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는데...
누군가,
같이 산에 가자고 하는 사람이...
그래서,
음식도 준비하고,
술도 한 병 준비 했습니다.
아무나 먹기 힘든,
한산 소곡주인데...
술은,
도수가 16도이고,
맛을 달달해서,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칭이...
그때는,
날이 꾸물해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산속에는 제법 많이 있었고...
암튼,
소곡주를 둘러메고,
연주대를 향해서 올라갑니다.
가는 길은,
산객이 드문드문했지만,
대부분 지인들과 함께 오르고 있고...
물론,
나도 모처럼 지인과 함께 오르는데...
역시,
혼자 보다는,
함께하니 더 좋았고...
최소한,
정상 부근에서 먹으려 했는데...
술이 없으면,
가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개봉을...
심지어,
한 병을 다 먹는다고 설치는 바람에,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1/3을 비우고,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어찌 된 일인지,
너무 멀쩡한 모습으로 오르고...
심지어,
나보다 빠르게,
앞서서 올라가네요.
바위 구간이 나타나니,
드디어 술기운이 동했는지,
조금씩 뒤쳐지고...
그래도,
안전을 생각하면서,
안전하게 바위를 타고 오르는데...
음침하던 날씨는,
바람이 불면서 점점 싸늘해지고...
술을,
그렇게 먹고도,
이런 암벽을 오르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암튼,
조금 험하지만,
스릴 있는 구간을 올라서,
연주대로 갑니다.
산 허리를 지나고 나니,
눈과 얼음이 산속에 그대로이고...
봄이 멀지 않았는데,
아직도 얼음이 있다는 것이,
관악산도 꽤 높은 산인 듯... ㅎㅎ
올 겨울은,
눈과 함께해서,
너무 좋았는데...
찬바람이 점차 강해지면서,
일행의 발걸음도 무거워 지기만...
소곡주 영향으로,
초반에는 반짝하더니,
아무래도 점점 힘이 빠지는 듯...
그래서,
술을 더 먹여서 가려고 했는데,
바위 구간만 나오면 훨훨 날았고... ㅎㅎ
학바위 아래에서,
잠시 숨을 돌리면서,
주변을 살펴보는데...
팔봉 능선 너머로,
서해 바다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날씨는,
금세라도 눈이 올 듯해서,
부지런히 정상으로 올랐는데...
연주대 정상은,
아직도 멀기만 하고...
더구나,
날도 흐리고,
바람까지 불어서 으스스한 모습으로...
그래도,
정상에 가면,
술이 있다고 달래면서,
정상으로 가는데...
으스스한 분위기는,
산이 아니라,
도심을 감싸고 있고...
폐허처럼 보이는 곳이,
내가 숨을 쉬며 사는 공간이라는 것이,
더 무섭게 다가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도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너무나 원망스럽기만...
학바위 국기대에 올라서,
잠시 숨을 골라보는데...
여길 먼저 오른 일행은,
자기가 산다람쥐라며,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고...
나는,
조금 더 쉬면서,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올라가는데...
눈이 가득한,
팔봉 능선을 바라보며,
먼저 올라간 일행을 찾아보는데...
어딜 갔는지,
도무지 보이질 않고...
행여,
홀로 내려갔나 싶어서,
고함까지 질러봤는데...
멀쩡한 등산로를 버리고,
이렇게 험한 곳을 홀로 얼라서,
근처 다른 봉우리에서 대답이...
등산로의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뒷받침되니,
이 정도 오르막은 일도 아니었나 봅니다.
암튼,
부지런한 일행을 찾아서,
식사 장소로 찾아가는데...
소소한 음식과,
푸짐한 한산 소곡주를 바라보며,
그냥 함박웃음을... ㅎㅎㅎ
내가 준비한,
닭장으로 끓인 떡국은,
소곡주에 밀려서 쳐다볼 생각도 안 하고...
암튼,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정뱅이라서,
술에 진심이었고... ㅋㅋ
조금 남은 가래떡은,
젓가락에 꿰서 구워 봤는데...
역시,
술안주로 부족함이 없고...
암튼,
그 많던 술을 다 비우고서야,
자릴 털고 일어났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음지라서 그런지 눈이 남았고...
멀리 보이는 정상까지,
부지런히 걸으려 했으나,
그것은 생각뿐이었고...
왜냐하면,
부슬부슬 내리는 비로 인해,
서둘러 내려가야 해서...
가는 길에,
연주대와 인사는 했고...
담에,
시회가 된다면,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서둘러서 산을 내려가는데...
비가 아니라,
진눈깨비가 휘날리는 바람에,
하산이 쉽지는 않았고...
올해는,
눈이 많이 와서,
까마귀 먹고살라고 먹이를 줬는데...
이놈들은,
이게 말고도,
먹을 것이 엄청 많은데...
그래서인지,
먹이를 두고도,
데면데면했고...
나무에,
까마귀들이 있는데...
그런데,
까마귀가 검지 않고,
갈색이란 것에 엄청 놀랐고...
아마도,
올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깃털에 검은색이 빠졌는지도... ㅎㅎ
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봄을 재촉하려고 그러는 듯...
암튼,
미끄러운 산길을,
조심히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동안,
주된 대화는,
어느 술집으로 가야 할지였고... ㅎㅎ
봄이 다가오니,
얼었던 계곡물이,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네요.
암튼,
물소리도 청량하고,
바람도 상쾌한 것이 봄은 확실한 듯...
이제,
남은 것은,
뒤풀이를 정해야 하는데,
의견이 분분해서 조율이 안 됐고...
일단,
시원하게 머릴 감고서,
산을 내려가려 하는데...
조그만 샘물은,
차갑다기보다는,
시원한 느낌이 강했고...
어째튼,
정갈한 몸가짐으로,
술집을 향해서... ㅎㅎ
진달래도 피지 않았는데,
벌써 생강나무의 꽃이 피려 하고...
봄기운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는데...
아마도,
머지않아서,
온 산에 봄이 가득하겠지요!!!
봄을 기다리며,
부지런히 내려가는데...
산객은 어딜 가고,
우리 일행만 쓸쓸하게...
그래도,
술집으로 간다는 희망에,
씩씩하게 걸었네요!!
한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은 세병으로...
초저녁에 시작한 술자리는,
밤이 깊어서야 겨우 마무리했는데...
봄을 시샘해서 그런지,
집으로 가는 길에는 눈발이 가득하고...
=======================
언제부터인가,
술자리가 길어지면,
너무나 피곤해지고...
꽃피는 봄이 오면,
피로도 물러가고,
몸도 좋아지려나??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랬으면...
그리고,
같이 즐긴 친구가,
진심으로 고마웠네요!!
=======================
카페 게시글
산행 앨범
명절을 보내고 관악산에서 하루를...
윤성준
추천 0
조회 42
24.03.07 16:4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