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영양소로 활력을 돋우는
슈퍼곡물
병아리 콩, 아마란스 등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식재 중 하나였던 슈퍼곡물이 점차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샐러드용으로만 활용됐던 슈퍼곡물이 사이드 디시 개념에서 벗어나 리소토, 브런치 샐러드, 롤 등 메인요리로까지 발전해 이목을 끌고 있다.
글 홍예지 기자 hong@foodbank.co.kr | 사진 이종호 팀장
웰빙 식재료의 왕, 슈퍼곡물
음식에 있어 훌륭한 맛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어떤 재료를 썼느냐에 따라 단일메뉴만으로도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데, 슈퍼곡물이 이러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슈퍼곡물’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필수아미노산, 비타민과 같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해 이름 지어진 슈퍼곡물이 웰빙 식재료로 각광받으며 이에 대한 활용법 또한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슈퍼곡 물로 꼽히는 재료는 렌틸콩, 병아리 콩, 퀴노아, 아마란스다. 이 중에서도 ‘렌틸콩’은 유명 연예인이 즐겨 먹는다고 알려져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볼록한 렌즈 모양을 하고 있어 ‘렌즈콩’이라고도 불리는 렌틸콩은 단백질, 비타민,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한 반면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사용된다. 구이, 리소토, 수프 등의 요리로 만들 수 있다.
병아리 얼굴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병아리 콩’은 밥에 넣어 먹거나 수프, 샐러드 등으로 요리한다.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해 채식주의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곡물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영양소를 지닌 ‘퀴노아’는 비타민,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크로켓, 롤, 비빔밥 등 여러 레시피가 가능하다. ‘아마란스’는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두루 갖췄으며 20%가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 ‘신이 내린 작물’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재배되고 있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리소토나 볶음요리로 즐기면 좋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슈퍼곡물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외식업소에서도 요리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며 “예전에는 사이드 디시로 으깬 감자나 단호박 퓌레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슈퍼곡물을 넣은 샐러드를 선호하는 추세다. 단가는 다소 높지만 수프, 샐러드, 베이커리 등 메인요리부터 후식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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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신선한 샐러드
마치래빗 <가로수길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마치래빗(March rabbit) 가로수길점」은 병아리 콩, 퀴노아 등을 넣은 샐러드부터 잡곡을 넣은 치아바타샌드위치 등 슈퍼곡물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샐러드전문점이다. ‘샐러드처럼 푸릇푸릇한 3월’이라는 의미로 상호를 지은 마치래빗은 가로수길을 본점으로 마포구 상암동의 상암점까지 직영점으로 운영 중이다. 박완기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며 자주 접했던 샐러드를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고자 업소를 오픈했다.
마치래빗에서는 건강과 재료의 조합을 고려한 메뉴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메뉴는 오리엔탈 드레싱을 곁들인 제철 샐러드에 병아리 콩으로 만든 그린후머스, 렌틸콩으로 만든 렌틸살사, 두부를 살짝 튀겨 쫀득한 맛이 살아있는 두부 스테이크 등으로 구성된 ‘해피 비건 래빗’이다. “샐러드는 전채요리이기 때문에 양이 적다는 편견을 깨고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박 대표의 신념 때문에 모든 메뉴가 풍성하면서도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를 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이 밖에도 제철 샐러드에 프라이드치킨, 바게트크루통, 해바라기씨, 구운 땅콩, 병아리 콩, 또띠아칩 등을 넣고 치폴레 드레싱을 버무려 일명 ‘떠먹는 샐러드’라고도 불리는 ‘비바 멕시코 래빗’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에 인기가 많다. 올해 신메뉴로 출시한 ‘샐러드 도시락’ 시리즈도 5000~7000원 대의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매장 인근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프라이드치킨이 첨가된 ‘프라이드치킨 도시락’, 두부 스테이크가 들어간 ‘두부 양송이 도시락’, 비프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스태미나 도시락’ 3종은 흑미밥과 샐러드, 데일리수프가 함께 제공된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슈퍼곡물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매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매장 운영이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며 “이제는 슈퍼곡물을 활용하는 매장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앞으로도 꾸준히 신메뉴 출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여러 종류의 슈퍼곡물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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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요리와 슈퍼곡물의 맛있는 만남
오너쉐프
서울 ‘홍대거리’에 위치한 「오너쉐프(Owner Chef)」는 33㎡(10평) 남짓한 반 지하 공간에서 피자, 파스타, 리소토, 스테이크 등을 파는 오너셰프 레스토랑이다.
