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하면 안 될 세 문장
①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② 카르페 디엠
(carpe diem)
③ 아모르 파티
(Amor fati)
성서에도 사람은 겸손하기가
참 어려운 동물이라고 여러 곳
에 기록했다.
한여름의 잡초처럼 매일 같이
발로 꾹꾹 밟아주지 않으면 순
식간에 웃자라 버리는, 그것이
잡초의 성질이고 사람의 교만
이다.
평생을 머리 조아리다 말도 제
대로 못 하던 사람이 돈 좀 벌
었다고 거덜대고, 작은 감투 하
나에 큰 벼슬이라도 한 양 목에
빳빳하게 풀을 먹이고 우쭐되
는 걸 보면 교만만큼 인간의 본
성이 뚜렷한 것도 없어 보인다.
교만이 ‘일만 악의 뿌리’이고
‘패망의 앞잡이’란 가르침이
끊이질 않지만 인류의 역사는
달라지지 않았다.
인류의 흥망성쇠가 교만의 악
순환에서 비롯됨이니 사람이
언제라야 창조주의 뜻에 맞추
어 겸손해질까?
사람의 겸손과 교만은 말하는
것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자기 말만 앞세우고 남의 말을
무시하거나, 박수를 치는 것보
다 박수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
을 겸손하다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 교만과 겸손을 구분하
는 방법은 죽음에 대한 인식에
서 좀 더 다가설 수 있다.
짧은 생을 살다가는 인생임을
아는 사람은 마치 천 년을 살
것처럼 나대지 않으니까.
말에는 묘한 힘이 있고 향이 나
는 말이 있다. 라틴어에는 그러
한 철학적 의미를 함의한 문장
이 많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사는 곳
엔 때리고 때려도 솟아오르는
두더지처럼 뿌리가 뽑히지 않
는 것이 교만이다.
20년은 족히 지났을 기억 하나
가 있다. KBS-1TV <도전 골든
벨>에서 최후의 1인이 된 학생
에게 마지막 50번 문제가 주어
지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고대 로마에서 승리를 쟁취한
장군이 개선행진을 할 때 장군
뒤에서 계속 외쳐대는 라틴어는?”
“메멘토 모리!”
우와~!학생들의 함성과 함께
영예의 골든 벨이 울리는 짜릿
한 순간을 아들과 함께 지켜보
았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오묘한 뜻을 지니고 있다.
유래는 2000년 전 로마 공화
정의 개선식에서 비롯되었다.
개선식은 전쟁에서 승리한 장
군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
였다.
백마 네 마리가 끄는 전차를
타고 개선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이다.
영웅이 탄 마차가 연도를 메
운 로마시민의 환호 속을 헤
치고 행진하는 장면은 장쾌
했다.
그러나 화려한 금빛마차에는
열광 속에 가린 ‘숨은 그림’ 하
나가 있다.
개선장군이 손을 들어 시민들
에게 화답하는 동안, 장군 뒤
에 탑승한 사람이 큰소리로
계속 외쳐대는 장면이다.
대중의 환호소리가 커지면 커
진 만큼 그의 목청도 따라 커
지는 외침이 있었다.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겸손하게 행
동하라.”
승리에 도취된 장군을 향해 준
엄한 하늘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승전한 영웅 그대여! 영광의 이
순간에도 유한한 인간의 본분
을 잊지 말지니!...교만한 인간
의 관성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장치 하나를 둔 것이다.
로마 최고의 환대 물결속을 가
르면서 행진하는 시간에도, 모
두가 너를 향해 열광하는 순간
에도, 그림자처럼 죽음이 뒤따
르는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하
게 하는 것이다.
‘메멘토 모리’에는 세 가지 철
학적 가치를 담았다.
“죽음을 기억하라!
운명을 사랑하라!
현재에 충실하라!”라는
것이다.
이 세 경구는 오늘을 사는 우
리에게도 획 하나 가감없이
들어맞는 처세훈이자 삶의
태도다.
생전에 스티브 잡스도 스탠퍼
드대 졸업식 축하연설에서 이
를 강조했다.
췌장암 투병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잡스가 연단에 올라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
명품’ 이라고 격찬했다.
죽음이 없었으면 나는 실패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는 의미
였다.
그러므로 “제한된 나에 주어진
시간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
듯이 낭비하지 말라”라며 “오로
지 자신을 믿고, 열정으로 집중
하십시오.”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스탠퍼
드 학생들에게 혼신의 힘을 실
어 일렀다.
메멘토 모리와 함께 자주 인용
되는 또 하나의 문장이 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본래 이 말은 오만하지 말고
“현재를 가치있게 살라”라는
뜻으로, 오늘을 즐기며 살라
는 것으로도 읽힌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언뜻 보면 다른 뜻 같아 보이
나 늘 함께 짝을 이루어 역사
의 물결을 타고 사람들에게
속살거린다.
우리에게도 화무십일홍(花無
十日紅)이라는 같은 맥락의
문장이 있다.
열흘 가는 꽃이 없듯이 한 번
흥한 것은 반드시 쇠한다는
이치를 꿰뚫고 있다.
트롯 가수 김연자가 불러 유
명한 ‘아모르 파티’도 일맥상
통한다.
‘아모르 파티’ (Amor fati)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와 운
명을 뜻한 ‘파티’를 합성한 라
틴어로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을 지녔다.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이 되는
삶의 태도로, 니체가 처음 사용
했다.
메멘토 모리의 처세훈은 미국
남서부에 거주한 나바호족에
서도 찾을 수 있다.
“네가 세상에 울면서 태어날 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는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
할 수 있도록, 그러한 삶을 살라.”
마음을 휘어잡는 짧은 문장들…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 <화무십일홍>
까지 모든 문장은 한결같이 겸
손한 삶을 이르고 있다. 그것이
인간이 상기해야 할 본분임을
깨친다.
생명이 너의 코에 달려 있다.
날숨 한 번 뱉었다가 들이키지
못하면 죽고, 하늘에서 떨어지
는 새똥 하나를 피하지 못하는
게 연약한 사람이다.
그러니 교만하지 말고 매 순간
삶을 성찰하며 살라고 이른다.
죽음을 기억하고 운명을 사랑
하고 오늘에 충실하라고...
<글쓴이 : 小說家 이관순>
첫댓글 겸손과 비굴도 구분하고요 ᆢ^^
메먼트 모리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
화무십일홍
음
뜻모르고 사용햇지만..
이렇게 깊은뜻이 있다니..
겸손되이 오늘하루를
주신분께 감사함으로
멋지게 살아내겟습니다..
공감하는 말씀
가슴깊이 담앗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메멘토 모리!”
겸손하라는 뜻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