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5일. 리코 코치님들과 함께 감수성 훈련 워크숍에 참여한 마지막 날을 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1년 넘게 병상에 계시던 아버지가 바로 그날 돌아가셨으니 말이다.
3일 동안 진행되는 워크숍 내내 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언제 병원에서 전화가 올지 몰랐으니까.
워크숍 참여 직전까지 마음은 갈팡질팡 어지러웠다. 지금이라도 양해를 구해야 할까 했지만, 미리 판단하지 말고 상황에 맞처 대처하자는 큰 언니의 말에 힘입어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감수성 훈련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소리도 있었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들어라"고 하신 국민대 리코 김** 교수님의 말씀에 큰 호기심을 갖고 참여했다.
둘째 날 오전 세션까지는 개인적인 상황으로 마음이 어지러운 탓도 있지만, 약간의 의구심도 있어 온전하게 집중하지 못했다. 인정과 칭찬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의 감정에만 집중하고 그 감정을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그 사람을 모르는 상태에서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감정을 온마음으로 받아들여, 그 감정 밑에, 또 밑에 숨겨져 있는 내면을 알아차림할 수 있을까?
처음엔 머리로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림하는 것보다 오히려 인정과 칭찬이 훨씬 쉬웠다.
우리 코치들은 고객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장착되어 있어 인정과 칭찬으로 빨리 넘어가려고 하지만, 오히려 감정을 터치해주지 않은 인정과 칭찬은 공허하다는 유풍님의 말씀이 차차 와닿기 시작했다.
가수 이정선의 노래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일상에 잘 숨겨두고 있던 감정들을 누군가 터치해주고 그 내면 깊에 숨어 있던 외로운 아이를 알아차림해주면, 그제야 그 아이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그래서 그 아이가 거기 있었음을 내가 알아차려 줬음을 알려주면, 그 아이는 더이상 외로운 아이가 아니다. 내가 알아차림해주었으니까.
감수성 훈련을 통해 만난 여러 코치님들, 유풍님과 노아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의 외로운 아이들을 함께 만나게 터치해주었다. 그 아이를 만나는 순간, 진심으로 함께 가여워해주고 기뻐해주고, 또 예뻐해주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가슴에 품고 살 수 있는 힘을 만나게 해주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 후기를 남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울컥하다.
내가 발견한 아이. 두려워 하고 있다는 자체를 두려워 하는 아이. 그 아이에게 "괜찮아, 너무 씩씩하게 잘 살아왔어. 이제는 네 감정을 드러내도 괜찮아. 때로 약하고 힘들어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사람은 오로지 감정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
상대의 감정을 알아차림해줄 때, 그 사람이 움직인다.
섣부른 인정과 칭찬은 그 사람의 감정을 숨게 만든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상대의 감정 그 밑에 숨어 있는 마음을 알아차림해야 한다.
감정을 알아차려 그 마음 밑에 숨어 있는 내면의 아이를 만나라!
그 아이를 만나고 품어주면, 오늘과 내일을 살아낼 힘을 가질 수 있다.
귀한 깨달음을 주신 유풍님과 노아님, 그리고 함께 해주신 코치님들! 감사합니다. 외롭고 힘든 인생의 순간순간 또 다시 만나 다시 살 수 있는 힘을 함께 해요. 서로 어깨도 내어주면서.
첫댓글 쏭언니, 송 코치님 오랜만입니다. 큰 웃음도 주셨고, 큰 울림도 나눠주신 시간 떠올립니다. 코치님 힘드실 때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 있습니다.
남겨주신 리뷰 처럼 우리 마음 속 아이를 발견하고 제대로 인정해 주며 시간도 함께 보내게 되었네요. 덕분입니다.
건강+행복+행운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