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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NBA 원문보기 글쓴이: Duncan&Kidd홧팅
지난 3월 중순 경, 샌안토니오 스퍼스 공식 홈페이지에 'Filling in the Blanks'라는 컬럼 코너에 연재하고 있는 Lance Blanks 씨의 'Ten Title Ties'라는 컬럼을 팸에 옮겨봤던 적이 있습니다.
우승을 위해선 몇가지 조건만을 충족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며 챔피언십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열가지 주제를 열거했었습니다.
오늘은 이번 2005 챔피언십을 토대로 이 열가지 요소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파이널을 거치며 '우승이란 게 참 힘든 과정이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열가지들이 다시 머리에 떠올리며 얼마나 충족을 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습니다.
1. "Go-to guy"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만들어내고 승부가 치열해질 경우 그를 통해서 승부를 걸었을 때 최고의 확률을 만들어내는 선수를 우린 '고-투 가이'라고 합니다.
많은 팀에는 이런 선수들이 있습니다. 스퍼스엔 티미, 선즈에는 스티브, 소닉스에는 레이, 히트에는 샤크, 피스톤즈에는 천시 등이 있죠.
이 선수들이 있기에 하나의 팀은 어느정도의 확고한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정신적인 압박이 커지는 상위 시리즈로 갈수록 마음의 의지가 되는 선수가 없다면 주저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또한 리더십과도 연결되는 사항이 되겠죠.
이번 파이널 MVP를 차지한 팀 던컨의 경우, 정규시즌 후반에 당한 오른쪽 발목 부상과, 2라운드에서 당한 왼쪽 발목 부상으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동료들에게 계속하여 등불을 밝혀줬습니다.
1라운드 1차전 패배 속에서도, 끝까지 던컨을 통해서 승부를 걸어보려 했던 것은 '우리의 The man은 너다.'라는 걸 확실하게 인지시켜 주려는 차원의 계획인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오프 속에서 스퍼스가 승리를 거둔 경기 가운데 던컨이 경기 내내 부진한 적은 없었습니다. 전반에서 또는 후반에서 확실하게 어느정도의 자산을 쌓아줬고, 행여 승부처에서 그가 힘겨워 하더라도 여기에 동료들의 지원이 부가됐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가 만드는 토대가 없었다면 스퍼스는 더욱더 힘겨운 싸움을 보이거나 포스트시즌을 조기에 종영해야 했을 겁니다.
파이널 1, 2차전에서 마누의 대활약이 빛난 것도 그의 전반에서의 지탱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7차전 4쿼터에서 승부에 큰 획을 그은 랍, 마누, 브루스의 3점포도 그의 존재가 있었기에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팀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나서주었고, 승부처에서 승부를 가르는 역할도 기꺼이 수행해 냈습니다.
그 상대팀이었던 피스톤즈에는 천시가 있었고, 그가 활약하는 정도가 그날 피스톤즈의 성패를 갈랐었지요. 그의 플레이메이킹과 중요한 순간에서 나오는 샷들은 왜 그가 지난 파이널의 MVP가 되었는지 너무나 자명하게 보여줬습니다.
2. Chemistry
농구 팀 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에서도 일치된 목표는 너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괴리되었을 경우, 그 직무 성과는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렇게 때문에 조직학에서도 MBO(Management By Object) 등의 방법론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목표 합일화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에 있어 주어진 목표는 챔피언십. 즉 우승이라는 건 나무나도 자명합니다. 하지만 이 자명한 목표 속에서도 선수 개인간에 있는 미묘한 심리적 요인등으로 개개인의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똑같은 페이지에 있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규시즌 82 경기와는 사뭇 다른, 엄청난 육체적 피로도와 정신적 압박감이 선수를 괴롭히는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마음을 갖기란 힘듭니다. 더군다나 자신이 뭔가 해야겠다란 마음이 지나치게 쌓여질 경우 오히려 팀에 해가 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수퍼스타가 즐비한 로스터의 팀에서 이런 경우가 나올 가능성도 크죠.
스퍼스의 2005 플레이오프 슬로건은 'One team. One goal.'이었습니다. 하나의 팀에, 하나의 목표.
