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소식
제95호(2004년9월1호)
너의
것
---신채호
너의 눈은 해가 되어 여기저기 비치우고지고 님나라 밝아지게
너의 피는 꽃이 되어 여기저기 피고지고 님나라 고와지게
너의 숨은 바람되어 여기저기 불고지고
님나라 깨끗하게
너의 말은 불이되어 여기저기 타고지고 님나라 더워지게
살이 썩어 흙이 되고
뼈는 굳어 돌되어라. 님나라 보태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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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의
이불 단재 신채호 선생의 젊은 시절이야기이다. 주위에서 단재에게 한창 미국유학을 권유하던 중이었다. 벽초 홍명희가 단재의 집을 지나다가 호기심이
발동해서 창문으로 방을 들여다 보았다. 거지도 덮기 싫어하는 남루한 이불을 덮고 편안히 자는 단재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벽초는
저런 사람을 미국에 유학보냈다가는 나라망신을 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경부 신백우가 누더기 이불에 관한 사연을 이야기했다. 단재의 이웃에
병든 팔순노모를 모시고 사는 날품팔이가 있는데 너무 가난해서 경부가 쌀을 한되 사가지고 찾아갔다. 단재도 같이 가서 보고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은 자신의 이불을 주고 팔순 노인이 쓰던 누더기 이불을 가지고 오게 된 것이다.
한번은 친구들에게 억지로 끌려 목욕탕엘
갔는데 단재가 여자 속옷을 입고 있었다. 어떤 때는 한발엔 양말, 한발엔 버선을 닥치는대로 신기도 했다. 누가 정색을 하면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구국을 위해 혼신을 불태우는 단재에게 일상생활은 한낫 거추장스러운 절차일 뿐이었다. 큰일을 꿈꾸는 자에게는 의식주 따위는
문제밖이다.
아내에게 쓰는 편지(64) -이사를
할까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벌써 이집으로 온지가 12년이 되었네요. 그간 도배도 못하고 살았지요. 청소를 해도 표시가 안나고, 장판은 여기저기 들뜨고
문틀은 제대로 맞지도 않고 몰딩은 벗겨지고...
제가 타고 다니는 차도 10년이 된 차여서 수시로 고장이 나고 혹시
독립해서 사무실을 내게 될 경우 상당한 비용이 들지도 모르고 마이너스대출통장은 한도를 넘어버렸고....
이사를 가고 싶은
생각은 많지만 당신도 이런 형편을 생각해서 적당히 도배 장판만 새로 하고 더 여기서 살자고 합니다.
큰 아이
고등학교 진학하는 것을 봐서 그때가서 이사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어요. 좀 더 너른 곳에 가서 살면 좋겠지만 집에 대한 욕심을
버립시다. 다만 편리하게 잘 수리하고 꾸민다면 그런대로 이집도 사는데 불편하지 않을거예요.
지금 우리가 시골에 사둔
땅에 우리가 원하는 모습의 집을 지을 때까지 이제는 준비를 합시다. 저도 이제는 비용지출을 규모있게 하려고 합니다. 다만
적은 돈이라도 저축하려고 합니다. 각종 사업도 수지를 맞추고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집안 살림도 짜임새 있게 다시
짜보려고 합니다.
안그래도 힘들게 사는 가족들에게 너무 긴축을 강요하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그래도 잘 따라 줄거라
믿습니다. 꿈이 있으니까요. 꿈은 힘든 것을 견디게 하는 진통제 같은 거잖아요.
퍼렇게 멍든 것 같은 가을 하늘도
보기에 따라 꿈을 담은 푸른 호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2004. 9. 6. 새로운 국악찬양 악보를 보고나서
아내에게 100통의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64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제 카페(하늘오름혼소리-클릭)
"아내를 위한 방" 게시판에서 더많은 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다로파일기
국제좁쌀책전
요즘 청주는 직지축제가 저물어가고 있다. 전에 국제공예비엔날레라고 열렸는데 너무 요란해서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
이번 직지축제도 비슷하려니 하고 관심도 두지 않았는데 상당히 잘된 축제여서 제대로 보지 못한게 안타깝다.
2004년 9월
10일부터 18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는 '북녘작가미술대전' 시사회에 갔는데, 한남대 박정규교수님께서 단재선생의 책 한권과
국제좁쌀책전 안내전단을 주셨다. 주일 예배 때 전단을 펴보니 전시 마지막날이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아이 둘을 데리고 전시실로 갔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책은 새끼손톱 정도 크기인데 주기도문이 10여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실려있다고 한다. 독일 사람들이 만든
것이란다. 좁쌀 책은 수진본이라고도 하는데 아주 작게 만들어진 책으로 옛날 선비들이 도포자락에 넣어가지고 다니거나 전에 학생들이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작은 책을 말한다.
시대별로 두루말이 책부터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단어장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한시간씩 시내버스를 타고 통학하던 시절 버스안에서도 단어장을 손에 들고 외우며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좁쌀 책이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에서 요절카드(성경구절을 적어서 가지고 다니며 외우던)를 사용했는데 역시
오늘에도 이것은 요긴할 것이다. 이번 슬로건처럼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크고 화려한 것만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오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외침은 신선하다.
나오면서 손바닥보다 작게 만든 직지 한권을 얻었다. 기념으로 '단재 신채호 일대기', '조선위인전',
'단재신채호문집', '단재신채호 특별기획전' 도록을 사가지고 아이들에게 주었다. 의외로 아이들 반응이 좋다. 다로파소식
2004년
9월 10일부터 18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북녘작가미술대전이
열립니다. 100여점의 그림과 북한상품이 전시됩니다. 혹시 특별한 그림
한점 걸어두고 싶은 분은 이 기회에 구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석선물도
북한 상품(저도 아직 보지 못했는데 품질이 좋다면)으로 마련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청주한빛교회 국악교실에서는
단소, 장구반주, 대금, 해금, 피리, 가야금 강습을 하고 있습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각 과목별로 진행합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카페(청주한빛교회)
해당게시판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회비는 피리와 가야금 월 5만원,
나머지는 월1만원입니다.
제가
사용하던 디지털카메라를 분실했습니다. 사진을 전에 찍은 것과 전시회
안내전단의 사진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배경음악은
유명해목사님 국악찬송 "믿음으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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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로파님.. 시골에 사 둔 땅에서 원하시는 대로 사실 때까지.. 이곳으로 이사 와여.. 안양 군포지역으로 오셔서 같이 어울리고 같이 봉사하구 그렇게 지내시죠 뭘... 글구 나중에 시골 땅에다 멋진 호스피스 시설하나 마련하시구여... ㅎㅎㅎ
정말 좋겟네요..그런데 안양가면 법무사해서 벌어먹고 살 수 잇을까요....ㅎㅎㅎ
ㅎㅎㅎㅎㅎ 두분의 대화가 재미있네요^^ 이번소식은 다양하네요^^ 좋은 읽을거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