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기간에도 가벼운 운동-사회적 교류 잊지 마세요
코로나19 후유증, 증상과 대처법
호흡곤란-무력감-기억력 저하 등… 감염자 10∼20% ‘롱코비드’ 겪어
격리 해제 이후엔 산책-운동 필요… 단어 암기-독서 등 정신적 재활도
변이 다시 생기면 재감염 가능성… 마스크 착용-손씻기 등 준수해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왼쪽 사진)와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가 코로나19 후유증을 줄이는 방안을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회복 이후 적절한 근력 운동과 걷기 등을 통해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느덧 발생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유행은 여전히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00만 명을 넘었고, 현재 자가 격리 중인 사람도 2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회복 이후’의 문제다. 코로나19에서 나은 뒤 다시 감염되면 어떻게 될까? 낫더라도 후유증이 지속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궁금증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와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의 도움말로 풀어 봤다.
○ 후유증 막으려면 운동과 반복 학습 필요
코로나19에서 나은 뒤에도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는 현상을 ‘롱코비드(long COVID)’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 뒤 3개월 이내에 특별한 원인 없이 증상이 나타나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걸 뜻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10∼20%가량이 롱코비드를 겪는다고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피로감, 무력감 등 전신 증상 △기억력 및 사고력 저하 △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 △우울증, 불안감 등 심리적 증상 △미각이나 후각 상실 등이 꼽힌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자가 격리 기간에 가정 내 혹은 방 한곳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근력 감소와 전신 쇠약, 우울감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후유증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자가 격리 기간에도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또 온라인이나 전화로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우울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격리 이후에는 산책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빛을 쬐는 한편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야 롱코비드를 예방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사람들이 후유증도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재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인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활동도 권장된다. 서 교수는 “기억력 저하 등 롱코비드 증상을 막기 위해 반복적인 학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억력 끌어올리기(알파벳 암기, 조선왕조 왕 이름 외우기, 구구단 외우기, 단어 3개 암기 후 기억하기 등) △이미지를 통한 기억력 향상(사진 자주 보기) △스토리텔링을 통한 기억력 향상(책 읽기) 등을 추천했다.
○ 재감염 막으려면 회복 이후도 방역
코로나19 재감염은 한 번 걸린 뒤 최소 3개월이 지나고 나서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를 뜻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는다. 반복 감염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같은 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6일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재감염 사례는 29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이후 재감염이 늘고 있다. 김 교수는 “재감염은 더 빨리 더 많은 양의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중증으로 가거나 사망할 위험성은 기존 감염보다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면 재감염 위험이 커지는 만큼 코로나19에 한번 걸린 뒤 회복했더라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 감염 후 회복되면 백신 한 번 맞은 효과
백신을 접종하고 확진되거나, 확진 이후 백신을 접종하면 백신 면역에 더해 자연 감염으로 인해 면역이 높게 생성된다. 이를 ‘하이브리드 면역’이라고 한다. 백신 2차 접종을 하기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면 격리 해제 이후 2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이 경우 2차 접종이 3차 추가접종(부스터샷)이 되는 셈이다.
2차 접종을 끝내고 코로나19에 확진됐다면 회복 이후 3차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만약 본인이 3차 접종을 희망할 경우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뒤 한 달 이상 시간을 두고 접종하는 게 좋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이미 항체가 많이 생긴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백신을 추가 접종하면 오히려 항체 급증으로 인한 면역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에 자연 감염되면 방어 면역이 높게 생성된다고 해서 일부러 감염되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코로나19 치명률이 여전히 독감보다 높은 만큼 이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