많은 전문가들이 스퍼스의 강점으로 'unselfish'를 꼽습니다. 이 언셀피쉬야말로 스퍼스의 케미스트리를 제대로 대변해주는 단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요 선수를 국적을 가리지 않고 팀을 위한 마인드가 박힌 선수들로 채우려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는 스퍼스 스카우트 진이 이뤄낸 성과입니다. 주저함 없이, 결단력을 가짐과 동시에 비이기적이 된다는 건 정말 '중용'의 미덕을 제대로 실천할 때 나오는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이것이 선수 개개인의 성과 평가에 어느정도의 불리함을 주더라도, 팀이 우승을 차지하게 하기 위해선 (설사 자기가 벤치 멤버로 돌아가더라도) 어느것도 개의치 않는 캐릭터와 항상 'move the ball', 'find a open guy'를 강조하는 팀의 전술 방향, 친구나 가족같이 함께하는 그들의 케미스트리는 분명 챔피언십을 달성하는 하나의 큰 요소였음에 분명합니다.
동일 시즌에 올스타에 선발됐음에도 군소리 없이 초반 라운드에서 벤치 멤버로 뛴 마누 지노빌리와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자기가 출전한 경기에선 모두 스타팅으로 나왔다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스타팅은 커녕 제대로 받은 출전시간도 없음에도 불만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았던 라쇼 네스테로비치의 경우 스퍼스의 성공 가도에 보이지 않는 도움을 줬을 것입니다.
3. Deep bench
한 두명의 수퍼스타가, 확실한 The man이 플레이오프에 입성하는 팀의 기본 요소가 된다면, 풍부한 벤치는 우승을 위한 중요한 플러스 요소가 될 것입니다.
벤치는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뿐만 아니라, 팀이 훈련하는데 있어 그 훈련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부상없이도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 있는 제 13, 14의 선수도 팀에게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한 팀의 팬들은 몇 명의 스타들에게만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를 하는 것일 테지요.
스퍼스의 벤치 자원 중에는 큰 고마움 이상의 감탄을 불러 일으킨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로버트 호리.
파이널을 보신 분들이라면 스퍼스의 크런치 타임에서 그가 항상 on court 라는 걸 보셨을 겁니다. 그가 던지는 3점슛은 말꺼내기 식상할 정도이고 공수에 걸친 작은 것들(little things)까지 경기 곳곳에서 보여주는 그의 활약은 스퍼스가 우승을 건지는데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파이널 5차전의 마지막 3점슛들을 모두 기억하실테고, 그 전에 나온 약간 먼거리에서 들어간 덩크와 동시에 얻어진 파울샷은 팀에게 큰 자신감을 불러줬습니다. 이전 경기에서 나온 저까지 어리둥절하게 했던 그의 스틸은 팀의 사기를 엄청나게 증폭시켜줬고, 오펜스 파울 유도 또한 상대팀의 맥을 끊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 외에 허리 디스크로 자기 활동범위를 많이 잃었지만, 잠깐이라도 수비에서 한몫을 담당한 데빈 브라운, 3점슛과 플레이메이킹으로 활약한 브렌트 배리, 몇 분되지도 않았지만 흐름에 큰 영향을 줬던 토니 매센버그, 수비에서도 깜짝 공헌을 해 놀라움을 준 글렌 로빈슨, 파이널에서 된통 고통을 당했지만 이전 라운드까지 역할을 해줬던 베노 유드리히 등이 1라운드부터 파이널 7차전까지 스퍼스의 승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피스톤즈도 린지 헌터, 안토니오 맥다이스의 공헌이 없었다면 파이널 7차전까지 몰고가는데 너무나 힘겨웠을 겁니다. 어느 순간만큼은 피스톤즈의 그 어느 주전선수들보다도 이들이 두려웠던 것은 동의하실 겁니다. 그리고 린지 헌터도 이제 우승을 노리는 팀에 있어 중요한 식스맨으로 발돋움을 했다라는 생각입니다.
