까지있어서 'KBS쾌걸춘향'을 보고 'MBC안녕,프란체스카'도 보았다.
신세대 감각의 춘향전 드라마 재밌었다.
특히 연예인 한채영님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2.1일자 기록(101쪽)~2005.2.28일자 기록(103쪽)
상병 2호봉(2005.3.1.화~2005.3.31.목)
2005.3.1.화(맑음)
물이 안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불편한 점들이 하나하나씩 느껴진다.
전기가 끊기면 어떨지.. 가스가 끊기면 어떨지..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마냥 바보같이 지냈다.
2005.3.9.수(맑음)
오늘이 친구 ---의 정기휴가 복귀일인데 그 친구 얼마나 괴로울지 안봐도 눈에 선하다.
얼마나 귀대하기 싫을 것인가. 그저 집에만 있고 싶을 것이다. '군대선배'인 나도 그랬으니까.
부대 위병소 통과 전/후의 극명한 차이.
탈영하고픈 심정이 최고조에 이르는 휴가 복귀날.
아 진짜 어서어서 제대해야지.
매번 안좋은 휴가복귀 심정을 몇번씩이고 느끼고 싶지 않다.
전역만이 살길이다. 의무복무군인은.
2005.3.17.목(비) 새끼냐옹이
새끼고양이를 잡았었다.
그놈한테 어렵게구한(병사식당을 목적으로 첩보작전을 방불케했었다.ㅋ..^^) 생선튀김에
오징어에 이것저것 남는 것들을 가져다줬다.
근데 그 놈이 고마운 것도 모르고 도망을 쳤다. 가슴아프다.
요즘 쫓기듯 돌아가는 인상에 어디한 곳 정을 들여보고 싶었는데..
전역하면 고양이를 키워볼까 생각 중이다. 생각에 그칠 수도 있다.
내가 정을 준 만큼 그놈들도 내게 정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05.3.29.화(맑음)
---에 물이 센다.
밤으로 낮으로 퍼내고 퍼냈지만 돌아서면 제자리다.
가끔씩 힘이든단 생각이 들때도 있다.
당장이라도 나몰라라 때려치우고 싶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잘 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매번 다짐하는 것들이지만 언젠가 포기하고 싶을때도 생길 것이다.
그럴땐 어떻게 하지.
잘해야겠다.
2005.3.31.목(맑음)
오늘 새 전투복으로 갈아입었고 내복도 깔끔하게 벗었다.
다음주 갈 포상휴가 준비이기도 하다. 미리미리 준비해두어야지^^
이제 그토록 기다리던 집으로 준비를.
다음주 빨리오고 다음주 빨리빨리가라.
지겨운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보자.
해방감을 빨리 맛보고 싶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3.1일자 기록(103쪽)~2005.3.31일자 기록(106쪽)
상병 3호봉(2005.4.1.금~2005.4.30.토)
2005.4.3.일(맑음)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서거
금일 실로 슬픈 일이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아주아주 슬픈 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서거하셨다는 소식이었다.
각 언론사가 열띤 보도를 하는 가운데 나는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명복을 빌고
천당에 간 그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했다.
상병 포상휴가 2005.4.11.월~2005.4.15.금/ 4박 5일
상병포상휴가 1일차 2005.4.11.월(맑음)
기상 몇시간 전 경계근무를 서고 기분 좋게 휴가 출발준비를 했다.
간부님에게서 휴가증을 받고 당직사관님께 휴가출발 신고를 하고 발걸음을 연대 위병소로
떼었다. 새털같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위병소를 통과하고 30번 버스를 탔다.
정말 행복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휴가를 떠나는 것이다. 그리운 부모님을 뵙는 오늘.
대한항공 오전11:30분 탑승, 울산공항에 정확히 45분 후 항공기는 착륙했다.(김포에서
울산까지는 정확히 45분이 소요된다. 김포발 울산행과 울산발 김포행 소요시간은 동일)
어머니께서 나를 보고 무척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매우 반가웠고 한편으로 고향에 정말로
왔다는 걸 다시금 절실히 느꼈다. 나는 어머니께 "잘 지내셨어요?"란 인사를 건넸고 이에
어머니께서는 환한 얼굴로 "그래, 잘 지냈다"라고 답하셨다.
어찌나 반갑던지 눈으로 보이는 그 모든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
눈물이 다 날뻔했다. 군대의 휴가란 이런 것인가...보면볼수록 몸서리처질 정도로 놀라운 제도다.
집에 가서 아버지를 뵙고 "저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점심식사로 바다장어구이, 저역엔 김치찌개,노란콩잎무침을먹었다. 가히 맛있었다.
집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1시였다.
상병포상휴가 2일차 2005.4.12.화(맑음)
아침식사때 김치찌개, 순한 명태국을 먹고 어머니와 함께 '알리안츠 생명보험회사'에 갔다.
거기서 한 시간 정도 머물며 필요한 보험 민원을 보았다.
양사초등학교 인근 미용실에서 스포츠형으로 머리를 깎았다. 이 미용실은 커트에3000원
받는다. 이발 후 머리를 안 감겨주기 때문에 이렇게 저렴한 것이다.
