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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이집트에서 한 주간 룩소르에서 아스완까지 나일강을 따라 운항하는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이집트의 유적지를 두루 관광했다. 또 한 주간은 후르가다에서 해안 휴가를 보냈다. 여행 기간 우리 부부는 심한 장염에 걸려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후 나는 다시는 이집트에 발을 딛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이집트 휴가도 안전하다는 친구의 권유로 이집트 마르사 알람에서 지난겨울 휴가를 보냈다.
마르사 알람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관광지이다. 1995년에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2003년 마르사 알람 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성장이 가속화되어 지금은 소규모 관광 해변 도시로 변모하였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공항에서 출발하여 불과 몇 분 사이에 인가와 건물들을 벗어나서는 가도 가도 끝이 없이 한쪽으로는 불모지의 모래땅이 펼쳐지고 바다 쪽으로는 드문드문 호텔들이 보였다. 마르사 알람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은 지역으로 연평균 강수량이 10mm 정도라고 한다.
마르사 알람은 이집트 홍해 서쪽 해안에 위치한 곳인데 이곳은 맑은 바닷물과 백사장이 있어 매우 인기 있는 휴가지이다. 특히 바닷물 속 산호들이 무척 아름다워 많은 호텔 앞 바다에 긴 나무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스노클링 장비들을 제공하여 얼굴을 물속에 담그고 천천히 수영하면서 산호를 관람하는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은 엄청나게 큰 부지에 눈길 닿는 곳마다 하양, 핑크빛의 부겐빌레아가 만발한 정원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이집트는 이슬람 종파 나라라서 그곳에서 일하는 종업원 중에는 여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 심지어 청소하는 이들도 모두 남자들이었다.
바닷가를 걷다 보면 바람에 너덜너덜 다 찢긴 움막이 있는데 그 움막은 네모꼴로 나무 막대기를 세우고 거기에 얼룩덜룩한 여러 가지 포장으로 걸쳐 놓았다. 그러나 바닷가라서 바람이 심하게 불다 보니 쳐 놓은 천들이 다 갈라져 있고 겨우 움막 형태만 유지하다시피 했다. 그 곁에는 큰 하얀 보자기 두 개를 모래 위에 펼쳐서 돌들로 고정해 놓고 차도르로 몸을 감싼 두 여인이 펼쳐진 보자기에 팔찌 목걸이 액세서리와 작은 기념품 등을 펼쳐놓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
가끔은 바람이 세차서 그곳에 앉아 있기가 힘들어 움막에 드리운 포장 뒤편 모래 위에 차도르로 몸을 감싸고 웅크리고 누워있는 여인을 볼 때는 짠한 마음이 들었다.
오후 4시가 지나서 한 소형트럭이 그곳 여인들을 실으러 왔는데, 보니 그 트럭에는 벌써 몇몇 여인들이 타고 있었다. 여러 호텔 가까운 모래사장에 이런 장사를 하는 여인들이 더 많이 있는 모양이었다. 마르사 알람에서는 여인들의 부업 권장으로 수공업을 가르친다고 했다. 여인들이 그곳에서 배워 만든 제품을 이렇게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휴가객들에게 직접 판매한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마르사 알람 해변으로는 곳곳에 호텔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사이에 이 마르사 알람은 몰라보게 발전한 해안 휴양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도 넓은 백사장에 규모가 상당히 큰 새로운 호텔을 증축하고 있는데 올 10월이면 개장될 것이라고 한다.
호텔 음식은 돼지고기를 제외한 쇠고기와 닭고기 양고기와 생선 요리로 전혀 기름지지 않고 산뜻하고 맛이 좋아서 2주를 보냈는데도 집밥 생각이 한 번도 나지 않았다.
평소 집에서는 8천 보 걷기가 한계였는데 그곳에서는 바닷가 모래사장을 매일 2만 보를 걷고 따끈한 햇볕을 표피에 담아 건강하고 만족함으로 겨울 휴가를 보내고 돌아왔다.
올 휴가는 매년 함께 가는 친우 두 가족이 각자의 사정으로 따로 보냈는데 내년 1월에는 마르사 알람 이 호텔로 함께 신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