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장서랍을 정리하다가 해묵은 서류뭉치 속에 고이 간직해 오다가 그간 잊었던 미국산 자작나무 껍질을 발견하고 그 때 추억에 남아있던 일들을 다시 회상하게 됐습니다.
1990년도 초 내가 기거했던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산타클라라 시 (Santa Clara City)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가장 큰 카운티이며 또한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4번째로 큰 카운티입니다. 즉 로스앤젤레스, 샌디에고, 오렌지카운티 다음으로 큰 카운티가 산타클라라 카운티입니다. 이 지명의 어원은 스페인어로 세인트 클레어(Saint Clara) 즉 성녀 클레어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산타클라라 시 (Santa Clara City) 외각에 위치한 오크 그로브(Oak Grove)에 릭 밀(Lick Mill)아파트가 있습니다.
James Lick Mansion(제임스 릭밀 대저택)
이 아파트는 실리콘 밸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시에라네바다 산맥 (Sierra Nevada Mountains) 서쪽 산자락에서 황금이 발견되어 1849년에 황금열풍(Gold Rush)이 일어 일획천금의 부푼 꿈을 안고 동부에서 서부로 몰려 온 포티나이너스( Forty-niners)의 금광채광 인들이 모여들어 갑작이 땅과 건물 값이 치솟아 부동산 투자로 대성공한 캘리포니아 주 대부호가 되었던 제임스 릭(James Lick)이 살았던 곳입니다.
Lick mills 아파트 대정원)
지금도 그의 대저택(James Lick Mansion)이 잘 보전되어 있는 약 70에이커(약 85,694평 )에 이르는 드넓은 택지에는 각종 수목이 욱어지고 특히 거대한 상수리나무가 많고 레드 우두(Red Wood), 그리고 나무 높이 10여m에 달하는 대형 소철이 있는가 하면 들레 한 아름이 넘는 이색적인 거대한 뽕나무 등 이 있고 대형 풀장과 미니골프장, 테니스장, 농구장 ,헬스클럽. 산책로, 야외 파티장 등 위락시설이 잘 되어있는 일종의 목조3층 아파트단지 입니다.
울창한 Santa Cruz 산맥
산타 크라라(Santa Clara County)가 들어서고 있는 세계적으로 이름 난 첨단전자산업의 메카 실리콘 밸리 (Silicon Valley)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만을 둘러싸고 있는 16개의 소도시를 모두 합쳐서 일컫는 말입니다. 이 지역 서쪽 태평양지역은 산타크루즈 마운틴산맥(Santa Cruz Mountain)이 있으며 동쪽에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디아블로 산맥(Diablo Mts)이 있고 북서 편으로는 샌프란시스코 만의 늪지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산타 크라라 계곡이라고 부르던 실리콘 밸리 (Silicon Valley)는 동서지역에 높은 두개의 산맥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두 산맥의 폭이 30Km 이상 되는 드넓은 지역으로 우리말로 계곡이라는 표현 자체가 어색한 이 계곡에 실리콘 칩 제조 회사들이 많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고 합니다.
두 산맥 가운데 있는 santaclara valley
실리콘 밸리 (Silicon Valley)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이곳 명칭은 예전에는 산타클라라 밸리로 살구, 자두, 체리 등의 과수원이 늘어 선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온갖 종류의 첨단기술 회사들이 이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서 실리콘 밸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술혁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1인당 특허 수, 엔지니어의 비율, 모험자본 투자 등의 면에서 미국 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하이테크 경제의 성공에 힘입어 매우 부유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실리콘 벨리 내에 남아 있는 살구과수원
실리콘 밸리의 서쪽을 달리는 산타 크루즈 산맥 (Santa Cruz Mountains)은 태평양 바다에서 들어오는 구름과 안개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나 동쪽 디아블로 산맥(Diablo Mountains)쪽은 높은 산들로 비구름이 막혀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어 여름이면 건조해 풀들이 모두 말라서 황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실리콘 밸리 (Silicon Valley)지역은 태평양 연안의 지중해성 기후와 같아서 1년 내내 따뜻하며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며 겨울철엔 비가 자주 오고, 여름철에는 비가 별로 오지 않은 건조한 날씨로 인하여 들판에 있는 풀은 말라 누렇게 시들고 산에도 나무 잎들이 시들어 누런빛을 띠고 있어 푸르른 여름철을 볼 수가 없으므로 겨울철의 우기가 다시 오기 전까지는 파랑 빛을 보기 어려운 황량한 곳입니다.
