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공연팀들이 한여름 밤 예술공연을 펼치는 세계야외공연축제가 오는 13~16일 양평 두물머리, 세미원,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펼쳐진다.
두물머리를 축제공간으로 상징화하기 위해 축제이름을 당초 ‘양평세계야외공연축제’에서 ‘양평두물머리세계야외공연축제’로 변경한 올해의 축제는 ‘두물머리 물빛이 빚어내는 예술의 향취’를 슬로건으로 천혜의 자연공간을 활용, 인간과 자연의 원초성과 본질성, 생명성을 공연과 체험프로그램에 담아내고 있다.
먼저, 이에 발맞춘 기획 개막공연 ‘두물머리 느티나무 이야기 - 도당할매의 부활’은 개발논리로 사라져버린 500년 수령의 두물머리 느티나무에 얽힌 애절한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구성, 자연을 극장으로 하는 야외공연의 진수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느티나무를 휘감아 돌았던 구렁이가 마을에 재앙을 알렸다는 이야기부터 일본 순사의 팔이 잘려나간 이야기, 학정을 일삼던 관료들이 말을 타고 지나가다 화를 당한 이야기 등 느티나무의 영험성에 대한 설화를 바탕으로 지난 73년 팔당댐 준공으로 강물에 수몰된 도당할매 느티나무를 수면위로 끌어올리고, 다시 살아난 도당할매가 주민들의 비원을 담아 외로이 팔당호를 지키고 있는 도당할배와 만나게 됨으로써 두물머리는 자연과 생명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박혜숙 예술감독은 “주민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소재로 자연 무대를 있는 그대로 살려내고자 했다”면서 “풍부한 상상력과 철학을 담아 두물머리의 상징성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은 ‘세미원을 찾아서’ 두 번째 시리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연꽃이 만발한 세미원에서 생태명상 이동공연으로 다시 태어난다.
“물이고 싶다. 바람이고 싶다”를 부제로 14~16일 오후 6~9시(30분 간격 1일 7회 입장) 세미원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작은 공연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안내자와 함께 이동하며 공연들을 관람하고 체험함으로써 관객들은 자연의 기를 한껏 느끼고 자연생태 회복과 생명에 대한 깨달음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나를 느낄 수 있다. 사전 예약(031-775-5173)을 거쳐 회당 21명씩 참여가 가능하다.
13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폴란드 공연 ‘여인의 학교’(원제 : Femina v.2)는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인간의 탄생과 죽음의 여정에서 나타나는 욕망, 고통, 갈등을 비언어 이미지극으로 심도 있게 표현해냄으로써 인간 내면의 깊은 성찰을 돕게 된다.
연출을 맡은 Marcin Herich가 “나의 작품은 언어 밖에 있는 무엇에 대한 작업이다. 말하는 것보다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고자 한다. 언어 너머에 있는 감동, 정서를 말하기 때문에 나는 비언어극을 지향한다”고 말한 것처럼 언어 대신 은유와 상징의 기법으로 묘사되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자연과 생명의 원초성을 세밀하게 그린 작품을 보는 관객은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한 채 생명에 대한 신비로운 감동의 물결로 가슴을 적시게 된다.
작품을 초청한 박혜숙 예술감독은 “양평 두물머리는 문명의 손으로 훼손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천혜의 공간이자 생명의 발원지”라며 “인간의 원초적 생명을 담은 이 작품이야말로 자연극장에서 펼쳐지는 야외공연의 전범(典範)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초청이유를 밝혔다.
이 공연은 16일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입장료 1만원에 예약(ticketlink.co.kr), 만19세 이상이어야 관람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일반 관객들로부터 관심과 흥미를 끌며 찬사를 받은 바 있는 중국의 소림무예가 이번에는 북경 소림무술학교예술단의 ‘우슈, 두물머리를 날다’를 주제로 다시 한 번 환상적인 무예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며,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의 무더위를 떨쳐내기 위해 축제 마지막 날 밤 12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밤샘 공연으로 열리는 ‘한여름 밤의 열정 - 낭만콘서트’도 새로운 무대,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의 흥취를 더하게 된다.
또 갈산공원과 용문 다문초등학교에서 11일과 12일 청소년유스페스티벌과 양평주민페스티벌이 각각 열리며, 축제집행위(위원장 양정순)와 ‘양평나드리’는 함께 문화체험관광프로그램을 연계 추진, 수도권 관광객들이 농촌마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문의: 031-775-5171, 프로그램 안내: www.yoa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