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
공무원 17만명 확대 계획도 2022년 끝
“진입장벽 높아지고 많이 뽑는 내년이 적기”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최대 규모를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 19만8110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지난해보다 약 1만3000명 늘었다. 국가직 9급 시험 원서접수 인원이 늘어난 것은 4년 만이다. 2017년 22만8368명이 응시원서를 낼 정도로 지원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8년 20만2978명, 2019년 19만5322명, 2020년 18만5203명을 기록했다.
연도별 국가직 9급 응시원서 접수인원. /에듀윌
지원자는 늘었지만, 경쟁률은 소폭 하락했다. 이는 이번 시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35대1로 지난해 37.2대1보다 줄었다. 2018년 41대1을 기록한 9급 공채 경쟁률은 2019년 39.2대1, 지난해 37.2대1을 기록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직렬별 경쟁률을 보면, 지원자가 전체적으로 늘면서 작년보다 경쟁률이 오른 직렬이 더 많다. 경쟁률이 떨어진 대표 직렬은 가장 많은 인원이 원서를 접수한 일반행정 전국모집(100.4대1)이다. 일반행정 지역모집(64.5대1) 역시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40% 이상 하락했다. 반면 경쟁률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직렬은 출입국관리직이다. 지난해 경쟁률은 47.2대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44.5대1로 3배 이상 올랐다. 기술직군에서는 건축직(83.6대1)이 지난해보다 2.3배가량 경쟁률이 높아졌다.
국가직 9급 직렬별 일반모집 원서접수 현황. /에듀윌
올해 접수 인원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내년부터 고교과목이 제외되고 직렬별 필수과목으로 시험이 치러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 설명대로 내년부터는 9급 공무원 시험이 바뀐다. 9급 공무원 시험의 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 올해와 내년 합격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의 추천 전략과 공부법 등을 알아봤다.
◇내년부터 전문과목 필수화로 진입장벽 높아질 것
내년 9급 공무원 시험 변경의 핵심은 시험과목 개편이다. 지금까지는 필수과목 3개(국어·영어·한국사)와 선택과목 2개 등 5개 과목으로 시험을 치렀다. 선택과목은 직렬별 전문과목 2개와 사회·과학·수학 등 고교과목 3개 가운데 2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즉 고등학교 때 배운 4개 과목만으로도 9급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고교과목을 없애고 직렬별 전문과목을 필수화한다. 예를 들어 일반행정직의 경우 기존에는 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 등 5개 가운데 2개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편 후에는 고교과목이 사라지고 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 2개가 필수 과목이 된다. 세무직은 선택과목이던 세법개론·회계학이 필수 과목이 되고, 검찰직은 형법·형사소송법이 필수 과목이 된다.
드라마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나온 최강희. /KBS 방송화면 캡처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은 “내년 과목 개편으로 크게 세가지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가장 먼저 지원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에듀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고등학교 때 배워서 익숙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전문과목이 2개씩 필수과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교과목 도입 후 국가직 9급 문턱이 낮아졌다. 고교과목 도입 전에는 국가직 9급 시험 지원자가 15만명에 불과했지만, 도입 첫 해에만 지원자가 전년보다 5만명 늘었다. 2017년에는 지원자가 23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9급 시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듀윌 관계자는 “내년에는 지원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생각하고 있다면 내년이 합격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로 “내년부터 직렬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일반행정직에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직렬마다 공통되는 선택과목이 있어 똑같은 과목으로 여러 직렬에 대응이 가능했다. 한마디로 일반행정직을 준비하다가 세무직·교정직으로 하향지원이 가능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직렬마다 과목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에 하향지원이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채용 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직에 더 많은 수험생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하향지원의 대상이었던 세무직·고용노동직·교정직 등은 지원자가 감소할 확률이 높다. 에듀윌 관계자는 “세무직·고용노동직 등 일반행정직보다 합격선이 낮은 직렬을 생각하고 있다면 내년에는 경쟁률 하락이 유력해 합격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경쟁률 상·하위 모집단위. /에듀윌
마지막으로 “직렬별 전문과목의 출제 난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직렬별 전문과목이 선택과목이었기 때문에 조정점수제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원점수보다 낮은 점수로 채점됐다. 하지만 이제 전문과목도 원점수로 채점되기 때문에 점수 비중이 공통과목과 동일해진다. 에듀윌 관계자는 “공통과목과 전문과목 점수 비중이 동일해지면 전문과목의 출제 난도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실무에 더 밀접한 전문과목으로 변별력을 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내년 시험을 준비한다면 전문과목에 대한 학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험 제도 변화 맞춰 전략 잘 짜야
내년에는 시험 제도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전략을 잘 짜서 대응해야 한다. 에듀윌 관계자는 “내년 합격을 생각하고 있다면 우선 어느 직렬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무원 시험에는 무수히 많은 직렬이 있고, 어느 직렬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합격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행정직은 가장 많은 인원을 뽑지만, 그만큼 지원자가 많아 합격선이 다른 직렬보다 높다. 오랫동안 공부할 만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일반행정직을 고집하기보다는 합격선이 낮은 다른 직렬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했다. 일반행정직보다 합격선이 낮은 세무직, 사회복지직, 고용노동직, 교정직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행정직을 선택했다면 내년에는 다른 해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과목인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 과목들에 빨리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또 공통과목과 배점도 동일해지고, 출제 난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 공무원 시험을 이제 막 준비하기 시작한 수험생들은 여러 차례 반복해 공부하면서 행정법과 행정학에 익숙해져야 한다.
KBS 방송화면 캡처
또 나에게 더 유리한 과목이 무엇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학 전공이나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공부했던 과목이 필기시험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다면, 그 직렬을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듀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계획한 공무원 17만명 확대 충원 계획이 2022년에 끝난다”며 “공무원 시험 합격 적기가 2022년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2023년부터는 지금보다 채용이 반 토막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합격을 위해서는 과목 개편에 최적화된 수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마무리 학습 전략은 “실전 감각 유지”
그렇다면 올해 시험 마무리 학습 전략은 어떻게 될까. 국가직 9급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고, 지방직 9급 시험도 2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에듀윌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보는 것보다는 기존에 보던 내용을 계속해서 보완하는 학습을 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험생마다 공부법이 달라 새벽부터 공부하는 수험생도 있고, 밤늦게 공부하는 수험생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은 오전 10시부터 100분 동안 진행된다. 에듀윌 관계자는 “오전에 실전 모의고사 또는 기출문제를 풀면서 실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간 분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100분 안에 100문제를 완벽히 풀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