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5zN8-S9185E?si=GXynV9Fxkxw1vHlj
Prokofiev: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1 in f minor, Op. 80 - Gidon Kremer / Martha Argerich
프로코피에프는 제정 러시아 시대에 태어나 혁명을 피해 미국, 프랑스 등지로 망명했다가 스탈린의 서슬이 퍼렇던 1934년, 18년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소련으로 돌아간 색다른 인생 경로를 밟은 작곡가이다. 파리에서 영구 귀국할 때 그가 친구에게 밝힌 결의는 이런 것이었다.
"나는 돌아가겠네. 오래 전부터 고민해 왔지만 역시 이 곳에서는 안 되겠어. 나 같은 러시아 인은 외국의 다른 공기, 다른 환경에서는 영감이 떠오르자 않는다네. 다시 한번 진짜 겨울, 일시에 꽃이 만발하는 봄을 보고 싶네. 러시아 말과 러시아 노래가 울리는 것을 듣고 싶어. 그들의 노래는 나의 노래야"
그의 귀국을 두고 서방에서는 예술적인 손실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했고, 동방에서는 위대한 이데올로기의 승이라고 찬양했다. 그러나 그가 결단을 내린 동기는 좀더 단순하고 소박한 그 무엇이었으리라는 것은 친구에게 털어놓은 그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확실히 그는 러시아 인이라는 것 이외에는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았고 어떤 악파도 만들지 않았다. 금세기를 산 작곡가들은 대개 이론가이고 사상가였던데 비해, 그는 그렇지 못했을뿐더러 그들과는 전혀 다른 서법과 스타일이 뒤섞인 작품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소나타 형식을 능가하는 음악 형식이란 이 세상에 없다.!"
이렇게 외치면서 그가 고전 복귀를 선언함과 동시가 초기에 빠졌던 근·현대의 모더니즘의 결별을 고한 것은 전세계 음악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소련에 돌아간 후 그가 쓴 영화음악 <키제 중위>,<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어린이들을 위한 <피터와 늑대> 등에서도 혁명적이 아니며 이해하기 쉬운 그의 음악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
모국 소련에서 그의 역정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각지를 전전하면서 애국적인 가곡, 행진곡 등을 다수 작곡하는 한 편, 톨스토이의 원작에 의한 오페라 <전쟁과 평화>를 비롯해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교향곡 제5번>등 원숙기의 수작들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러나 1948년 1월, 악명 높은 '지다노프 비판'에 걸려 쇼스타코비치 등과 함께 공산당의 도마 위에 올랐다. 자가비판 서간을 작곡가동맹에 보내는 것 이외의 처벌은 면했지만 그 즈음부터 건강이 급속히 악화했다. 창작 활동도 못하고 지내던 그는 1953년 3월 5일, 무슨 기연이었던지 자신을 몹시도 괴롭히던 스탈린이 사망한 바로 그 날 운명했다.
뉴욕에서 망명 생활을 할 때 그는 목이 길고 이마가 튀어나온 데다 눈이 부리부리하며 입술이 두터운 용모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흰 니그로'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프로코피에프는 언제나 큼직한 어린아이였다."라고
https://youtu.be/CfFOpYYrZsw?si=yzUFLT6m_Pk7A7_y.
Prokofiev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1 in F minor, Op.80
Tatsuo Nishie, violin. Giuseppe Andaloro, piano
사실 그러했을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상대로 자기 힘을 겨루고 싶어하는 원기 왕성한 어린아이처럼 그는 연달아 새로운 걸작들을 내놓았으니까. 현대의 많은 작곡가들이 음악 자체에 대해 깊은 의혹과 고뇌를 느낀 것과는 달리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창작 의욕을 보였다. 그를 현대에 보기 드문 건강한 음악을 쓴 작곡가로 평가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프로코피에프의 그러한 모습이 뚜렷이 투영된 작품으로서 27세 때 망명 직전 초연한 <고전 교향곡 작품 25>를 들 수 있다. 피아노를 두들겨보지 않고 한번 작곡해 보겠다고 마음먹고 썼다는, 간결하면서도 경묘의 극치를 이루는 이 교향곡에서 그이 재치와 건강한 센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출처: 참마음 참이웃
https://youtu.be/mmKCbkvLm-o?si=ri11lYRsRpOrWZOa
Prokofiev - Violin sonata n°1 - Oistrakh / Obo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