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1호봉(2005.9.1.목~2005.9.30.금)
상병정기휴가 4일차 2005.9.1.목(맑음)
상병정기휴가 4일째를 맞는다.
금일 대망의 병장 진급을 맞아 농담쪼로 부모님께 부모님께 "병장 진급 기념 선물은
뭐에요?"라 여쭈어보았는데.. 이에 부모님께서 하시는 말씀 "없는데.. 병장 단 걸로 다
되었지 뭐.. 하하"였다. 나도 웃고 부모님께 서도 환하게 웃으셨다.
아.. 드디어 사병 최고 계급 '병장(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지요. 병장은 오대장성 중
하나라는 우스갯소리가요.^^;; 병장=>준장=>소장=>중장=>대장) '을 단 오늘
감격 강도가 최강이다.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하다.
기분 무척 좋다. 하하하^^
식사 메뉴가 '소 등심 구이'였는데 봉계(울산광역시 소재의 한우전문판매유통단지 지역.
울산에서 꽤 유명한 지역임) 에서 사서 그런지 진짜 맛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야간에 인적이 드문 도로 상에서 자가용 불빛에 의존하여 먹는 고기 맛이란.. 햐~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치종류 중 하나인 파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욱더 맛있었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그런 맛이었다. 작살나게 맛있었다. 맛이 박살났다.
엄청 맛있었다. ㅋㅋ..^^
6만원이라는 고가의 고급 등심. 말년휴가(=전역전휴가=병장정기휴가. 군생활간 마지막으로
나오는 휴가) 나가서 또 먹으리라 굳게 다짐해 본다.
당연히 오늘도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두 분의 중요한 말씀 하나하나에 난 온 귀를 다 귀울였다. 이제 병장 달았으니 후임들 편하게
해주고 반납시기라 생각하라는 아버지의 말씀, 참 가슴에 와닿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금번 휴가는 길어 아직도 4일이나 남았다 하니 두
분께서 웃으셨다^^
2005.9.1.목(맑음) 병장정기휴가일정계획 확정 발표 200591
금일 본지를 통해 확정 발표된 병장 정기휴가 일정은 2006.2.11.토~2006.2.20.월까지로
9박 10일 일정이다. 본인은 위 기간에 군인들이 소위 말하는 말년휴가 즉 전역전휴가를
편안하기 그지없는 마음으로 기분좋게 출발할 계획이다.
2005.9.1.목(맑음) 병장정기휴가기간활용세부계획 발표 200591
[휴가출발시 할 일]
1.보유현금 전액 휴대
2.A급 휴가복 야전상의, 전투복상의 두 군데에 전역병예비군마크 오바로크
3.전역병 예비군 전투모57호 구입(혹은 58호)
상병정기휴가 5일차 2005.9.2.금(맑음)
금일의 식사 메뉴는 참 다양해서 이색적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방어진에 가서 '보리밥 뷔페'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주 음식인
'보리밥 비빔밥' 진짜 맛있었고 뷔페라서 계란찜, 돼지껍데기두루치기,돼지고기두루치기,
국수,새우구이,잡채,버섯볶음 등등.. 다 진짜 맛있었다. 역시 이래서 외식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나 보다. 나도 이참에 전역하면 외식산업에나 뛰어들어볼까? 나도 먹기도하면서.ㅋ
어쨌든 오늘 먹은 음식의 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 그러한 맛일 것이다. ^0^
상병정기휴가 6일차 2005.9.3.토(맑음)
하동에서 공수해왔다는 뜨거운 재첩국을 먹은 오늘.
10년 먹은 체증이 다 내려 가시는 듯 하였다.
이번 휴가때 생선회(가자미, 한치)도 먹었다. 회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나로썬 그 맛을
일러 무엇하리. 대빵 맛있었다. 정말루~^^
상병정기휴가 7일차 2005.9.4.일(맑음)
이번 휴가의 하이라이트! 휴일의 휴가. 부모님과 함께 포항 죽도시장까지 자가용을 타고 가서
영덕대게를 즉석에서 증기에 쩌서 쪽쪽 그 통통한 살을 맛있게 빨아 먹고.. 집에와서
야쿠르트 비빔면, 올리브짜파게티라면을 끓여먹었다. 대게 진짜 맛있었고 라면 엄청 맛있었다.
자꾸 '진짜'와 '엄청'으로 그 맛을 강조하는데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해바란다.
(당신도 휴가 나와봐라. 진짜 강조하게끔 되있다. 상황적 여건이 그러하다.)