4. Defense
지금의 점수차를 지키기 위해서, 아니면 상대의 리드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득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수비가 그 전에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바로 stop을 말하는 것이죠.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고 자기의 공격권을 얻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우수한 수비를 갖춘 팀일 수록 stop을 만들 확률이 높고 그렇기에 접전으로 가득찬, 분위기가 너무나도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수비가 강조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력한 팀끼리 붙는 상위 라운드로 갈수록 그 경기양상은 치열해지고 4쿼터에 들어서도 승부는 안개 속에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파이널 4차전까지는 양팀의 점수차 합산 84점에 육박하는 압도적 분위기의 경기들이었지만, 5차전부터는 4쿼터의 한 순간, 한 순간이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경기였습니다.
스퍼스와 선즈의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도 시리즈 스코어는 4-1 이지만 그 각각의 경기들은 4쿼터에서도 판가름을 할 수 없는 접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피스톤즈와 히트 시리즈에서도 4쿼터의 한 순간이 승부를 가른 경기가 많았습니다.
이런 순간들 속에서는 수비가 된다는 것이 선수들에게나 코치들에게나 팬들에게나 가장 큰 힘을 줍니다. '언제라도 역전할 수 있다', '지금 점수를 지켜낼 수 있다'라는 확신을 주는 것은 다름아닌 수비이기 때문입니다.
파이널 7차전에서 스퍼스 승전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 그들 자신들이 하나같이 대답하는 말은 바로 디펜스였습니다. 6차전에서의 패인도 하나같이 디펜스라고 대답했습니다.
선수들 자신들이 디펜스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이아기겠죠.
5. Composure
'평정심' 이것이야 말로, 일순간이 평생을 가져가는 후회로 남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겠죠.
이 평정심을 무엇보다도 뚜렷하게 평가할 수 있는 분야가 자유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앞에 말했던 컬럼에도 저자는 1994년 파이널에서 닉 앤더슨의 자유투 연속 네 개 실패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파이널에서 갖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레지 밀러도 자신의 Farewell Q&A에서 말하길 닉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놓친 자유투 1구가 뼈져렸다고 하는데, 자유투에 높은 성공율을 갖고 있는 그가 몸과 마음이 지친 그 상황을 10년 정도 지나도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것. 아무도 블럭하려 하지 않고, 아무도 스틸하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과 싸워야하는 것만큼 높은 안정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말해줍니다.
스퍼스의 고질이었던 문제가 자유튜라는 것도 있지만, 너무나 허탈한 자유투 실패로 스퍼스가 놓친 경기들이 있기도 했습니다. 2라운드 수퍼소닉스와의 3차전에서 픽앤롤 수비에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지만, 자유투를 소중히 가져갔어도 승리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는 경기였습니다. 선즈와의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에서 던컨이 3차전 15/15 자유투에서 완전 탈바꿈하여 보여준 형편없는 자유투가 치명적인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파이널 5차전도 승전은 거뒀지만 던컨의 자유투가 좋지 않아 힘든 경기를 가져갔었지요.
또한 경기 내에서 심판 콜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기의 플레이에 신경 쓰는 것 또한 평정심이 요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심판콜에 대해서 일부 팬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본인들은 경기 중에서 필요 이상의 반응은 하지 않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일절의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 사무실에서 심판 명단을 받으면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린다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 그는 경기 중에 때론 노발대발하지만 결코 선수들의 분위기를 헤치지 않고, 경기 후에는 아예 심판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습니다. 선수들도 결코 심판에게 한도 이상의 반응을 하지 않고 그날 경기의 패인을 오직 자기 플레이의 부진으로 돌립니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단기전에서 가져야할 현명한 자제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크니컬 파울 리그 최소의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미덕입니다.
6. Last second shots
1999 포틀랜드와의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에 12초 남기고 2점차 뒤쳐진 상황, 션 앨리엇의 발끝에서 나온 기적같은 3점 위닝샷 이후로 인상적인 Last second shot과는 큰 인연이 없던 스퍼스.
2004 2라운드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팀 던컨의 기적같은 미드 점퍼가 프랜차이즈 기록에 남는 또하나의 라스트 세컨드 샷이 될 뻔 했으나, 데릭 피셔의 더 말이 안나오는 0.4초 기적의 희생자가 됐습니다.
