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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가는 소리가 아닙니다 ㅎ
지난밤 황소울음소리가 밤잠 설치게 하더니
햇살 한줌 데리고 온 유리창 너머로 반가운 소리가 들립니다.
눈이 내린 다음날 동네마다 빗자루 들고
새마을노래 울려퍼지면 박자를 맞추던 익숙한 소리였습니다.
빠끔이 내다본 그곳에 낯선 분 예상치 못했던 주민님이 계시네요~
발등뼈가 부러져 깁스를 하고 근 두달간 제대로 걸음을 못걸었던
서성문 주민님이 빗자루를 들고 마당이 아닌 차 앞유리에 쌓인
눈을 쓸어내립니다.
덕분에 차 청소는 패쑤~
감사함의 표시로 아침은 토스트와 커피로...
맛나부엌으로 향하는 길...에도 버얼써 눈을 쓸어 길을 만들어 놓으셨네요
감동~^^
맛난 조식후 기운을 내서 밤새 안녕한지 동네 한바퀴 돌 예정입니다.
제일먼저 눈에 띄는 채영제, 서성문 주민님 집
어? 지붕이 흰색이었던가?
밤새 쌓인 눈은 그렇게 마술을 부렸네요 ㅎ
정영조 주민님댁으로 발길을 옮기자 환하게 맞이해 주는 화초
이쁜 화초위에도 눈꽃을 살포시 피게 해주고
겨울나기에 애쓰는 화분위에도 포근히 이불처럼 덮어주었네요
계절별로 그 멋짐이 뿜뿜^^
강주화 주민님댁 지붕에는 수줍은듯 살그머니 내려앉았네요~
데크에는 수북히 선물로 한아름^^
살얼음이 얹어진 연못과 이정표 그리고 눈꽃을 입은 나무들...
우편함을 지나 촌장님댁으로 고고씽 중입니다 ㅎ
궁리당 앞에서부터 마을입구까지 등에서 땀나도록 쓱쓱쓱쓱
저기 눈치우는 도구는 며칠전 해미읍에서 윤해진 주민님이
향기촌을 위해서 장만해 주셨습니다.
오늘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네요^^
눈치우시는 전무님의 뒷모습이 신명나보이기까지 합니다 ㅎ
현관앞까지 눈을 치우고 길을 내고는 벌써 저만치 ...^^
촌장님 정원에도 한소쿰 선물보따리들이 수북수북~
앗...바위솔들이 다 어디로 갔지요?
눈속에 숨었답니다 ㅎ
이렇게 정원지킴이들은 저들 나름대로 겨우살이에 완벽대비~
자연에 순응하는 요녀석들~
참 이쁘기들도 하지요^^
지금도 이지나 주민님댁은 추가공사로 한창입니다.
창문으로 바라본 설경을 머지않아 기쁨으로 즐길
이지나 주민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ㅎ
겨울공사라 깡통에 불을 놓고 간간이 온기를 찾아 일하시는 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시네요...
춥지 않았으면 더 좋았으련만...
다시 발길을 옮겨 윤해진 주민님댁으로 향합니다.
멀리서 지붕위에 앉아 반기는 행복이...
뒤돌아 보니 혼자가 아니고 발자국과 함께 이곳까지 동행했네요
첫 발자욱의 흔적이 남은 눈위를 바라보며
처음이라는 단어를 가슴벅차게 느껴봅니다.
소나무들 마다 지난밤 몸으로 이겨낸 바람의 흔적을 하얗게 붙이고 있네요~
윤해진 주민님 댁에서는 간간이 들리는 풍경소리와 트리 그리고 소품들마다
소복이 앉은 눈송이들...
그렇게 향기촌 집집마다 두드렸던 하얀눈은 도망가지 않고
일부는 남아서 존재감을 드러내는군요 ㅎ
텃밭정원에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주고는 뿌듯해하며
하얀미소를 머금고 있네요~ㅎ
이제 닭장을 향해 다리를 건너려고 합니다
자그마한 다리위에도 소복이 쌓여
차마 발을 디디지 못하게 청정합니다.
한발자욱 두발자욱...
그때 졸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고개를 돌리게 하네요
낙엽진 수초에도 생명을 불어 넣어준 눈꽃서리가 하얗게 피었어요
어떻게 할까요...
너무 이뻐서 또 한컷 찍고 손이 시려 호호불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닭장속 닭들은 인기척에 소스라치며 꼬꼬꼬꼬댁하며 울어대고
사진이는 일찍부터 먹이감을 가지고 왔나 꼬리를 마냥 흔들어댑니다~
시린손을 주머니에 넣고 냅다 달리는데...
짜~잔
소나무숲 풍경이 너무 이뻐 돌아보지 않을수 없잖아요 ㅎ
카메라속에 담기는 역부족이지만 열심히 셔터는 눌러봅니다~
늘 푸르고 청청하고 고고한 소나무들이 자랑스럽네요~
열심히 그 사이사이에 항아리들을 배치하고 쉼터를 만들고...
최영봉 전무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자발적 가난이라는 취지에 부응하여 10평의 집을 짓고
독야청정 살리라 하는 전무님의 컨셉과 소나무는 어쩌면 통하는 듯...
다시 궁리당앞에선 그 순간 눈은 또 사정없이 내리니...
출발할때 풍경과 다시 찾은 그 풍경은 또 다른 모습이네요~
동네 한바퀴 쭈욱 돌고나니 점심준비할 시간입니다.
앞으로 많은 주민님들이 입주하고 벅적벅적해지면
하루안에 동네 한바퀴 가능할런지요 ㅋㅎ
그렇게 오손도손 마실다니는 향기촌 주민님들이 상상이 되어서
자꾸 웃음이 피식피식 나옵니다.
어머나~
그새 선물이 도착했네요
제주도 사시는 조용필 주민님이 쨈용 귤을 보내주신다고 하셨는데
두 박스씩이나... 우짜지요!
맛나게 쨈 만들어서 보내드릴께욤~^^
일거리가 왔으니 두손 걷어부치고 덤벼 보겠습니다~
이상 동네한바퀴 끝^^
살짝 햇빛이 든 어제 낮에 딸기모종을 심고 볏짚으로 겨우살이 해줬습니다
추운겨울 잘 견뎌주길...
#사색의향기 #행복한문화나눔 #향기촌 #culppy #공동체 #행복마을 #culppycoin #동네한바퀴
첫댓글 향기촌의 삶은 고상합니다. 문화나눔, 행복나눔, 나눔의 진수를 보여주는 진정,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기 위해 주민 한분한분이 모였으니까요~~^-^
향기촌에 오시면 무엇보다도 좋은 이웃이 되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