이곳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는 김동언 셰프는 앳돼 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조리경력 15년의 베테랑이다. 청담동, 논현동 등 강남 일대 레스토랑에서 프렌치, 스페인, 이탈리안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후 레스토랑을 오픈한 지는 이제 7개월 남짓 되었다.
대표메뉴는 새우 파스타와 하몽을 슬라이스 해 조리한 하몽 파스타, 하몽피자, 블루베리 등심 스테이크와 리소토 등이다. 특히 치킨·버섯·등심 리소토는 당뇨, 고혈압, 피부미용 등에 좋은 슈퍼곡물 아마란스와 10가지 잡곡(찹쌀, 차조, 흑미, 쌀, 기장, 수수, 현미, 서리태, 찰보리, 팥)으로 조리해 영양과 건강까지 고루 챙겼다.
등심 리소토는 직접 뽑은 육수에 피망 등 채소와 이탈리아산 고추 페퍼론치노를 조금 넣어 크림의 느끼함을 없애고 매콤하면서도 개운한 맛을 냈다. 육수가 잘박하게 스며들도록 잘 볶은 리소토 위에는 한우 채끝 등심 스테이크를 통째로 올려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아마란스를 넣은 리소토는 마치 캐비아를 씹는 것처럼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고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2인이 즐길 수 있는 런치세트, 피파 세트(피자와 파스타 세트), 스테이크 세트 등도 갖추고 있다.
오너쉐프는 김동언 셰프가 조리와 서빙을 혼자서 담당해 단골손님들은 셀프로 물을 가져다 먹는 것이 자연스럽다.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가격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기기를 원한다면 오너쉐프가 제격이다.
자연의 건강을 밥상 위에 고스란히
브라운 레시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브라운 레시피(Brown Recipe)」는 퀴노아, 병아리 콩, 어린잎 등 신선한 식자재를 사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브라운 레시피’는 땅의 색깔을 뜻하기도 하고 브라운 라이스(현미)의 브라운, 즉 ‘자연식으로 만든 레시피’를 선보이는 곳’이라는 의미의 상호다. 자연식으로 식습관을 바꾸고 난 후 운동을 병행해 20kg 이상의 다이어트 효과를 몸소 체험, 다수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백원기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브라운 레시피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식 홈메이드 건강식당’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13년에 오픈한 이곳이 ‘동탄의 맛집’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데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하는 런치 뷔페가 한몫한다. 1만2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저지방, 저염, 저칼로리’의 약 20가지 메뉴가 준비돼 있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얻고 있다.
브라운 레시피의 뷔페는 현미를 기본으로 한 밥상을 선보인다. 슈퍼곡물인 병아리 콩을 넣어 지은 ‘병아리 콩 흑미밥’, 현미, 보리, 귀리, 수수, 기장, 통밀, 율무 총 7가지 곡식이 들어간 ‘7곡야채밥’, 그린빈과 펜네로 만들어 담백한 맛의 ‘그린빈파스타’ 등 건강과 맛 모두를 고려한 메뉴로 구성했다. 뷔페의 모든 메뉴는 군침이 돌 정도로 맛깔스러워 보이는데, 백원기 대표 부부가 5~6년 전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얻은 지식을 토대로 슈퍼곡물을 포함한 슈퍼푸드에 대한 메뉴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