성남동 시내(울산광역시 시내. 젊음의 거리가 있는 유일한 곳이다. 가장 번화가다)
에서 어머니와 함께 튀김집에서 튀김을 먹었다. 종류도 다양하게 고추튀김, 김말이,
오징어튀김, 군만두를 맛있게 먹었다. 일부러 적게 먹었다. 이유는 두 가지 인데
그렇게 먹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며, 소식 하는게 현 실천계획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집에 하루종일 머물며 부모님과 재밌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너무 행복했다.
상병포상휴가 3일차 2005.4.13.수(맑음)
이번 휴가에서 '파김치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를 새삼 느꼈다.
파김치에 대한 나의 열정은 대단하다. 진짜 많이 먹고 맛있게 먹는다. 내가봐도 대단하다.
파김치 매니아(마니아)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파김치에 대한 진정한 맛의 가치를 재발견한 것이다. 오늘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와함께
친구분들 계모임에 기셔서 저녁엔 나 혼지 점포를 지키며 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그냥 때운게 아닌 '맛있게(?.^^)' 때웠다.
양은냄비에 끓여먹는 라면은 가히 맛있었다. 부대에서 늘 먹었던 봉지라면 뽀글이
(봉지라면의 입구만을 뜯어 그 안에 정수기 물을 붓고 기다림. 그 후에 적절히 익었다 싶은
판단이 설때 취식. 설겆이가 필요없다는 것이 이 방식의 편리함의 대표적인 사례) 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차이가 났다.
너구리라면1개, 올리브짜파게티1개, 팔도비빔면1개 이렇게 라면3개를 먹었고 (라면취식 후)
후식으로 카페프레소아이스크림을 2개나 먹었다. 배가불러 혼났다. 하하^^
상병포상휴가 4일차 2005.4.14.목(맑음)
오늘은 벚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등 봄을 대표하는 꽃을 본 아주 향기로운 날이었다.
화사함의 극치. 경주 벚꽃의 장관이란.. 가히 대단했다!!!!!
만발한 봄 꽃들을 보며 내가 군인이란 변함없는 사실에 싫기도 했지만 휴가 중이란 즐거운
생각이 더 커서 괜찮았다. 경주시장에서 녹화방송 중인 고향노래방(KBS 6시 내고향 TV프로)
도 보고 경주시장의 맛을 대표한다고해도 절대 과언이 아닌 음식들인 김밥,순대,족발,선지국을
사서 어머니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저녁식사는 삼겹살이었고 이자리에는 여섯번째 이모님도 함께했다.
상병포상휴가 5일차 2005.4.15.금(맑음) 휴가복귀일
휴가 복귀 날. 내 군생활에 있어 다시는 없을 이 귀한 포상휴가. 그만큼 포상휴가가 귀하다는
소리다. 없다는게 아니고.
참 뜻깊게 보내서 맺힌 한은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한 너무 행복한 나날들.
다음 휴가도 있으니까.
시간은 길다. 내 남은 군생활 10개월 훌쩍 지나가기를...
아침엔 쇠고기미역국, 파김치, 콩잎무침 등의 음식을 두 분(부모님)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맛있기도하고 시간이 간다는 사실이 무척 원망스럽기도 하고.. 하여튼 기분이 참 이상했다.
오후1시로 예정된 울산발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부대에는 밤7시 30분에 복귀했다. 복귀를
하다니.. 으..
2005.4.16.토(맑음)
어제까지의 꿀같이 달콤했던 휴가가 너무 그립게만 느껴진 하루였다.
이미 지나간 닷새 동안의 꿈만 같았던 휴가! 고된 작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것이
반가울리 없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는 국가에 2년 세월 동안 매인 군인 신분인걸.
군대가 아니던가. 군대니까! 작업? 그까짓거 괜찮았다. 갈대심기 그까짓거. 까라면 까야지 뭐.
냄새 쫌 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모든 것에 초연해야지. 그래야 내가 산다.
안되면 되게 하라.
편지를 한 통 썼다. 내일 연대교회에 가서 부칠 거다.
작은 크기의 소포를 하나 보내달라는 편지+휴가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묻어나는 84번째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다.
우표. 편지봉투. 크림 등 생필품이 담긴 소포를 받게 되는구나. 으히^^
2005.4.17.일(맑음)
맑은 날씨를 보인 오늘.
길가에 노오란 개나리 꽃이 핀 걸 보고 다시금 봄을 느꼈다.
언제나 좋은 봄. 내 입장에서 보면 봄이 빨리 가버리고 여름,가을도 가버리고
겨울이 어서오길 바라지만(겨울이면 제대D-DAY날이 100일 안으로 들어오거든)
... 그래도 따스한 봄날이 좋다.
2005.4.30.토(덥다)
한 주.. 보람차게 지나갔다.
다음 한 주도 휴가를 보내며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갈 것 같다.
거의 다 지나가 버린 한 주가 아쉽기도 하다..
암튼 오늘 저녁은 시간이 빨리 지나는 그런 즐거운 꿈을 꾸고 싶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4.1일자 기록(106쪽)~2005.4.30일자 기록(108쪽)
상병 4호봉(2005.5.1.일~2005.5.31.화)
2005.5.1.일(선선함)
개인 세탁을 다 끝냈다.
