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임씨! 읽어주십시오.
푸른옥빛의 벽해, 어느 이름모를 벼랑끝에 서서 한발더 내딛고도싶었습니다.
맑고 푸른 날 보다는 어두운 잿빛하늘이 위로가 되는 참 이상도한 날들입니다.
아침이면 결핍의 문을 나서고 밤이면 허무의 문을 닫고드는 하 수상한 시절이라...
사람들은 빈가슴을 소유케 해달라 기도 하라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것은 진정
가슴이 비어 버릴까 두려운 까닭입니다.
켜켜이 쌓인먼지 걷어내고 감성의 상자를 엽니다.
우러날수록 향이 깊어지는 당신은 나의 기쁨이며 또한 자랑입니다.
그러한 당신을 동경이라는 가시바구니에 담아 가슴에 품습니다.
가슴으로부터 시작된 아리한 아픔은 시큰거리는 코끝으로, 횡한 눈시울로 번집니다.
눈감고, 귀막고, 큰숨 들이쉬고, 온몸으로 뛰어드는것이 사랑이라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던것은
그 끝에 남겨질 공허를 감내할 자신이 없었던 까닭입니다.하지만 지금의나는 후회합니다.
당신을향했던 나의 사랑이 보다 치열하지 못했던것이 회한으로, 그 회한이 기슴깊이 응어리로 굳었습니다.
철없던 지난날들..생각없이 그때그때 기분대로 내키는대로 내뱉었던 험한 나의 폭력적인 말들이
당신에게는얼마나 큰 상처로 새겨졌을지 지금와 생각해보니 알겠습니다. 다소 살집이 있어보이는 당신에게 예사로 "중장비"라 칭하며 모욕을 주었으며 당신이 성형수술을 하고자했을때는"현대의학으로는 수정불가"하다는 악담까지 서슴치 않았으니 얼마나 막되먹은 놈입니까. 세월이 흘렀으니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한 순임씨는 그러한 나를 용서하실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러했던 나를 용서할수없습니다.
정말이지 그 철없던 시절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스럽습니만, 이제와서 굳이 변명을한다면 드러난
거친말뒤에 좀 다른 진실이 있었습니다. 그때 당신이 성형수술을 고집했을때 말리고 싶었던것 입니다
난 순임씨 본래의 모습을 사랑했던 게지요. 안정감을 느끼게하는 든든한 몸맵시, 그 몸매에 어울리는 의지력이 엿보이는 두툼한입술,어떤 사물이든 자세하게 꿰뚧어 볼수있을법한 작고 예리한눈, 머~언 먼곳에서도 당신임을 단박에 알아볼수있을법한 듬직한 코 등등이 하나 나무랄데 없는 매력인데 굳이 성형을하려드니 화가났던겁니다. 그것은마치 황금사과에 은도금을 하려는 어리석음 으로 여겨졌던것 입니다.
이제와서 변명을하면 뭐하겠습니까만, 저의 전번이 바뀐것만해도 그렇습니다. 어느술집에서 전화기를 분실했었고 전화기 새로 장만하려니 돈이 없었으며 그러다보니 가지고있던 번호를 유지하지못하고 엉뚱한 전화번호를 받고 공짜폰을 구입 했습니다만 유난히 숫자에 약한나는 순임씨 번호를 기억할수없어 우리는 연락두절되었던 것입니다. 아마 순임씨는 당신과의 인연을 끊으려 전번 바꾼줄알겠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오해인것입니다. 물론 당신이 문자하고 전화할때마다 짜증내고 험한소리한것도 사실이지만 그땐 나름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사정을 글로 다하려면 분량이 너무 많을듯해서 가능하다면 그간의
사정을 만나뵙고 해명하고싶습니다. 다행이 어제밤 꿈에 백발의 도인이 나타나서는 잊어버렸던 순임씨
번호를 일러주셨고 잠에서 깨자마자 당신께 문자 올리는겁니다. 부디 너그런 마음으로 한번반이라도 해명의 기회를 주십시오.사랑합니다 순임씨!!!
그리고 빌린돈 200만원도 갚겠습니다 계좌번호 띄워 주십시오.
어쩔수 없이 인사가 늦었지만 로또 1등 당첨 되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10, 봄 ,경열.
첫댓글 반전..ㅎㅎ
위대한 복권이
중장비 순임씨를
그리운 여인으로
돌려놓았군요..ㅎ
안 갚은 200만원을
유지하는 것이
돈 버는 일인 것
같습니다..ㅎ
그럴까요 ㅋ
순임씨 용서 안해주겠죠?
ㅎㅎ 아 진짜, 어젯밤에 큰딸 때문에 뒤비진 속을 부여안고 잠들었었는데,
주말 아침에 저에게 함박산님이 이렇게 큰 웃음으로 위안을 주시는군요. ㅋㅋ
함박산님의 필력이야 워낙 종횡무진으로 뛰어나시지만,
특히 이런 꽁트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십니다.
이 정도 연서이면 로또 1등 당첨되어 빠르게 달려가는 놓친 열차를 잡을 가능성도 쪼매 있지는 않을까, 요래 짐작해봅니더ㅋㅋ
요즘 젊은 여성들 시집갈생각 없어 집에서 걱정들이 많은듯 합디다
하기사 뭐가 아쉬워 결혼하려들겠어요
집에서 엄마랑 티격테격 하며 즐겁게 사는거지요
곁에두고 신경전 벌일때가 그래도 좋을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 떠나있다면 또 많이 허전하겠지요
네 아주 좋아요. 글 쏨씨 탁월해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합니다 함박씨!!!
