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태풍이 3개나 왔습니다.
특히 대한해협을 2개나 지나갔는데 그 때마다 저희 회사 나무들도 수난을 많이 당했죠.
회사 건물을 둘러싼 마로니에는 잎들은 물론 열매까지 홀라당 뜯껴짐을 당했습니다.
울타리 주변의 큰 나무들 중 몇은 뿌리채 뽑혀서 바닥에 패대기 쳐지기도 했습니다.
감나무는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주렁주렁 달고 있던 그 많던 감들을 왕창 떨구고 손에 쥔 게 별로 없습니다.
물론 백일홍처럼 말짱한 나무들이 더 많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태풍이 불었다 하면 넘어가는 나무가 있습니다.
덩치는 산만한데 갓 심어져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허약한 나무들이나 하는 부목을 대고 있죠.
뿌리째 뽑혀서 넘어간 나무의 뿌리를 보면 이렇게 얕은 뿌리를 가지고 덩치를 산만하게 키웠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정돕니다.
바탕이 약하면 어쩔 수 없는 법이죠.
살다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잘 나가던 기업이 쫄딱 망해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는 것은 아주 흔한 일입니다.
때로는 어이없게 죄를 뒤집어 쓰는 경우도 있죠.
이럴 때 흔들리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자신의 삶의 뿌리를 얼마나 탄탄하게 내렸느냐에 달려있을 겁니다.
사상누각이냐? 반석 위의 집이냐?는 오로지 자신이 할 따름입니다.
가족, 친구, 건강, 여유, 화목, 웃음, 행복, 금연...
뿌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건 주변에 널려있습니다.
원하는 만큼 골라보세요. ~^.^~
♥목계(木鷄) : 나무로 깍아 만든 닭♥
삼성의 이병철 창업주는 여백과 직관의 힘으로 일가를 이룬 사람입니다.
그는 거실에 木鷄(나무로 깎아 만든 닭)를 걸어 놓고 자신에게 마음의 여백을 일깨웠다고 합니다.
목계는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기성자라는 사람은 왕을 위하여 싸움닭을 키웠습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습니다.
"닭이 이제 싸울 수 있겠는가?"
기성자가 아뢰었습니다.
"아직 안 됩니다. 지금은 허세만 부리고 교만하며 제 힘만 믿습니다."
열흘이 지나 다시 묻자,
"아직 안 됩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를 듣거나 모습을 보면 당장 덤벼들 태세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열흘이 지나 재차 묻자 이렇게 고했습니다.
"안 됩니다. 다른 닭을 보면 노려보면서 성난 듯이 합니다."
또 열흘이 지나 재삼 묻자 기성자가 이렇게 아뢰었습니다.
"거의 되었습니다. 싸울 닭이 소리를 질러대도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나무로 만든 닭 같습니다.
이제야 싸움닭으로서의 덕을 갖추었습니다. 상대편 닭이 감히 상대하지 못하고 도망가 버립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자신의 힘을 뽐내지 않습니다. 아무리 약한 적이라 해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여백의 힘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싸움을 걸어와도 목계처럼 초연한 마음으로 평상심을 유지합니다.
이처럼 진정한 여유는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