---층 세탁기가 완전히 고장나기전에 깔끔하게 일처리해서 어찌나 다행스럽고 기쁜지 모른다.
더워서 녹색반팔티, 반바지를 연일 입는다. 이른바 활동복이다.ㅋ
사회에서는 흔히들 트레이닝복이라들 하지. 츄리닝이라고도.ㅋ.ㅋ.
2005.5.2.월(맑음) ~~그녀만을 생각하길~~
어제 교회 위문 예배가서 예쁜 여인을 보았을때 나의 가슴에 한줄기 뜨거운 그 무언가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타도 그냥 탄게 아니라 바짝 타더군.
그녀는 '신디'를 맡고있었고 흰색 옷을 입고 있었다.
행동,몸짓이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서 쿵쾅거리는 내 가슴 진정시킨다고 진땀뺐다.
그녀가 나의 진정한 여자친구이자 배우자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했다.
(솔직히 내가봐도 벌써 '배우자' 까지는 이르다^^;;)
내 지금까지 군생활에 있어 이렇게 크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싶다.
나 사랑에 빠졌나 보다. 그녀만을 생각하길.
아 행복해... 역시 사랑의 감정이란.. 말릴 수 없는 것인가 보다.
2005.5.2.화(맑음)
후임들이 나에게 하는 "단결"이란 구호의 경례! 나를 무척 우쭐하게 만든다. 기분이 좋다.
2005.5.9.월(맑음) 신 다이어트(Diet)계획 발표
이 계획은 몇달전부터 부단히 구상하고 있던 것인데 본 지면을 통해 공식 발표함과 동시에
실시함을 알린다. 식사량을 대폭 줄이는 것이 이 계획의 핵심이다.
밥, 반찬 적게 먹고.. 위의 70%만 채울 것이다.
내 군생활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다이어트 계획이다.
반드시 성공한다!
2005.5.17.화(맑음,비)
2002년한일월드컵 출전 선수였던 설기현선수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기위해
모 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는 소식이다.
군대에 4주간만 있다니...
부럽다.
나도 축구나할껄 그랬나..
2005.5.20.금(맑음)
우리 소대로 전입신병이 2명 왔다. 귀여운 이등병들..ㅋㅋ
3월 군번들이라 한다.
나와 군복무기간 차이가 1년 1개월이나 난다.
군생활이 1년 차이나면 아버지군번이라 부르고 2년이상 차이나면 할아버지라 부르는데...
나는 전입신병의 아버지뻘 군대고참병이다.
2005.5.22.일(맑음) 상병정기휴가일정계획 확정 발표_2005522
현 계급인 상병정기휴가일정계획을 본 지면에 공식 발표한다.
휴가기간은 9박 10일로 휴가 출발은 05.9.20일, 휴가복귀는 05.9,29일이다. 참고사항으로
이 휴가계획은 당월(9월)의 주간---예정표에따라 일부 혹은 전면 변동되거나 수정
확정 될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2005.5.24.화(맑음) 병장 진급 D-100
내 군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디데이 중 하나가 바로 병장진급까지의 기간을 알려주는
병장진급D-DAY다.
그날이 바로 오늘. 100일후 사병 최고계급인 병장을 단다.
가슴이 설렌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5.1일자 기록(108쪽)~2005.4.30일자 기록(110쪽)
상병 5호봉(2005.6.1.수~2005.6.30.목)
2005.6.7.화(맑음)
연일 쉬었더니 몸이 멍해졌다. 정신까지는 멍한 기운이 침범하지 않아 다행이다.
휴..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요즘 돈에 난 몹시 굶주려있다. ---한테 ---생일축하회식파티비로 3000원 빌린게 마음에 걸린다.
내 성격 상 빚지고는 한시도 편하게 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A형이라서 그런가.
그래도 나는 '속좁은 A형'이 아니라 '열린 A형'인데 말이다.
어서 봉급(월급)날이 와서 돈도 받고 빌린 것도 깔끔하게 갚았으면 좋겠다.
이 달은 ---달이라서 적어도 -----원, 많으면 -----원도 나올 것 같다.
오예, 기쁘다.
2005.6.16.목(비)
군기 반장 역할을 자처했던 ---병장이 전역했다.
우리 소대 고참이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고 까다롭게 여기던 사람이었다.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정도가 그 정도다. 그런데 한편으론 참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한테 충고 및 조언도 많이 해주었다.
고마운 사람의 일면도 있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보면 다 그 사람이 우리 소대에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때가 많다. 사실이다.
2005.6.20.월(더움) 상병정기휴가일정계획 수정확정 발표
지난 5.22일 수양록 분할지면을 통해 공포했던 상병정기휴가일정계획을 금일 수정 확정
발표한다. 휴가일정(기간)은 05.9.5~05.9.14일로 9박10일간이다.
이제 더 이상의 휴가 관련 수정 발표는 없을 것이다. 반드시 계획 발표로
예고된 일자에 상병정기휴가를 갈 것이다. 이 계획은 반드시 성공완료될 것이다.
2005.6.22.수(맑음) <간직하고픈 이야기>
아 이제 상병이다. 일병 계급장을 드디어 떼고 병장을 바라볼 수 있는 작대기
세 개를 달았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은근히 걱정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상병 꽤 길다던데, 걱정이다. 상병7개월.