차가운 아이스크림 맛도 일품이었다. 내일 휴가 복귀다. 너무 싫다.
상병정기휴가 8일차 2005.9.5.월(바람 붐) 휴가복귀일
TV를 보니 제14호 태풍 '나비'가 북상중이라고 했다.
부모님과 나 설마 비행기가 안 뜰까 염려스런 마음에 바짝 긴장했다. 그래서 예약시간
오후1시보다 한시간 빠른 12시에 김포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다행히 비행기는 떠났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오후 시간대 이륙예정 비행기는 모두 결항되었다하여서 부모님께
깊이 감사를 드렸다.
부대 복귀 전 불광동시내버스정류장 인근 PC게임방에서 2시간, 너무 황홀했다. 진짜
부대로 돌아가기 싫었다. 진짜 싫었다...
2005.9.6.화(거센바람 붐)
태풍이고 나발이고 휴가 후유증이 대단히 심각하다. 일어서나 앉으나 휴가 다시 가고픈 생각
뿐이고 부모님 얼굴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
너무 시간이 안가는 것 같다. 이 망할놈의 시간... 예상대로 다시 시작이다.
다시 엄청 '느리게 가기' 작전에 전격 돌입한 듯 거북이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열받는다.
자꾸 시간을 보면.. 그래서 안 보려 노력한다. 달력도 마찬가지다. 으..
두 분(부모님)이 너무 뵙고 싶다. 간절하다. 아 진짜 말년휴가 가고 싶다.
내년 2월 11일이 빨리 오길. 참기 어렵다. 부대 있기 싫다.
정말 나 집에 가고 싶다. 제대(전역)하고 싶다. 왜 내가 부대에 매여있어야하는가.
2005.9.7.수(바람)
아 '상.정 휴가' 후유증이 자뭇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있다.
집에 확 가버리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남은 군생활 4개월. 어서 끝내고 편한 마음으로 말년휴가 떠나버리고 싶다.
만사가 너무 귀찮다. 다람쥐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변화없는 반복적인 일과가 나를 미치게한다.
어서 전역하고 싶다구.
2005.9.8.목(맑음)
미국 뉴올리언스주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행패를 부렸다는 참혹하고도 슬픈 소식과
KBS인간극장 다큐TV에서 외국인 '라파엘'과 결혼한 음악인 여자분 이야기가 참 기억에 남는다.
인생 극장 얘기를 계속 하자면.. 그들의 예쁜 사랑하는 모습은 내가 바라보기에 너무도너무도
부러웠다.
그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생활을 위해선 전역이 선행되어야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
이 사실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시간아, 어서어서 가라.
2005.9.10.토(맑음) 군생활 컨셉트_늘 한가위만(오늘처럼) 같아라
한가로운 주말이다. 군대라고 해서 늘상 피곤한 삶을 강요하는 건 아니다.
늘 그러면 군인도 엄연한 사람인데 어찌 버텨내겠는가.
남은 군생활 4개월여. 늘 오늘처럼만 같아라. 정말 내 바램대로.
그렇게그렇게 되어라. 이젠 병장도 달았는데 말년휴가가고 전역해야지.
이제 민간인 기분으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자. 아자!
2005.9.11.일(맑음) 병장진급기념서신 발송 완료/ 일출의 장관!!
안개가 자욱한 산 속 ---에서 ---과 같이 경계근무를 섰다. 근무 선지 얼마 안되어
때마침 안개 속 허공에 뜬 산 뒷너머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보게 되었는데
실로 감격스러웠다.
안개 속에 하늘에 떠있는 듯한 산을 보는 것도 장관이었지만 어찌 이 소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싶었다.
2005.9.16.금(맑음)
새벽 근무가 ---시에 끝났는데 원치않은 일을 하고야 말았다.
속이 허~ 할 정도로 토했다. 아까워서 미치는줄 알았다. 천천히 먹는건데 후회 잔뜩했다.
어제 ------회식을 한 관계다.
2005.9.17.토(비)
추석부터 계산해 볼 것이 있다. 내가 전역할때까지 기간인데..
말년휴가까지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4개월 가량만하면 내 군생활은 얼추 끝난다.
5개월째가 06.2월로 2.11일이 말년휴가출발일이니까 1,2월달은 망고(할일없는 상태를
이르는 속어)와 진배없다.
1월 31일까지만 버티면 실질적으로 내 군생활은 게임오버다.
------만 끝나면 전역이다.
2005.9.18.일(맑음) 2005추석 당일
내 군생활에 있어 마지막 추석이 될 오늘 그리고 이번 추석 연휴.