황량한 Diablo Mountains
여름철 건조기에 들판에 누렇게 시들러 말러죽은 풀줄기에 달아 붙어 죽은 듯이 매달리고 있던 수많은 달팽이들이 우기가 오면 풀과 같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지대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 기후와 판이하게 다른 이색적인 황량한 자연환경에 낮 설고 경이로울 뿐 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은 여름 내내 정원과 가로수에 물을 주고 있어 물 돈 나무라고 비꼬는 말을 하기도 하지요.
리런드 스탠퍼드 주니어 대학교 켐퍼스 (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
실리콘 밸리 (Silicon Valley)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산타클라라 시 (Santa Clara City)는 샌프란시스코 시로 부터 101번 고속도로로 약50분 거리에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50km 떨어진 인구 6만의 소도시 스탠퍼드에 자리하고 있는 팔로알토( Palo Alto )에 있는 스탠드포드 대학이 280번 고속도로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기도합니다. 1891년 리런드 스탠퍼드(Leland Stanford)에 의해 15세의 어린 나희로 요절한 그의 외아들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설립된 리런드 스탠퍼드 주니어 대학교(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는 미국의 최고 명문 사립대학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일반적으로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산타클라라 시내에는 한인 교민들이 제법 많이 자리 잡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민을 위한 교포시장도 형성되어 한국에서 직수입한 된장 고추장을 위시해 여러 가지 양념거리가 가추워져 있어 별다른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릭 밀(Lick Mill)아파트
릭 밀(Lick Mill)아파트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인접지역의 산호세 전자연구단지 내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 사람들로 머리에 터번을 들른 약간 검은 피부의 인도인, 황색종인 일본인, 한국인, 중국인, 백인종인 영국인, 독일인, 미국인, 캐나다인 등이 살고 있어 가히 칼라 풀(Color Full)한 인종전시장의 주거지역이라고 느껴집니다. 주말이면 대 정원에 있는 야외 파티 장에서 연회를 열어 주민들을 초청, 친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어느 땐가 나를 일본사람으로 착각하여 “고니지 와” 라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국 사람으로 오인하여 “띵 호 화” 하고 인사를 건네어 실소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나도 가끔 일본사람으로 오인하여 일본 말로 인사를 건 냈다가 불쾌한 표정으로 일본인이 아니 라고 대답을 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릭 밀(Lick Mill)아파트 단지 내 거대한 상수리나무
이곳은 반년은 비가 거우 오지 않아서 그런지 나무들이 억세게 생겼고 형체 괴상하게 생긴 나무들이 많습니다. 내가 기거했던 아파트 바로 앞 정원에도 동화에 나오는 괴상하게 생긴 거대한 상수리나무가 버티고 서 있는데 하루는 맑게 갠 밤하늘 중천에 초승달이 높이 떠있어 나도 모르게 시상이 떠올라 서투른 한시를 한 수 읊어 보았습니다.
山他具羅羅 夜想 (Santa Clara 야상)
詩 / 無霞 丁海桷
庭前千年木 뜰 앞에 있는 천년 묵은 나무
歲月永劫去 세월은 영겁으로 지나가고
山他具羅羅 산타클라라
碧空一片月 맑게 갠 밤하늘에 초승달이 떠 있어
鄕里回思慮 고향에 돌아 갈 생각이 간절히 나네.
何日良人逢 어느 날 그리운 임을 만났겠나.
무늬도 아름다운 자작나무 껍질
여름철에는 아침 5시경에 일어나 단지 이곳저곳을 산책하면서 나무들을 살펴보고 다녔습니다. 하루는 우리나라 산에 자생하고 있는 자작나무와 똑 같이 생긴 나무를 발견하고 다가가 보았더니 나무껍질이 두껍게 벗겨져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 두껍게 벗겨진 자작나무껍질을 살펴보니 여러 겹으로 된 얇은 속껍질로 되어 있어 그 속껍질을 벗겨보니 우리나라 자작나무 보다 속껍질이 잘 베껴지며 더 엷으면서도 넓게 벗겨지고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종이와 같았습니다.