이런 석연치 않은 기억을 갖은 채, 다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2라운드 소닉스와의 6차전 경기에서 동점인 상황에 티미가 마누의 패스를 받아 보드를 이용한 레이업을 성공시켰는데 , 1초도 남지 않은 상황에 레이 앨런의 샷이 빗나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고, 이 경기의 라스트 세컨드 샷은 던컨의 샷이 됐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너무나도 잘 기억하시는 파이널 5차전에서의 'Big Shot Rob'의 3점은 스퍼스 프랜차이즈 역사에 남을 빅 샷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물론 나머지 5.9초를 잘 수비하여 이뤄낸 성과이기도 했지요.
경기 종료까지 원 포인트, 투 포인트 게임을 갖고 가는 상황에서 마지막에 터지는 빅 샷. 당할 때는 못내 아쉽지만 우리 편이 했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그날 경기의 성패가 '모 아니면 도'의 상황인 플레이오프라면 더욱.
7. Supportive fans
우수한 홈 성적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홈 팬들의 성원이 지대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덴버의 경우는 지리적 위치의 유리함도 약간은 갖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홈에서의 승전은 더욱더 팬의 호응을 끌어내고, 팬들의 호응은 더욱더 선수들의 든든한 백업이 되고 시너지 효과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파이널에서 나온 1, 2차전과 3, 4차전의 그 엄청난 점수차들도 팬들이 기여한 부분이 큽니다. 선수들이나 감독들도 관중들이 경기에서 큰 변수가 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고 말입니다.
샌안토니오는 유일하게 갖고 있는 프로 스포츠 팀이 샌안토니오 스퍼스 남자 농구팀과 샌안토니오 실버스타즈 여자 농구팀밖에 없다는 사실. 그렇기에 이런 지역에서 팬들을 성원은 그 집중도가 엄청나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러한 팬들의 지원 속에서 뛰는 경기를 상대보다 하나 더 갖기 위해서 그토록 정규시즌을 열심히 일했다고 선수들은 말합니다.
홈에서는 설령 패배하더라도 2연패를 하지 않는다는 것. 챔피언이 갖어야할 하나의 미덕이 되겠습니다.
8. Luck
상대방의 자책에 의한 턴오버, 도저히 정상적으로 던지지 않았다 판된됐는데 넷트를 가르는 샷, 유리한 심판 판정. 이러한 것들을 자신들의 기회 쪽으로 끌고 오는 것이야 말로 더 높은 곳을 향하는 데 가져야 할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이란 것은 더 뛰어난 팀 쪽으로 붙는다는 것. 이것은 행운이 우수한 팀에게만 일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수한 팀이 행운을 잘 이용한다는 말이 됩니다. 상대방의 실책이 있다면 가혹하게 그것을 득점으로 연결시켜 내고, 운좋게 들어간 샷이 있다면 그것을 지켜낼 만한 수비와 추가 득점이 있어야 하고, 유리한 콜이 있다면 그 기회를 득점이나 stop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우수한 팀이 해낼 수 있는 것이기에 말입니다.
파이널 7차전 엄격한 핸드 첵 콜이 양팀에게 쏟아지는 가운데, 스퍼스는 자신들이 이것을 이용할 게임 플랜을 제대로 이용했고, 상대방 인사이드를 수시로 벤치로 밀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1라운드 덴버와의 시리즈 중에는 로버트 호리가 상대방 코트에서 볼이 넘어오기도 전에 스틸하여 바로 3점으로 연결시키고, 그 다음 공격권에서 연속으로 3점을 넣어 승부의 추에 큰 무게를 실었습니다.
Luck이란 건 잡았을 때 진정한 luck이 된다는 것.
모든 시리즈가 7차전으로 이루어진 플레이오프에서, 회복력이 뛰어난 팀이라면 한 번의 실수는 능히 극복하고 시리즈를 따낼 수 있습니다.