잘 보내야겠단 생각이 든다.
인편으로(외출병한테) 부모님께 드리는 103번째 편지를 보냈다. '추석연휴기념서신2'다.
추석연휴기념서신1은 102번째 서신이었다.
2005.9.20.화(비)
거의 매일같이 말년휴가 관련한 시원섭섭한 꿈을 꾼다.
휴가 전날 휴가준비를 하거나 휴가 출발하는 꿈을 꾼다. 이를 통해 내가 얼마나
그 마지막 휴가를 고대하고 염원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것 같다.
2005.9.21.수(안개)
아 빡세다. 역시 -------의 힘이 느껴진다.
연일 ----작업. 베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이럴때마다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집에 가고 싶은 욕망이 마구 쏟구친다.
정말 말년휴가 가고 싶다. 내년 2월 11일 빨리와라.
나 집에가라고 내가 외치고 있다. 흐흐..
이참에 전역도 해버려야지. 시간만 자꾸가라. 4개월 잽싸게 가버려라.
2005.9.24.토(화창함)
나 병장 달더니 전역일이 훤히 보이기 시작하는 등 몸이 이상해진 것 같다.
말년휴가 기간 등 빼고 계산해보니 내달부터 약 4개월 정도만 복무하면 군생활끝난다.
그 계산에 의해 도출된 사실이 어찌나 기쁘던지 혼났다. 실질 군복무기간4개월.120일 정도.
와우 내일이면 전역D-150. 150대도 깨지는구나.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9.1일자 기록(125쪽)~2005.9.30일자 기록(128쪽)
병장 2호봉(2005.10.1.토~2005.10.31.월)
2005.10.1.토(흐림) 국군의 날
국군의 날인 오늘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했다. 이 흐린 날씨는 발까지 계속되었다.
국군의 날인 관계로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역시 매일같이 국군의 날 행사했으면 좋겠다.^^
2005.10.4.화(맑음)
-------한 오늘. 오늘 하루종일했다.
무척무척 귀찮고 하기싫고 지루했고 지리했다.
군생활 더 이상 하는건 무의미할 분인데.. 정말 집에 가고싶다.
미치겠다. 이런 생각만 하루종일 들었다.
2005.10.5.수(맑음)
전역까지 불과 14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의 말년고참들이 이런 기분,감정을 느꼈을 테지..
그럴 것이다. 내달 14일이 전역D-100일이다.
어서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05.10.27.목(안개)
우리 소대 말년고참들이 전역을 했다.
부러워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눈물겨운 오늘이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10.1일자 기록(128쪽)~2005.10.31일자 기록(130쪽)
병장 3호봉(2005.11.1.화~2005.11.30.수)
2005.11.2.수(안개)
이달 7일이 그렇게 기다리던 '입동'이다. 드디어 실질적으로 겨울을 맞는구나.
이제 눈만 내리면 된다. 집에 가자. 아자!
곧 전역디데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기대 잔뜩 하고 있다.
2005.11.3.목(맑음) 전역D-111
전역까지 이제 남은 복무기간은 고작 해봐야 111일 밖에.. 안남았다.
흐흐.. 너무너무 기쁘다.
그 옛날 고참병들도 이런 심정,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고참들이 가슴떨리는 심정으로
항상,매일같이 하던 말이 있다. 이것이다.
"나 --일(두자릿수. 100일 이하) 남았다"
참 그때 어찌나 부럽던지, 그 소리 좀 그만 했으면 했었다. 이젠 내가 그 소리를 하게되네..
기분이 묘하다.
2005.11.6.일(비)
어느덧 병장 3호봉을 맞는다. 그거 보면 참 세월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전역할때가 되었다.
어서 14일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곧 그리 될 것이다. TV에서 자꾸 연말연시 분위기를 풍기는데 짠밥 안될때 그랬으면
무지 열받았을텐데 지금은 병장도 꺽인 짠밥이어서 괜찮다.
어서 눈이 와야 내가 집에 가지. 날씨 더 추워지고 눈와라.
2005.11.8.화(추움)
아침점호 시간때 치가 떨릴 정도로 춥다. 장갑을 안끼면 손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위가 엄습한다. 목도리, 귀도리개 다 하고 나간다. 그래도 춥긴 매한가지.
아 파주의 겨울이 너무 춥다.
2005.11.14.월(추움) 전역D-100
내 군생활에 있어 기념비적인 날을 맞이한 오늘. 내 기분이 몹시도 좋다.
