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4년만이다.
다시 올라가 설 수 있을까.
하늘 닿을 듯 솟은 최고봉 바위산을.
허리척추수술에 이은 무릎수술로
4년 간 심약해진 몸은 개미가 된 듯
저 높고 가파른 백운대정상을 바라만봤다.
동네 하천과 둘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근육강화운동과 함께 탄력을 붙여나갔다.
작년 들어서면서 불암산 정상에 서고
수락산 주봉에서 태극기를 만났을 때
허리무릎근육을 되살려주심에 감사했다.
올해는 북한산 최고봉, 서울의 최고봉인
백운대 정상을 향해 꿈을 이루고 싶었다.
마침 캐나다친구가 출국을 앞둔 시점에서
백운대 산행을 꼭 한 후, 가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 언제 다시 백운대에 설수 있을지,
어쩜 생애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의기투합하여 3월 15일 아침 도선사
주차장에서 하차해 백운대 탐방센타에서
하루재 방향으로 영봉을 향해 오른다.
설국속 영봉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던 풍경
코앞에 거대바위가 영험을 주던 겨울산이
두터운 옷을 벗고 꽃을 피우려 움튼다.
미세먼지 안개가 도봉산을 보여주지 않자
손으로 만장봉 자운봉 선인봉들을 그린다.
영봉에 첫걸음한 친구의 감탄은 끝도없다.
영봉을 내려와 인수봉을 뒤로 한 인수암
경찰구조대, 북한산특수구조대를 지나니
백운의 혼이 서린 추억의 백운산장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뜨끈한 잔치국수를
말아주시고, 믹스커피 타주시던 산장엔
언제부터였을지 문이 닫힌 채 조용하다.
야외 식탁에 엄청나게 몰려든 등산객들
왁자지껄 식사하는 소리만 요란하다.
흡사 설악산이라도 되는 듯 봄산 풍경은
전날 내린비로 골골이 봄물폭포 장관이다. 답답하던 마음을 물소리가 생기를 돋운다.
예전엔 위문이라 부르던 백운대 암문부터
평일임에도 등산인파로 줄을 서야 한다.
이제부터 무릎수술로 잔뜩 겁을 먹었던
암릉의 밧줄 잡고 오르는 경사 시작이다.
친구는 더 두려움이 엄습했는지 그만
여기서 경치를 조망하고 있겠다고 하며
내게 혼자 정상을 다녀오라 종용한다.
그럴 순 없다. 불안해하는 친구를 두고
혼자만 정상에 서서 만끽할 순 없다.
함께 하는 게 중요하지, 정상이 중요한가.
나란히 앉아 한참을 쉬며 간식을 먹었다.
내 눈치를 보던 친구가 용기를 낸다.
여기까지 온김에 반드시 정상찍고 오잔다.
그래그래, 할 수 있어, 도전해보는 거야.
정오 지나 오후가 되니 내려오는 하산객,
올라가는 등산객으로 사람이 더 무섭다.
천천히, 조심조심, 밧줄 꼭 잡고를 외친다.
벌벌거리면서도 친구는 산행에 몰입한다.
삼각산이라 하던 북한산 세꼭지 산봉우리
만경봉, 인수봉을 품으며 한발한발 올라
드디어 꿈에 그리던 백운대정상에 섰다.
836m 서울 최고봉답게 산하를 보여준다.
빠라라락 소리로 반겨주는 태극기 아래
둘은 손잡고 하늘을 향해 팔을 쳐들었다.
인증샷 찍으려 줄선 사람들로 감동은 짧고
내려오는 가파른 길엔 식은땀이 흐른다.
백운대정상 바로 아래 너른 치마폭 바위에
등산객들과 함께 앉아 먹는 꿀맛의 점심.
기암괴석, 인수봉 절벽, 만경봉 노적봉들
시계가 좋지않아 산하 풍경 흐릿해도 좋다.
고양이들 등산객과 어울려 노는 풍경,
산바람 봄바람이 가슴으로 흘러들오는
산 정상의 향기 얼마만에 맛보는 쾌감인가.
북한산성을 다 내려오며 우린 크게 웃었다.
서로 찍어주고 둘이 셀카로 찍은 풍경보며
친구의 환송을 위한 약초밥한정식 대접 후
친구가 좋아하는 카페라떼로 마무리했다.
친구와 나는 값진 백운대 추억을 안았다.
캐나다로 간후에도 풍경은 살아 웃으리라.
