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 좋아하는 분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기동민 등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통한 북미 비핵화협상 재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범여권 의원 64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안보리 결의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소리"라며 비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며 중·러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공동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뿐 아니라 범여권 의원 64명이 동의했다.
송영길 "대북제재 완화되도록 외교역량 총동원해야"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결의안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요소를 지닌 소수품목의 제재완화와 남북철도·도로연결사업의 제재 면제를 제안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송 의원은 "북미가 새로운 길이나 새로운 계산법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 위기를 방치하거나 심화시킬 뿐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며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일부 완화 결의안을 국제사회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신북방·신남방정책 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평화가 정착돼야 하고 막힌 길이 연결돼야 한다"면서 "지금 우리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미국을 비롯한 관계 국가들을 설득해 북한에 대한 일부 제재완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의원은 공동성명 발표 후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과 외신에도 이 성명서를 보내 우리 입장을 환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공동성명이 현재의 국제정세와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동맹에도 균열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태우 "국제사회 흐름과 안 맞아… 우리를 친중이라고 할 것"
전성훈 통일연구원 초청위원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약화하자고 하고 이를 가장 반기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뿐"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는 한국을 친중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진 위원은 "(64명의 의원이) 미국에 자신들의 생각을 알리겠다는데,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프랑스·독일 등 국가들에 이런 입장은 전혀 지지받을 수 없다. 국제사회는 콧웃음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지금 제재완화를 주장하는 공동성명은 국제사회 흐름과 전혀 맞지 않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한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겠다며 미국을 협박하는 등 긴장국면인데, 이런 타이밍에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원장은 "이런 제재완화 얘기는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계속적으로 나오며 핵을 동결하고 '착한 변화'를 보일 때 허파 구멍 정도 틔워놓고 가는 수준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타이밍에 미국 조야에 문서를 보내는 것은 한미동맹을 파괴하는 행위로 나타날 것이다. 미국에서 대한민국을 뭐라고 하겠나"라고 씁쓸해했다.
다음은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통한 북미협상 재개 촉구' 공동성명에 동의한 의원 명단이다.
강병원, 강훈식, 고용진, 기동민, 김병관, 김성환, 김영주, 김정우, 김정호, 김종대, 김영호, 김철민, 김태년, 김한정, 노웅래, 도종환, 민병두, 박경미, 박광온, 박 정, 박지원, 박찬대, 박홍근, 서삼석, 서영교, 설 훈, 소병훈, 손금주, 손혜원, 송갑석, 송영길, 송옥주, 신창현, 심기준, 안민석, 안호영, 어기구, 우원식, 위성곤, 유동수, 윤관석, 윤일규, 윤준호, 이개호, 이규희, 이용득, 이원욱, 이재정, 이학영, 이 훈, 임종성, 전현희, 전해철, 정동영, 정은혜, 정재호, 정춘숙, 제윤경, 조배숙, 조승래, 최운열, 추혜선, 표창원, 홍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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