이병6개월때는 훈련병 기간때가 거의 다 잡아먹어서 어떤지도 몰랐다.
일명 6개월은 일병이 꺽이는 시점이었던 4호봉때부터 2달 정도 의외로 시간이 안갔을뿐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다.
그래. 부모님의 명언처럼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돌아간다"
시간은 멈춤없이 계속 흘러가는 법. 언젠가 상병 계급장 떼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최강 작대기 4개, 병장!을 다는 그 기쁘고도 기쁜 날을 손꼽아 간절히 기다리는 바이다.
군생활에서 최대최고의 환희라면 진급 즉 계급이 올라가는 것일 것이다.
계급이 자꾸만 높아진다는 것이 최고의 군생활 기쁨이로다.^0^
나에게도 내 군생활도 정말 편할 날이 있을 것이다.
소대 내에서 고참병들이 빨랑 다 집에가고(어차피 다 갈 놈들이니까ㅋ) 왕고(소대 및 중대
최고선임병. 최고고참병)의 반열에 오르는 그 날. 펄쩍펄쩍 뛰고 춤을 추리라.
육군 최고 계급에 빨리빨리 오르자. 으샤. 으샤.
그래서 빨리 집에 가자. 그토록 기다리던 집으로. 집으로...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오전 오후에 하는 -----와 꼭 따야만 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만 싶다. ㅋ.. 진심이다.
그래도 시간은 가니까.. 가는 거니까.
다행이다. 헤헤.^^
시간이 흐른다는 것.
나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된다.
2005.6.26.일(억수 비) 상병정기휴가일정계획 재수정 확정 발표2005626
휴가기간 계획안은 7박 8일 일정이며 이는 남은 일병정기휴가기간 4박 5일과
남은 상병정기휴가기간 2박 3일을 합친 것이다.
두 정기 휴가를 붙여서 상병정기휴가를 최대한 길게가고자하는데 의도가 있다.
여건이 허락치않는다면 이정도도 괜찮은 결정이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6.1일자 기록(110쪽)~2005.6.30일자 기록(113쪽)
상병 6호봉(2005.7.1.금~2005.7.31.일)
2005.7.2.토(안개) 상병외출여가활용일정계획 수립 및 발표200572
외출은 이달 10일 일요일날 나갈 예정이다.
외박 가서 ---제2일치 쓰고 싶긴한데 할 일도 없고 잠에 쫓길 것 같아서 외출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상병 마지막 외출이 될 듯하다.
외출 갔다가 올해 8월 말에 상병정기휴가 갈 계획이 잡혀있기 때문.
전일처럼 비가 억수같이는 안내리는데 자욱한 안개에다가 감질나게 이슬비가 내렸다.
부대 주변이 온통 귀신의 입김으로 둘러싸인듯. 군생활간 이 정도의 자욱한 안개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꿈을 하나 꾸었는데 잘 기억이 안난다. 기록광인 나에게 있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기록으로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기억의 소멸 만큼. 나에게있어 치명적인 일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2005.7.3.일(비) 병장 진급 D-60
병장 달기 딱 두달 전이요, 상병정기휴가 떠나기 57일 전이다.(군대와봐라. 자연스럽게
일자가 세어진다.^^ 달력은 외우게된다. 이건 기본이다)
내 군생활에 있어 기억할만한 날이다. 바로 오늘!
2005.7.4.월(안개)
7.4일이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알고 있다.
금일 우리 소대 고참병이 전역을 하였다. 부러운 마음 감출 길이 없다.
지난 6.16일 집에 간 ---병장이 군기 잡는데 일등공신이었다면 금일 집에 간
---병장은 갈굼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일등 공신이었다고 평가 내릴 수 있다.
갈굼(호된 질책)의 씨앗이되는 고춧가루를 어찌나 적재적소에 잘 뿌려대는지..놀랬다.
그걸로 인해 숱하게 당했던 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열도 받고. 어쨌든 잘 갔다. 후~
드디어 지옥의 전령이 갔다. 축하하세. 축하하세.
길에서 마주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어떻게 폭발할지 모르니깐 말이다.
두번째 외출 2005.7.10.일/ 무박1일
외출 1일차 2005.7.10.일(맑음)
상병 생활에 있어 두번째이자 세번째 외출을 기약하게 될 외출을 오늘 다녀왔다.
다음달 상말(상병 말호봉의 준말.상병 7호봉은 상병 계급의 마지막. 다음 진급계급은 병장임)
을 바라보는 나에게 있어 기념비적인 외출이 될 것이다. 달콤한 외출이 될 것이기도하고.
보통 군인같으면 PC방에서 논다고 바빠서 꿈도 못꿀 명당을 다녀왔다.
그 명당이 어딘가 하면 바로 여기다. 경기도 파주 법원읍에서 2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자운서원'을 다녀온 것이다. 할 짓 없어 간게 결코 아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나는 집이 울산이다. 부대는 경기도 파주에 있고. 군인 시절이 아니면 언제 이 서원에
와보겠는가. 법원읍에서 왕복4Km. 통닭7000원 .자장면3000원으로 한껏 배도 불렀는데 소화도
시키고 운동도 하고 관광도 할겸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 서원에가니 마음 정리도 더 잘
되었다. 머리도 자연스레 식혀지고. 그리고 서울 사람들이 결코 우리 지방 사람들과 생김새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도 알았고.ㅋ....