백운대 탐방센타에서 등산을 시작하며
하루재에서 백운대 가는 길이 열리고
영봉 멋진 소나무앞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며
십년 전 쯤 영봉 산신제를 본 헬기장
영봉 오르며 흘린 땀에 점버들을 벗고
백운대 오르는 길과 영봉에서 만난 애들
영봉 하산시 코앞의 거대한 하마바위
인수봉아래 작은 암자 인수암이 정겹다
특수산악구조대 태극기, 큰 일을 하겠지
가장 짧은 코스이다보니 계단은 가파르다
골골이 봄물 폭포 소리에 생기를 얻고
추억의 백운산장은 굳게 닫힌 채로
구 위문, 암문은 그대로 서서 반겨준다
미남 바위, 워싱턴 바위, 스핑크스 라고들.....
여전히 오리바위도 꽥꽥거리며 반가움을
대단한 기암절벽 인수봉을 품은 백운대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만경대 위용
백제 온조왕이 이곳에온 삼각산 유래 설명
한국산악회에서 통일서원 정상석을 세우고
백운대 정상에 오랜만에 내 그림자 남기고
드디어 친구와 백운대정상에 섰다
감개무량하다. 수술회복 완전한 기쁨이여!
백운대 정상 아래 너럭바위 나란한 추억이
검은 양이 뒤를 누런 양이 따르는 풍경
백운대 산하의 풍경을 가슴에 끌어안고
캐나다 친구야, 잘 가라. 추억은 영원하리.
도선사 주차장에서 수유리를 향하여
수유리 대보명가 약초밥한정식으로 마무리!
첫댓글 친구분과 함께 오르신
영봉과 백운대~~
어디 내놔도 명품인 산이죠.
휴일도 아니었는데 산객이
많았었나봐요.
산장에 살던 영감님은 돌아가셨다 하고~~
언젠가 국수삶아 주시던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
인수봉에서 큰사고가 났을적에
구조를 하는데 힘도 보탰다
하셨습니다.
그아드님이 임교장선생님
제자셨다 하셨던 생각이 납니다.
백운대로 오르는 길이
얼음이 제일 늦도록 남아있는곳인데~~
얼음이 없는듯 하니 나도
조만간에 올라봐야겠습니다.
사진도 정감있게 잘 찍으시고~~
남기신 글속에서 친구와의
찐한 우정을 느꼈습니다.
잘봤습니다.
네. 이쁜수님.
백운산장 어르신이
하늘나라로 그예 가셨군요.
임교장님은 누구신지요?
저는 잘 감이 안잡히네요.
이쁜수님 자주 백운대를
접하셨었나 봐요.
계곡 깊숙한 곳에선
얼음장들을 조금씩 봤지만
전날 내린 빗물 타고
작은 애기폭포들이 물방울
튀기며 쏟아져 내렸어요.
봄빛이 완연했어요.
올라가서 봄물 들어 오셔요.
캐나다친구 떠나고 하면
한참 동안 허전할 터인데
추억 하나 귀하게 남길 수 있어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둘의 우정을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온화한여자 영훈중 교장선생님 이셨습니다.~~^^*
올해 연세가 90되셨어요.
지금도 매주 산행이어가시고
모임도 많이 하신답니다.
@이쁜수 아. 이쁜수님.
90세 되셨는데도
매주 산행하신다니
놀랍습니다.
그분이 궁금하네요.
@온화한여자 광교산 산행때는 안가셨을라나요?
조만간에 함 모시고 식사 대접 해드리려 합니다.
@이쁜수 광교산에 오신
선배님 제가 거의 다 아는데
90세 되신 분 안오셨어요.
@온화한여자 그러시군요.
댁에서 워낙 멀어서 안가셨을까?사진속에 파란점퍼 입으신분이
모습이 비슷해서 가셨나보다 했어요ㅎ
혹시 임영숙씨는 아시는지요?
@이쁜수 아. 임영숙선배님.
잘 알지요.
저보다 16년 선배시니
정말 88세 되시구요.
파란 점버라 하신 분은
임영숙선배님보다 더 한해
위이신 임공빈 선배님이셔요.
네 89세로 90세 되신
대선배님, 최고 선배님이셔요.
정말 매월 산행에 빠지지않고
오셔서 축사도 해주시지요.
지금은 다 모이질 않지만요.
이번 광교산엔 대선배님들
느즈막히 만나서 조금 올라갔다
내려오셨단 말씀 들었어요.
@온화한여자 이제 아셨군요.ㅎ
맞습니다.
참 인품들이 좋으신분들이십니다.ㅎ
그분들 알게된지 머잖아서
근 삼십년 세월~~
첨 뵐때나 지금이나 늘 변함없으신 분들이십니다.