덴버와의 시리즈에서 개막전을, 그것도 홈에서 패배했음에도 스퍼스는 2차전을 대승으로 연출해내며 의혹을 씻어냈습니다. 전 경기 부진의 주인공이었던 티미도 완전한 모습을 보이며 승리에 일조했습니다.
2라운드 스퍼스의 상대 소닉스는 핵심 선수들의 부상과 허망한 첫 두경기 패배 이후에도 불구하고, 홈에서 엄청난 집중력과 적응력을 선보이며 시리즈를 안개속으로 끌고갔습니다. 난관을 기회로 만드는 네이트 맥밀란 감독의 대응력(adjustment)이 빛나는 두 경기였습니다.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에서 스퍼스는 스윕이란 분위기에 들떠있는지 트랜지션 디펜스에 실패히고, 던컨마저 자유투에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약간 어두운 마음을 갖고 피닉스로 날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나가며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파이널이야말로 양 팀의 대응력이 빛이 발휘한 시리즈였습니다.
1차전에서 샌안토니오는 7일여간의 휴식으로 무딘 모습을 경기 내에서 회복해 나가 큰 승리를 따냈습니다.
반면 피스톤즈는 샌안토니오에서의 연속된 허망한 패배로 쉽게 끝날 듯 보이던 시리즈라 예상한 사람들을 비웃듯이 3, 4 차전을 1, 2차전보다 더 압도적인 분위기로 끌고 갔습니다. 5차전 호리의 빅 샷에 정신적 데미지를 입고 6차전을 다시 샌안토니오 적지에서 치뤄야 함에도 피스톤즈는 자기들의 본 모습을 보이며, 여기에 더하여 천시와 립의 높은 슛팅 적중율을 이용하며 스퍼스에게 7차전을 강요시켰습니다.
플레이오프 7차전은 팀의 리더인 그렉 포포비치 감독도, 팀 던컨도 그외 핵심 선수는 로버트 호리를 제외하면 처음 맞이해보는 약간은 생소한 것이었던 걸 감안하면, 거기에 그 상황이 파이널이라면 매우 압박감이 몰려올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피스톤즈는 이번 시즌, 지난 시즌 두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7차전들을 이미 경험했고 모두 승리했던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퍼스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게임 플랜을 제대로 수행해 나갔고, 3쿼터 9점차까지 뒤진 상황을 극복해 나가며 경기를 승리해냈습니다.
샌안토니오 언론에서 나온 칼럼 중 스퍼스를 '카멜레온'에 비유한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런앤건 팀을 만나든 하프코트 팀을 만나든 언제라도 변신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오늘의 패배가 다음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도 선즈와의 시리즈가 끝나며 어느 팀에 '런앤건 팀', '하프코트 팀'이라 딱지를 붙일 수 없다고 말하며, 스퍼스는 어느 상황도 맞춰갈 수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밝혔습니다.
만만한 적수가 아닌 상대를 만나는 플레이오프일수록 회복력과 적응력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합니다.
10. Coach/player trust
플레이오프란 건 미지의 적수를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 일반인이 상상할 수준을 넘어서 상대 팀의 전력 및 전략, 전술은 거의 벌거벗기다시피 파헤쳐지고 분석된 상태에서 맞서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들의 게임 플랜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코칭 스태프에 만들어진 게임 플랜을 신뢰하지 않고 선수 개인이 자신의 독단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려 하면 경기는 더욱더 난국에 빠져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파이널 7차전이 끝나고 선수들은 자신들이 게임 플랜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확신 속에 싸웠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언뜻보면 수동적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미 게임 플랜은 코칭 스태프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까지 의견을 내놓는 brain stroming(자유스럽게 의견을 개진해 합의점을 찾는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산물입니다. 포포비치 감독은 이같은 선수들의 참여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코칭스태프, 핵심 플레이메이커, 벤치 자원, 부상자 명단에 있는 선수까지 아우러져 만들어진 정교한 게임 플랜 속에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잘싸우자, 기운내자가 아닌 정확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이길 수 있다라는 믿음. 이것이 챔피언십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첫댓글 문영이형 너무 잘봤어요 이렇좋은 글들 너무 감사해요!!!
회장님 화이링~~근디 언제 들어 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