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아~빨리 일어나라! 오늘....... 또.............'
그 말을 하기위해 내 자취방에 찾아온 선배도 끝까지 못하는 그 얘기.
끝까지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버린 그 얘기.
96년
한참 대학재미 솔솔할 2학년때
내 동기들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죽어갔습니다.
소름이 끼치고 심장이 벌렁거려도
선배들이 플랑에 쓰고있는 내 동기넘들의 이름을 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노수석.진철원.권혜인.오영권......
동갑내기 열사를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진달래가 지천에 깔리고
새내기 맞이로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고 있을때
내 동기넘들의 이름이 적힌 검은 플랑은 하나둘 부고장 대신 후문에 걸렸습니다.
요즘 그 열사들이 많이 생각납니다.
오늘 이용석 열사의 노동자장이 서울 종묘앞에서 있었다던데...
노동자들이 자기 살을 태우면서 죽고 있고
농민이 자기 배를 그어가면서 죽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의
지체없이 파병안을 처리하겠다는 그 단호한 표정은
힘없는 우리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장애인,이주노동자를 위한 대안을 내놓으면서
짓고있으면 참 조으련만...
울노동자 두분에 대한 테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이라크에 대한 발언은
이라크에서 어마어마한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미국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면 조으련만...
눈에 뭐가 씌여도 단단이 씌여서
어지간해서는 제대로 돌아올것 같지도 않고
아에 눈까리를 뽑던지해야지.
뭐 제대로 보고 있는게 하나도 없으니 내참!
깝깝합니다.
마음만으론 절대 세상을 바꿀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있지만,
누구나 행동이 따라오진 않습니다.
이젠 술자리에서 내가 왕년에 어쩌고 저쩌고... 하면 정말 오바이트가 쏠립니다.
운동을 기념하고 되새김질 하는 걸로 먹고 사는 사람도 생겼고,
좋아졌으니 그런식의 투쟁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선배님들도 계시고,
참 좆같습니다.
그래도 선밴데 예우해 줘야지 하면서도
성질같아선 기때기 백빵쯤 왕복으로 후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집에선 가장이고 학교때 활동했던 동아리에 가면 왕고고...
어째 썩어도 저렇게 더럽게 썩지?
나이를 똥구멍으로 쳐먹나?
참 인간이 불쌍했습니다.
돌아댕기면서 운동을 욕먹이게 할 껄 생각하니까 또 열받고..
역쉬 또 삼천포로 빠졌구만.
하튼 오늘은 참 기분엿같습니다.
술 썪어서 마시지 맙시다.
죽겠따!!!!!!!
첫댓글 그런 선배들 많죠...학생때 운동에 목숨건것처럼 그랬던 사람들이 더 그러더군요. 자기의 과거를 후회하면서 더 현실에서의 성공에 목을 매는 사람들....황석영씨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권력을 탐하며 운동이라는 것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신념을 지킨 사람들마저 자신의 무용담에 이용하면서요....
저...동아리 선배중 한사람이 그런사람이 있었죠...지금은 뒤늦게 학업에 전념하여...(학업보다는 접대에 전념한다는게 맞겠죠..) 교수직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저는 그 선배에게 아주 냉담하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서 대합니다.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요...정말 싫거든요....나 역시 행동하며 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입을 다물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음....리플로 달걸...꼬리말로 달았더니만 길어져 버렸네....
마왕베게님...어떤 분인지 참 궁금하네요.
나이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간다는 것... 30대엔 스스로를 세울 수 있어야 하고, 40대엔 이제 흔들리면 안된다는 선현의 말씀.. 캐케묶은 이 말귀가 새삼스러워 지는 시절이로구나... 이런꼴 저런꼴 보기 싫어 낙향한... 나 자신은 또 어느 경우인지...
옛날에 운동했던 , 지금은 운동을 하지 않는 선배들이랑 만나면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 거의 옜날 이야기는 안한다. 나야 과에서만 있었으니까? 높은 지위에 있던 선배들은 모르겠고, 과에서 활동했던 선배들은 지금 대부분 생활인이 되어 있고, 아직도 운동하는 선배한테 미안해하면서 여기에 나의 엄청난 말고문(?)
을 듣고서는 뭔가를 해야겠다 생각은 하면서도 행동은 맘처럼 안되고, 그 선배들을 보면 한편으로 맘이 짠하다. 남편으로 애들 아빠로 직장에서는 월급쟁이로,그렇게 살면서 학교 다닐떄 가졌던 열정도 희망도 용기도 변혁에 대한 의지도 사라지고 점점더 이 사회에 순응해가는 선배들 보니까? 그게 그 선배들 모습에
가끔 우울해지기도 해. 내 미래의 모습이 오버랩되는것 같아서.. (휴~~ 내가 학교다닐때 운동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담주쯤 선배들이랑 모임이 있는데.. 그때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갈지 모르겠다.
그래 맞다.보듬어 주고싶은 짠한 선배도 있고 걷어차버리고 싶은 선배도 있고...어쩌면..... 나도 그렇게 될수 있다는 공포를 떨쳐내고 싶어서 그런 선배들을 더 싫어하면서 나에게 최면을 걸고있는 지도 모르겠다. 빨강~~~ 보고잡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