두 분의 찐한 우정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영원하신 모습 뵈니 감동입니다.
더구나 캐나다로 떠나시면 허전한 마음 더욱 애잔 하시겠습니다.
북한산이야 세계적인 명산이지요.
불편하신 몸으로 백운대 까지 힘든 리딩에 수고 하셨습니다.
외국으로 떠나기 전 북한산 산행을
친구 분도 많이 행복해 하셨겠습니다.
함께하신 영상 즐감 합니다.
두 분의 우정 영원하시기 기원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가곡님은
긴 제 글을 전부 다
읽으시는군요.
충분히 백운대 임하는
제 마음을 제 입장에서
이해해주시는 걸 보면요.
친구가 캐나다 떠나기 전
소원처럼 거의 졸라대기에
저는 제 바쁜 일정에도
친구에게 시간 맞추고
친구를 위해주고 싶었죠.
친구가 좋아하고 고마워해서
스스로도 잘했다 싶습니다.
실상 저는 다녀온 후기에
제 수필 감각을 실어내기에
글이 길어지고
교통편이나 길에 대한 정보
등이 부족해서
늘 무거운 마음입니다.
그저 제 스타일이어서요.
영봉 다녀온지가 오래되었네요
솔고개에서 상장능선을 오르내릴때 즐겨찾던 영봉
인수봉과 백운대를 제일 멋지게 볼수있는
조망터지요
건강이 회복되어 백운대에 오를수 있어서 축하합니다
늘 멋진산행 이어가시길 바람니다
맞아요.
상장능선 육모정고개
하루재 그곳에
영봉이 서 있지요.
북한산 봉우리들을
웅대하게 품고서요.
산행을 엄청 좋아하시는
물안개님으로 인식될 만큼
뵙진 않았지만
산 정상에서 웃음짓는
산풍경이 오버랩되곤 해요.
영봉 헬기장에서
8년 전 성스럽게 거행되는
산신제 보고난 후부터
영봉이 얼마나 영험한 산인지
느끼게 되었지요.
캐나다 절친과 송별 기념산행을 백운대를 선택하셔서 힘들게 오르셨네요.힘든 만큼 우정은 영원하겠지요.
절친과 작별을 하실려면 섭섭한 마음을 다시 산행하시면서 달래야 겠지요.
오래전에 구파발 계곡을 따라서 백운대 오른적이 있는데 이제는 감히 도전할 생각을 접었습니다.무릅 재발 염려가 되어서 인데 대단 하십니다.
멋진 영상 줄겁게 잘 보았습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건행하시길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무릎수술 후 4년 만에
백운대 정상에 선 감회가
오죽했겠습니까.
앞으로 정말 몇 번이나 더
사랑하는 백운대 정상 태극기와
마주할 수 있을지요.
캐나다친구는 저로 인해
소원을 풀었다며 어찌나
좋아하고 감동하는지 모릅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꿈은 꾸어야 하고
꾼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
새삼 절감한 시간이었습니다.
친구분이랑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북한산이라서 감사하지요 푸짐한 한식까지 ~따봉 ~
바위산이어서 어제도 날씨 좋고 오늘도 날씨 좋은날에 가는것이 좋아요
온화한여자 분은 상급 등산객이구요 ~
아니 아니에요.
상급 등산가 아닙니다.
산은 여전히
아직도 오를 때마다
겁나고 두렵습니다.
다만 산을 좋아하고
산길을 오르면 나를 것 같은
기분에 열심히 오를 뿐이지요.
친구랑 함께라서
더 행복한 시간,추억들이 한.아.름
네.썬플라워님.
혼자 오르는 산행의 맛과
마음에 맞는 친구와믜
동행 산행의 맛은
엄청나게 칼라가 다르지요.
웃음과 대화가 커지고
위험과 역경을 만나면
무엇보다 대처가 신속하니
친구와 자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고 약속하곤 하지요.
저는 집이 북한산 근처라 항상 산영루 중흥사 부근까지 산보삼아 다닙니다
정상은 항상 다음으로 미루는데
선배님 보니 저도 올라가 봐야 될듯 하네요
두분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기원해봅니다~~^^
그래그래요
나만세님.
북한산 근처에 사는 게
어디 보통 행운인가요?
꾸준히 산에 오르고
또 오르면서 다리 힘을 기르고
정상에서 불어주는 정기와
산하의 풍경들을 만끽하는
근사한 등산가의 길
이어 걸으시기를 바랍니다.
기회 될 때마다
함께 산에 오르고
산바람 함께 마실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