이번 두번째 외출에 있어 가장 가슴아픈게 있다면 이달 봉급을 에누리없이 다 썼다는데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다음달이 있어 정기휴가때엔 돈 받고 나갈 수가 있다.
인터넷4시간 했다. 나와 같이 나간 후임병 한명은 복귀시간을 준수하지 않아 복귀후
호된 질책을 간부로부터 당해야했다. 규정에 명시된 정당하고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2005.7.13.수(비)
병장진급 50대에 들어왔다. 으흐... 다물어질줄 모르는 나의 입.
전역D-50보다 더 흥분될까. 지금으로부터 수십일이 지나는날 나는 일시적으로나마
민간인이 되어 사회에 있을 것이다. 거리를 자유로이 활보하며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고 다닐 것이다.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쿵쾅 거린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휴가 생각이 그 정도다. 대단하지 않은가. 솔직한 군인의 심정이다.
2005.7.23.토(맑음) 상병정기휴가기간활용세부계획 발표2005723
이제 40일 뒤면 병장을 단다. 오예..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병장 다는 얘기는 이차적인 문제다. 일차적인 문제는 치명적으로 덥다는데에 있다.
이놈의 불볕 더위, 날씨가 추워져야 집에 가는 나에게 더위는 어디로보나 마음에
영 안드는 존재다.
내 휴가가는날이 무척 기다려진다.
어서어서 상병정기휴가 가자. 병장 계급장 달고 집에 가야지. 우히히히^^
그동안 본인이 심사숙고하여 최종 수립한 '상병정기휴가기간활용세부계획'을 본지에
발표한다.
계획 내용은 크게 '할 일'과 '구입계획' 부분으로 나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할일]
1.보유현금 전액지참
2.병장계급장 달 전투복상의3, A/B급 야전상의2 준비
3.병장모 57,58호 구입
4.휴가 복귀 시 두꺼운 연습장, 제도 샤프펜슬2, 샤프심 구입
[구입계획]
아직은 미 확정
2005.7.25.월(무더위) 중복
이 찌는 듯한 날씨 속에서 내 군생활 역사상 두번째 중복을 맞았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여 수양록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보니 이 무더운 날씨에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자연을 벗 삼아 말이다. 그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근무. 올해에도 서 볼 수 있다면
하고 소원해본다. 군생활의 멋은 이런 것이다.
이번 한 주도 봉급에 목이 탈 것 같다. 도대체 이놈의 7월은 언제 다 가는가.
봉급도 받고 휴가도 가고 병장도 달고 참 해야될 일이 태산이다.
나의 과업은 태산같기만한데 시간이 참 안 따라주는 것 같다.
역시 이 망할놈의 군대시간이다. 사회의 시간은 양반인데.. 군대시간은 종 같다.
오후 일과가 끝나고 찬 물에 시원하게 샤워했다.
-----란 건 허울에 불과하고 -----가 아니던가.
군대에 와서 몸짱 안될 수가 없다. 쉬임없이 일거리를 부여하는데.. 어찌...
2005.7.29.금(무더위) 풀 베던 중 말벌의 습격을 받다
정말 아프고 힘겨운 날이었다.
풀을 베던 중 바보같이 말벌 벌집을 건드릴게 뭐람.
세상에 그렇게 잊지못할 고문이 어디 있을까. 이 벌에 쏘인 아픈 사건은 내 평생 잊지
못할 군대 추억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갈길 막힌 상황의 뛰어다니는 고라니도 보고.. 다 군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7.1일자 기록(113쪽)~2005.7.31일자 기록(116쪽)
상병 말호봉(2005.8.1.월~2005.8.31.수)
2005.8.1.월(비)
항상 오늘을 생각해왔다. ------님께서 병장을 다시고 나와 동기가 상말이 되는 그 날을
말이다.
----님께서 어서 병장을 다셔야 한 달 후에 내가 병장이 되기에 빨리 다셨으면 하는
그 바램 간절했는데 이제 그것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기쁨이 너무 크다.
이제 꼭 한달 후면 내가 병장계급장을 다는 역사적인 날이 온다. 가슴 떨린다.
상병정기휴가도 그때 병장 달때쯤 떠나지 않던가. 이제 착착 모든게 순조롭게 내 계획
대로 되어가고 있다. 병장만 달아라.
오늘 ---병장님의 ------근무가 있었다.
후임을 배려할 줄 아는 크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병장님께 머리를 조아려 존경을
표한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병장님.
2005.8.2.화(흐림) 병장진급 D-30
한달 뒤면 오대장성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으.. 떨려,..
그토록 기다리고 고대하던 병장 계급! 병장은 사병 최고 계급이다.
이제야 전반적인 것이 순리에 맞게 돌아가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잘 참아왔다. 이제 병장만 달면 내 군생활에도 찬란한 봄날이 오게 되는 것이다.
그 봄날에 그토록 염원하던 상병정기휴가도 가게 된다. 기쁨 두배다.