읽었습니다, 함박산님~~
작가의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어찌나 이리도
깔끔하게 활자가 또박또박 잘도 표현하는지
말그대로 작가의 사고(思考)와 활자(活字)의 진한 사랑을
보는듯이 통째로 유혹당하는 듯한 독자의 마음 입니다.
고로 잘 읽은 값으로 얼릉 추천 꾸욱~ 눌러 봅니다., ^&^
요즘 노벨상 문제로 카페분위가 싸~한 느낌이라 옛글우물에서 한줄 퍼왔습니다
같이 웃었으면 하구요
과찬이라 좀 쑥스럽긴 합니다만 기분은 무척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순임이라면?
하고 생각해 보곤.
일단.
어깨 넘어서 부터 손아귀에 힘을 실은 커쇼의 파워풀한 자세로 따귀 부터 한대 올려 붙히고..ㅋㅋ.
그 다음 용서 하실것 같습니다.
창작 글 이기 망정이지.
암튼 풍자스런 글 솜씨는 최고십니다.
어이쿠~
진정하시고요~
정통파투수의 파워풀한 자세로 내려치는 따귀 맞을사람 없습니다
기습이 중요하죠
제가 맞아봐서 압니다
ㅋㅋ
로또 1등 되셨다는 소식이 마음을 뒤집히게 하고 ㅋㅋㅋ
전화기 사정이 잘 통하시기를 빕니다.
아. 그리고
이렇게 호소력 있는 글로 함박산님
김정은이가 우리는 동족이 아니라고 하는데
저놈을 법원에다 민족반역죄로 고발해주십시오.
대한민국 법원은 그런업무 안봅니다
눈치나 살살보며 이기는놈 편 들어주는 보신단체지요
할수만 있다면 정은이는 미쿡 법정에 세우고 싶습니다
교도서에서 검둥이들과 생활하면서 슬기롭고 올곳바른 자세를 배울수 있도록
한 백년
함박산2 님 머리가 꽤나 좋은 걸로 알고 있엇는데
사랑하는 순임씨 전화번호를 핸ㅍ드폰 잊어버리면서 도저히 생각이 안 나 연락이 끊겼다구라!
거참 위 글을 읽는 내가 다 난처하네요.
아니야, 이건 분명 순임 씨를 싸랑하는 함박산2 님의 맴이 거짓 맴으로 들리기만하네요.
여자를 사랑할려면 힘껏, 내 모든 걸 다바쳐 싸랑해도 모자랄 판에
전화번호 정도도 기억을 몬 한다면, 이건 거짓사랑, 가짜사랑에 불과하다고
갱기 오산의 방밍돌 힘주어 힘차게 주장하는 바이올씨다.
혹시 빌린 돈 2백만 원 안 줄려고 전화번호 잊어 먹었다고 한 것은 아닌지요?
함박산2 님의 의중을 알고 시프다 이겁니다.
그렇습니다~^
대충 거시기 하길 바랍니다
원심력에서 구심력으로 가는 실존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꿰뚧고 계시는 박밍돌 시인님은 후생가외의 대표적인 청출어람 이십니다
망극이 성은 하옵니다~^
ㅋㅋ
순임씨와 함박산님 사이가 보통 사이가 아니었군요.
거액의 금전대차가 오간 걸 보건데
그렇고 그런 사이가 분명헤 보입니다.
저는 아직까지 여성에게 단돈 만원도 빌려본 적이 없고
빌려줘본 적도 없습니다.
아~ 제 와이프는 제외하고요.
그렇군요 개인간
금전관계는 없는게 좋지요
감사합니다~^
요즘 깨비와 경렬씨 글에 살 맛 나구려 참 잘쓰시요 젊은 날 문학에의 열정과 비정한 현실 사이에서 한참 방황하셨을 듯
현실과 타협하지 못할 때 마다 글 향한 사랑으로 글 속에 파묻히고 싶어 참고 또 참았던지 경렬씨도 그러했을까 싶네요
잘읽었습니다 20일간 무릎 연골이 터져 절름거리며 병원 한의원 학교 정신이 없습니다
무소처럼 홀로 걷길 좋아 하는 저가 너무 걸었나 봅니다 절름 거리며 천천히 불편하게 사는 요즘입니다
에효~~~
문학은 무신 ㅋㅋㅋ
공장댕기며 술마시기 바빴지요 취중에, 혹은 뒷간에 앉았을때
가끔 책 딜다보고 읽어보긴 했지만 진중한 독서씩이나? 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공장 다니며 미친듯이 마시던 술, 아마도 나는 맨정신으로 세상살기 싫었던가 봅니다
현실은 내게 협상을 걸어온적 아예 없으니 그저 벼랑 위로 난 외길을 비틀거리며 걷기도 하고 기기도 하며 여기까지 왔지요
그러다보니 이제 종착지가 코앞이네요
이제부터라도 즐겁게 걸어야지요
글 읽으면서 웃음이 터졌어요
중장비 현대의학으로 수정불가 ㅋㅋㅋ
이름과 어울리게 순임씨는 마음씨까지도 넉넉하신 분임에 틀림없어예
순임씨는 로또로 행운의복까지
차떠난뒤 손 흔들면 어쩝니까 ㅎ
잘 읽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강남서 성형수술 받고 서울서 집도사고 좋은남자 만나 잘살고 있다는군요
그녀의 행복을 빌어줘야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