무늬도 아름다운 자작나무 껍질1
하도 신기해 여러 개를 벗겨가지고 집에 가져와 그 중 한 장의 껍질에다 먼저 읊은 한시를 사인펜으로 쓰고 21세기 생존전략연구소 Dr 슈머에게 보여주었더니 어디서 이런 아름다운 종이를 구해서 썼느냐고 말하기에 내가 만든 비법의 천연종이라고 능청을 떨었더니 원 더 풀을 연발하며 잘 간수하겠노라고 인사를 받았습니다.
Santa Cruz 해변 휴양지
7월 중순경 태평양 연안에 있는 해변휴양지 산타 크르즈 ( Santa Cruz )에 낚시 겸 놀러갔습니다. 산타클라라에서 17번 고속도로를 약 1시간 가다가 1번 해안고속도로로 30분 거리에 있는 산타 크르즈 ( Santa Cruz )는 7월의 뜨거운 햇볕 속에 형용색색의 인파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다 바람을 잔뜩 안고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요트! 미국인들은 이 신천지에서 풍요를 마음껏 느리고 있어 새삼 우리 한국이 뇌리에 떠올랐습니다.
Santa Cruz 태평양 연안 바다를 누비는 요트
산타 크르즈
시 / 들 샘 정 해각
푸른 물결 출렁대는 아름다운 산타 크르즈여
흰 갈매기 날갯짓 호를 그리듯 하늘에 수놓고
바람 타고 미끄러지듯 물 가르는 흰 돛단배
모래사장 위에 수놓은 형용색색의 인파들은
풍요로운 신천지에서 환락을 만끽하네.
이 바다 끝 저 멀리 아득한 곳 바라보며
꿈에도 잊지 못 할 고향 그리워 향수에 젖내.
산타 크르즈 해안 목책에 앉아 있는 페리칸과 집사람
낚시는 고기가 별로 잡히지 않고 무료하기 짝이 없어 해안선착장을 걸어가니 페리칸 한 마리가 선착장 목책에 앉아 조는 듯 꼼짝 않고 있었습니다. 날아갈까 봐 조심스러이 다가 보니 사람들에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별 반응 없이 무감각하게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이것이 생물인지 박제 물인지 의심스러워 만져 보니 산 페리칸이 틀림없었습니다. 아 그래서 이제는 동물도 인간과 상생하는 시대에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타 크르즈 해안 시가지 공중 촬영
돌아 올 때는 머리를 식힐 겸 해안절경을 볼 겸 1번 해안고속도로 드라이브하다 집에 왔습니다. 1번 해안고속도로는 캘리포니아 주가 관장하는 주 고속도로로 미 서부 태평양연안 최남단 샌디에고의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시작하여 해안선을 따라 북으로 캘리포니아 주 Rock Port에 이르는 약 1,176km의 고속도로이고 그 곳으로부터 북쪽 오리건 주, 워싱턴 주를 거처 최북단의 캐나다 국경까지는 연방정부가 관장하는 101번 연방고속도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해안고속도로는 경관이 뛰어나 영화의 촬영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지요.
금문교에서 들샘 부부
Remark
실리콘 밸리는 예전의 산타클라라 벨리가 바뀌진 말로 샌프란시스코 만을 둘러싸고 있는 16개의 소도시를 모두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캠벨(Cambell)
쿠퍼티노(Cupertino) Apple본사가 있는 인구 56,000명 도시)
이스트 팔로앨토(East Palo Alto)
프레몬트(Fremount)
로스 앨토스(Los Altos)
로스 앨토스 힐스(Los Altos Hill)
로스 게토스(Los Gatos)
멘로 파크(Menlo Park)
마운틴 뷰(Mountain View)
팔로알토(Palo Alto)
산호세(San Jose)
산타클라라(Santa Clara)
사라토가(Seratoga)
서니베일(Sunnyvale))
레드우드 시티(Red Wood City)
산 마테오(San Mateo)
· 포티나이너스(Forty-niners)
포티나이너스는 1849년 골드러시 기간 동안 금을 채굴하기 위해 미국 서부에 몰려든 사람들을 가르치는 준말이다. 즉 1849년에서 18을 뺀 49를 뜻한다. 19세기 캘리포니아에서 엄청난 양의 금의 발견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드는 골드러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