2005.8.7.일(흐림) 전역D-199(마의 200대가 깨지다)
전역 디데이가 마침내 100대에 진입했다.
참 지겹게 느껴지던 마의 200대가 드디어 깨어지는 순간 나의 영혼은 한결 자유로워졌다.
이제 더 이상 움츠러들지 말아야지. 군인이란 신분을 마음껏 즐겨야지.
군인이란 신분에 내재된 태생적인 한계를 내가 전군 유일하게 극복해보리라.
그것이 현실이 되리라.
2005.8.8.비(흐림)
상병정기휴가 출발까지 3주 남았다.
22일이후부터는 어차피 정기휴가와 붙어있으니 짬시키도록한다.
실제적으로 휴가까지 2주. 금주와 내 주만 어찌 하던간에 보내버리면 그토록 가고싶어하던
집에 드디어 가게 된다.
아 진짜 현 시점에서 다른 자질구레한거 다 필요없다.
정기휴가만 갔다오고 병장 계급만 달자. 그러면 그리고 나서 전역하자.
어서 전역해야지. 더 이상 이건 아니다 싶다.
금월 기본원칙을 정했다.
'일단 상.정휴가가고 병장진급하고 보자'이다.
2005.8.9.화(비)
전우들이 슬리퍼,군화를 질질 끄는 행동을 흔히 보곤하는데 참 보기가 안 좋다.
의식적으로하든 무의식적으로 하든 발 좀 들고다녔으면 좋겠다.
도로상에서는 타이어가루 마시는걸로 족하다. 군대에와서까지
땀냄새가 잔뜩 벤 신발가루는 좀 아니다싶다.
2005.8.10.수(비)
이건 군대에 와서 느낀건데 독특하면서도 불가피한 문화에 관한 것이다.
선,후임병들이 똑같이 한번에 몰아서 세탁/건조하는 모습을 매일 혹은 주말마다
보곤한다. 세탁기와 건조기 사용료가 도합 2,000원.
세탁을 하면 보통 건조기까지 이용하므로 통상2,000원이 들게되어있다.
내가 못마땅하게 여기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겨울철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여름철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여름철에 멀쩡한 햇볕을 놔두고 돈을 2,000원이나 쓰니 이것이 돈낭비가 아니고 무엇인가.
무료세탁기가 존재하지만 무료 건조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귀찮음에 자연을 경시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2005.8.11.목(비)
연일 비가 내리고 있다. 파주 날씨의 농간이 실로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맑다가도 비오고 오락가락하는 신출귀몰한 이놈의 날씨.
이런 비오는 날엔 찌짐(전)이 최고인데.. 먹고싶다.
곧 휴가 가니까 상상 속의 일만은 아니다. 바라던 바다.
집에 전화연락을 드리니 다행히 비 피해는 없으시단다. 다행이다.
휴가출발일인 이달 29일에 비행기 탑승시간이 오후 2:30, 복귀일인 9.5일에 오후 1시로
예매해놓으셨다고 한다. 그 소리에 내 귀는 행복했다.
부모님의 말씀에 나의 기분은 하늘가득히 좋았다.
정기휴가비가 포함된 봉급 ------원까지 받았겠다.
휴가 절차를 착착 밟아가고 있다. 누가 뭐래도 이제 휴가다. 휴가간다.
2005.8.12.금(비) 상병정기휴가기간활용세부계획 수정 발표 2005812
지난 7.23일 수양록을 통해 '상병정기휴가기간활용세부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하였었는데
금일 이 계획 중 일부 내용을 수정하여 발표한다. 다음은 금일 이 계획 중 '할 일' 수정내용.
할일 4개 항목에서 2번 항목을 삭제. 이것을 전면 백지화한다.
이 새로운 조치에 따라 전투복 오바로크는 휴가때가 아닌 이달 25일에 영내에서 하게된다.
2005.8.13.토(흐림)
군생활 중 가장 맛있는 음식 중 하나는 '봉지라면 취식'이 아닐까 한다.
올리브짜파게티, 오뚜기스파게티, 야쿠르트비빔면, 사리곰탕, 안성탕면 엄청 맛있다.
위에 열거 안한 봉지라면도 물론 맛있긴 마찬가지다. 컵라면도 물론이다.
군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맛! 매일 먹어야지.
2005.8.14.일(맑음) 군복무중100통이전서신발송세부계획 발표2005814
---상병한테 빌려준 10,000원을 받았다.
안 그래도 화창한 오늘 날씨인데 더 화창해질 것 같다.
수양록내용기록자(사관)인 필자는 군입대 직후부터 시작해 전역때까지 편지를 부모님께
꾸준히 써서 보내기로 이미 마음속에 기본 방침을 마련했었다.
이를 금일 본지면에 발표함으로써 구체화하고 명문화하는 바이다.
지금까지 부모님께 보내드린 편지가 어느덧 100통 돌파를 바라보게되어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오늘 발표된 이 계획에 따라 100통째 되는 편지는 '보내는이'란에 병장계급이 쓰여지게될것이며
병장진급기념편지가 될 것이다.
현재까지 97통 보냈고 98.99번째 편지는 현행대로(현 계급대로) 상병때 보내므로 상병 계급이
씌어질 것이다.
