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극장동국연출가전 극단 호호바다의 알렉산드르 푸시킨 원작 장 영 각색 조하영 번역 연출의 집시들
공연명 집시들
공연단체 극단 호호바다
원작 알렉산드르 푸시킨
각색 장 영
번역 연출 조하영
공역기간 2019년 8월 14일~25일
공연장소 극장 동국
관람일시 8월 20일 오후 8시
명륜동 극장 동국에서 제3회 극장동국연출가전 극단 호호바다의 알렉산드르 푸시킨 원작, 장 영 각색, 조하영 번역 연출의 <집시들>을 관람했다.
조하영(1980~)은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문화예술대학 학,석사 출신으로 아트피아컴퍼니 무용단 단장이다. <큰 아들> <로미오와 줄리엣-검들의 전쟁> <쉘 위 키스> <화학작용2 오르다편 5주차> <수피아의 노래> 안무를 담당하고 <치치코프> <집시들>을 연출했다.
장 영은 국립극단의 <G의 영역>을 발표 공연하고 <집시들>을 각색한 미모의 신예작가다.
알렉산드르 푸시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 1799~1837) 은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확립자이며 19세기를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로 만든 시조라 할 수 있다. 푸시킨은 1812년 나폴레옹의 침입으로 발발한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에 민족적 자각과 민주적 기운이 고조되는 역사적 시기에 국민사상과 감정의 최대 표현자인 국민문학의 창시자가 되었다. 그는 서구의 모든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러 받아들여 그것을 러시아의 풍토위에서 꽃피게 하였으며 그 속에서 러시아의 국민성과 혼을 뚜렷하게 작품으로 표현했다. 푸시킨은 비록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를 찬양하는 말들 속에는 항상 '국민'이나 '조국', '민족'이라는 어휘들이 포함되어 있다.
푸시킨의 집시는 1824년, 푸시킨이 남부에서 유배 생활을 마치고 떠났던 즈음에 완성한 서사시다. 그로부터 3년 전 여름에 푸시킨이 몰다비아를 다니면서 실제로 집시들과 지냈던 체험과 인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집시의 삶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화려하지만 숨 막히는 도시문명’에 염증을 내며 집시 사회로 진입하는 알레코는 이들의 자유로움과 직접 맞부딪힌다! 그는 집시 여인 젬피라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길 바라지만 집시사회의 자유로움을 견디지 못한다. 끝내 젬피라를 죽이고 추방당하고 마는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푸시킨의 주석에 따르면 집시들은 거의가 노예 출신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노예는 화려한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문명인들로 표상된다.
검열과 감시 속에서 문학적 자유나 사생활까지도 억압당했던 푸시킨에게 있어 집시들이 자연을 누비며 어디서든 잠을 청하고 어디로든 향해 발길을 옮기는 유목 생활. 알레코는 도시에서는 꿈꾸지도 못할 자유를 집시들의 세계에서 발견했던 것이다.
2년 여 동안 알레코는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집시의 유목적 삶을 터득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알레코의 평화는 더 오래 가지 않았다. 젬피라가 알레코를 두고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버린 것이다
젬피라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한 알레코는 내연남도 젬피라도 즉시 칼로 찔러 죽여 버렸다. 노인은 알레코에게 추방령을 내린다. “우리를 떠나게, 거만한 사람아! 자네는 자신만의 자유를 원할 뿐이네.” 결국 알레코는 추방되어 집시를 떠나고 만다.
푸시킨의 죽음도 그의 작품과 흡사하다. 푸시킨의 미모의 아내 나탈리아가 러시아 기병대에 근무하던 프랑스 장교와 가까워져 추문이 나돌게 되자, 전부터 푸시킨의 반항정신을 질시하던 귀족들이 이 사건을 기화로 소문을 퍼뜨렸다. 그로 인해 푸시킨은 결국 단테스와 결투로 치명상을 입고, 2일 후에 다난했던 38년간의 짧은 생애를 끝맺는다.
무대는 프로시니엄 아치와 바닥에 백색의 틀로 채우고 긴 나뭇가지들을 상수 쪽에서 배경까지 연결시킨다. 원작의 남성노인을 집시여인의 어머니로 바꾸고, 시를 낭송하는 듯 대사를 읊조리고 낮은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회전한다. 푸시킨의 명시가 극에 인용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픈 날은 참고 견디라
기쁜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이미숙이 어머니로 등장해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과 율동 같은 연기 설정과 노래로 관객의 주목을 받는다. 황순미가 딸로 출연해 호연과 독특한 동 선 설정으로 남성관객의 주목을 받는다. 김원종이 집시를 방문한 청년으로 등장해 연극 시작 전부터 무대에 등장해 극의 마무리까지 푸시킨을 대역하는 느낌의 호연을 펼친다.
음악작곡 채석진, 무대디자인 박성찬, 조명디자인 노명준, 기술감독 이 준, 의상디자인 김정향, 홍보물디자인 장주희, 사진 임범식, 기획 김강민, 조명오퍼 최상익, 음향오퍼 최소연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제3회 극장동국연출가전 극단 호호바다의 알렉산드르 푸시킨 원작, 장 영 각색, 조하영 번역 연출의 <집시들>을 연출가와 출연배우들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난 신표현형식의 창의력이 감지되는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8월 2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