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숲속에 두 개의 마을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나무의 마을’, 다른 하나는 ‘꽃의 마을’이라 불렸습니다. 나무의 마을은 나무를 가꾸는 데 뛰어나고 꽃의 마을은 꽃을 장식하는 데 뛰어난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마을 사이에는 큰 나무 벽이 있어 서로 단절된 채 살았습니다.
어느 날 두 마을의 어린 소녀들이 우연히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벽을 넘어서 서로의 마을을 방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벽이 허물어진 후 나무의 마을 사람들은 꽃의 마을에서 꽃 장식법을 배우고, 꽃의 마을 사람들은 나무의 마을에서 나무 가꾸는 기술을 익혔습니다. 이렇게 두 마을은 서로의 장점을 살리며 협력하여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기원전 3세기 동서양에서의 대규모 토목사업을 연상케 합니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이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선으로 국경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정을 도모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중국은 외부와의 교역 및 문화적 교류가 제한되었고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로마제국의 도로망은 제국 전역을 연결해 군대의 이동을 빠르게 하고 상업과 무역을 활성화했습니다. 도로망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사상이 교류할 수 있었고 이는 로마 문화를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와 지식의 확산을 통해 더욱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방송은 과거의 교역로처럼 문화와 사상을 교류하며 보다 수평적이고 평등한 사회구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의 수직적이고 계층적인 사회구조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의미하며 협력과 공유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우리 사회가 독점과 소유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성경의 가르침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바리새인들은 방어적이고 폐쇄적인 성벽을 세우는 사람들로 묘사됩니다. 그들은 기득권을 보호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방어적인 자세와는 달리 모든 이에게 열린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자신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시며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그들과 소통하셨습니다(요 14:6).
예수님은 죄인과 세리와도 함께 식사하시며 정죄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에 깊이 들어가 이해하고 사랑을 바탕으로 구원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는 당시 사회적 편견과 갈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바벨탑처럼 성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여는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용납하고 허용하며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과 나눔을 통해 공동체의 번영을 추구해야 합니다. 서로의 길을 열어주고 이해와 사랑으로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