2005.8.16.화(무더위)
아버지께 특수번호로 전화하는 꿈을 꾸었다. 특수번호가 네자릿수였는데
기억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이제 상말 시대도 꺾었다. 준 병장이다.
말년 급들의 꼬장어린 쓴소리에 더 나의 존귀함을 자랑스레 보이고 위신을 세워보이고
얼굴에 철면피를 깔때가 되었다는 판단이다.
나도 이젠 병장이나 다름이 없다.
더이상 굽힐 이유가 없다. 그렇지 아니한가.
소대의 전통은 아니지만 지금 병장들도 자기 상말때 그래왔다. 분명히 내 눈으로 보아왔다.
나 이제 올챙이가 아니다. 개구리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2005.8.21.일(맑음) [98.99번째 부모님께 드리는편지] 발송
상병때 쓰는 마지막 서신이 부모님께 전달된 역사적인 일이 오늘있었다.
이 기념적인 사건은 내 군생활 역사상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금일 발송된 이 귀중한 서신의 다른 이름은 '19개월간 군생활회고서신-병장진급을바라보며'
이며 지난주 주말(05.8.20)에 서신 제작이 이미 완료되었었다.
이제 상병 때 써서 보내는 편지는 영원히 없다.
2005.8.22.월(무더위)
상병정기휴가 떠나기 7일전이자 대망의 병장 진급하기 10일 전인 오늘이다.
역시 기다린 낙이 있었다. 좀 과하게 표현해서 금주 나 죽지만 않으면 된다.
열성적으로 살아서 살다가 즐거운 휴가 떠나자. 휴가만 가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악착같이 참아서 휴가만 가자.
다른거 다 쓸데없고 필요없다. 다음주 휴가만 떠나자. 오직 그것 뿐이다.
2005.8.26.금(맑다가 비)
요즘 계속 생각하던 것을 글로 본지에 옮겨본다.
내가 지금은 병장 진급을 곧 앞둔 시기라 심신이 편하기 그지없지만 전입신병땐
그렇지 못했다. 이등병 다시하라면 어떻게 하든지간에 피할 것이다.
작년의 85년 이등병..나..
성인도 아니었던 참 힘들고 암울했던 시기. 우리 소대에서 나 처럼 85생이 ---명있는데
---, ---로 현 계급이 최말단 이등병이다. 처음엔 미처 몰랐었다.
내가 동일연도생으로 그들을 적극 보호해줘야 한다는걸 말이다.
내가 겪어봐서 잘 안다. 얼마나 지금이 그들로썬 힘들고 벅찰 때인지.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입을 막아야 고참병들이 좋아하는 말단후임 개인 입장으로선 참 불리한 시기.
내가 그들 85년생 후임병들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내달 병장.
내가 소대 및 중대의 모든 85년생들의 입지를 넓혀주어야 군대에 더 빨리 적응할 것이다.
내가 겪었던 그 지옥같은 힘듦을 절대 내 후임(특히 동일연생)들한테는 물려주고 싶지않다.
이를 악물고 굳게 다짐해본다. 병장달고 바로 실천에 옮길 것이다.
수호자의 역할을 자처해보자.
2005.8.27.토(맑음) 병장진급D-5/상병정기휴가D-2
내일 모레 휴가 떠난다. 이젠 되었다. 지금까지 잘 참아왔다. 나의 인내심은 실로 대단하였다.
참 얼마나 눈물겹게 억누르며 참아왔던가. 딱 이틀만 더 참자. 그럼 된다.
누가 뭐래도 난 병장계급장을 달고서 합법적으로 정기휴가 떠날 것이다.
갈 수 있다. 내 전체 인생에 있어 두번 다시는 없을 상병정기휴가.. 그리고 기분좋은 병장 진급!
2005.8.28.일(비) 상병정기휴가D-1
드디어 드디어 내일이다. 내일 집으로 떠난다.
이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어찌된게 전역보다 더 기쁠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가. 너무 시기상조적인 이른 생각의 결과일까? 그렇다고해서
그렇게 치부해버리는건 아깝다. 그래서 좋게만 생각하려한다.
좋은게 좋은 거니까.
다다익선이라는 명언도 있지 않은가. 이 명언은 날 위해 존재하는 것이리라.
분명 그럴 것이다. 나는 안다.
내일 단행될 '휴가 출발식'에 있어 근심걱정이 많아졌다. 오늘 난데없이 비가 내렸기때문이다.
---병장님께서도 오늘 영원한 휴가(=전역=제대)를 차질없이 떠난 마당에..
나의 상.정휴가 계획에 태클이 있어선 곤란할 터이다.
아 어서 떠나고 싶다는 항가지 생각 밖엔 없다.
머릿속에 온통 그 한가지 생각 뿐. 휴가출발에 있어 휴가 복귀는 이차적으로 생각할 문제다.
내일만 생각하자. 내일이면가니 비만 그쳐다오.
상병 정기휴가 2005.8.29.월~2005.9.5.월/ 7박 8일
(휴가사연:남은 일병정기휴가4박5일+남은 상병정기휴가2박3일)
상병정기휴가 1일차 2005.8.29.월(맑음)
그렇게도 고대고대 고대하던 상병정기휴가 출발! 바로 오늘.
너무 가슴이 떨리고 설렌 나머지 침상에 누워서 몸을 뒤척이다가 새벽3시 20분 경 살짝
눈떴다가 새벽4시에 완전히 기상했다. 당직사관님께서 명일 휴가출발자들 별도로 일찍 기상시키지
말라고 불침번 근무자들에게 일석점호때 일러두는것을 얼핏들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의로
일찍 기상한 내 자신이 무척 고마웠다. 일어나 머리감고 세수했다. 물은 차갑지만 기분만큼은
최고였다. 몇시간 후면 내 몸은 집에 있을 꺼니까 말이다. 물 차가운건 상관없었다.
A급(새 것) 전투복(=군복),전투화(=군화=워커)는 당연히 맨 마지막에 입고 신었다.
기상시간까지 왜 그리 길던지 참 초조했다. 기상 방송이 전 내무생활관(=내무반=내무실)에
울리고 난 먼저 늘그랬듯이 TV를 켰다. 다행히 비 소식은 없었고 실제 비도 내리지 않았다.
전역전휴가인 말년휴가를 떠나는 타 소대 선임병 2명과 함께 당직사관님께 휴가출발보고신고하고
소대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연대 위병소를 통과했다.
오전11:30분에 울산행 비행기를 김포공항에서 탔다. 집에오니 예상대로 오후 1시,
난 그렇게 사랑하는 부모님을 뵈었다.
집에와서 식사시간때 소 대창구이를 먹고 너구리라면을 끓여먹고 청사과를 후식으로 삼았다.
상병정기휴가 2일차 2005.8.30.화(맑음)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던지 모른다. 어제도 오늘도. 부모님과 마주 앉아 소 대창구이를
버너에 구워먹을때..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줄 알았다.
그 와중에 있는 부모님과의 즐거운 대화 너무 행복했다. 이리도 행복할 수가 있는가.
역시 집이 최고였다. 매번 반복적인 일과를 지겹게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사회 속에
있는 나, 너무 좋았다. 정말 좋았다. 꼭 휴가 때에만 빨리가려고 엄청 애 쓰는 이 망할놈의
시간 확 잡아두고 싶다. 이 놈의 야속한 시간. 시간이 참 못됐다. 그걸 인제 안다.
아직 9월달이 안되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위안했는지 모른다. 신께 감사했다.
오늘 낚지볶음을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 부대에서 TV를 볼때 고것이 짠 하고 나오면 얼마나
침이 흘려지던지.. 그것이 실현이 되니 더 이상 바랄게 없었다. 너무 좋았다.
상병정기휴가 3일차 2005.8.31.수(맑음)
오늘 밥 먹을 때 깻잎쌈, 씨레기국(시락국), 홍합오징어깻잎부추(경상도 방언으로 정구지)전
도 같이 곁들어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혼났다. 정말 맛있었다. 흐흐^^
내일이면 드디어 병장 단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드디어 내일로 다가왔다!
얼마나 고대에 또 고대 그리고 엄청 고대하던 사병최고계급 병장이었던가!!!
지금 내가 만약 부대에 있다면 '참 시간 안간다'라고 느낄텐데.. 때맞춰 휴가를 잘 나와서
시간도 참 잘가고 좋다.
역시 휴가가 군생활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어머니아 함께 한자리에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깊이 감사한 오늘이었다. 부모님과 즐겁고 흥겨운 대화를 나눠서 속이 다 시원하고 맛있는
식사를 마음껏하여 그간 쌓였던 억울림에서 오는 한이 다 풀리는 듯.. 이리도 좋을 줄이야.
너무 행복하다. 상,정휴가 3일째의 나의 모습^^
상병 계급장을 떼며... 2005년 8월 31일 수(맑음)
상병정기휴가 3일째를 맞는다.
어머니께서 직접 담그신 파김치, 배추김치.. 진짜 엄청 맛있었다.
특히 내가 군입대 이후 최고로 선호하는 음식에 파김치를 선정하지 않았던가.
그 맛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식사가 맛있는 이유는 부모님과 마주 앉아 먹기
때문이다. 확신한다.
오늘 밥 먹을 때 깻잎쌈, 씨레기국(시락국), 홍합오징어깻잎부추(경상도 방언으로 정구지)전
도 같이 곁들어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혼났다. 정말 맛있었다. 흐흐^^
내일이면 드디어 병장 단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드디어 내일로 다가왔다!
얼마나 고대에 또 고대 그리고 엄청 고대하던 사병최고계급 병장이었던가!!!
지금 내가 만약 부대에 있다면 '참 시간 안간다'라고 느낄텐데.. 때맞춰 휴가를 잘 나와서
시간도 참 잘가고 좋다.
역시 휴가가 군생활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어머니아 함께 한자리에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깊이 감사한 오늘이었다. 부모님과 즐겁고 흥겨운 대화를 나눠서 속이 다 시원하고 맛있는
식사를 마음껏하여 그간 쌓였던 억울림에서 오는 한이 다 풀리는 듯.. 이리도 좋을 줄이야.
너무 행복하다. 상,정휴가 3일째의 나의 모습^^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8.1일자 기록(116쪽)~2005.8.31일자 기록(1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