고참병들이 늘 자랑스레 말하던 그 '제대'로부터 '100일 밖에 안 남은 날'을 내가 맞이하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정말 시간이 가긴 가는구나. 가슴 떨린다. 10일은 집에 있을 거고 약 89일 정도만
군생활 하면은 드디어 전역을 맞이하게 된다. 전역이 눈앞에 보인다.
'전역D-100일 맞이기념서신'(부모님께 드리는 107번째 편지)을 부모님께 보내 드렸다.
2005.11.15.화(추움) 전역D-99
휴가 빼고 정확히 89일 남았다. 진짜 얼마 안남았다.
두자릿수에 들어오니 정말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멀게만 느껴졌던 말년휴가 출발일과
전역일이 눈 앞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듯 하다. 전역 한 옛 고참병들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설레는 감정을 느꼈으리라.(생각하니 내일 모레 내가 곧 전역할 것만 같다.
꿈을 꾸었는데 내 딸이 태어나 흐뭇한 기분을 느낀 꿈과 말년휴가 떠나는 꿈을 꾸었다)
2005.11.16.수(추움)
꿈을 하나 구었다.
내가 전역한 꿈이었다. 훈련지에서 부모님과 같이와서 훈련뛰던 추억담을 대화로 나누었는데
정말 전역했다는 그 생각에 가슴이 후련했다.
2005.11.27.일(맑음) 전역D-87(휴가배고 77일^0^)
이제 8,9번의 주말/휴일을 군에서 보내면 나 전역한다.
역시 세월이 약인 것 같다. 내 조바심을 달래주는 유일한 명약.
어서 시간아 가라. 나 영원히 집에 갈 수 있게 말이다.
소대원들이 족구시합을 하러 많이 나갔는데 나는 귀찮기도하거니와 하기싫어 빠졌다.
병장을 달고나니 모든 것에 조심스러워진다.
몸 편한게 우선이란 인식이 팽배해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피하고 싶다.
그렇다해서 한없이 게을러진다는 말은 아니다.
2005.11.28.월(비) 전역D-86
굵은 빗줄기 속에서 ------를 받았다.
처음에는 그치겠지하고 간부님들이 판단하여 지속했는데 나중들어 더 많이 보란듯이
퍼붓기 시작했다. 당연히 '오늘은 이만'으로 의견일치를 신속히 보고 막사로 복귀했다.
2005.11.29.화(첫 눈)
오늘 올 겨울들어 가장 주목할 만한 일이 있었는데 바로 '첫눈'이 내렸다는 것.
시간까지 정확히 기억한다. 12:38분 경 맛보기로 눈이 약간 내리다가 14:00이후
본격적으로 오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순식간에 온누리가 하얗게 변하는데 정말 황홀했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11.1일자 기록(130쪽)~2005.11.30일자 기록(134쪽)
병장 4호봉(2005.12.1.목~2005.12.31.토)
2005.12.4.일(눈)
눈이 온 관계로 제설작업을 하였다.
눈을 쓰는데 나중에는 막 짜증이 있는대로 밀려올라왔다.
그거 참고 한다고 더 힘들었다.
어찌된게 요즘은 병장을 더 악착같이 시키는것 같다.
2005.12.7.수(춥다)
요즘 낙이 군생활 얼마 남았다이다. 여기서 큰 위안과 기쁨을 얻는다.
---이가 그랬듯 자기는 --달, 나는 두 달 밖에 안남았다.
남은 두 달에 이것만 하면 나 말년휴가 가고 전역한다. 빨리 시간만 갔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다른 건 없다. 오직 그것 분이다. 군생활이 점점 질린다.
모든 걸 끝내고 싶다. 말년휴가 생각 뿐이다.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발가락에 동상이 걸린 것 같다. 걸을 때마다 오른쪽발 네번째발가락이 너무 아프다.
내일 전역 한다는 다른 중대 인원들을 무려 ---명이나 보았는데 부러워서 미치는줄 알았다.
상대적 박탈감이 대단하다.
로또복권만 상대적 박탈감이 있는게 아닌 것 같다.
엄연히 군생활에도 존재하는 이 것.,
2005.12.9.금(눈옴)
아침 8시경에 눈이 내리길래 많이 내리나보다 했는데 몇 분 정도 더 오더니
알아서 그쳤다. 제설작업 명령 안떨어질 정도로 눈이 안 온게 다행이었다.
눈을 그치게 해주신 하늘에 감사했다.
2005.12.12.월(맑음)
말년휴가 계획에 기본한 관물대 정리가 어제로 끝이났다.
이제 휴가 출발일이 다가오면 종이가방, 접이식2단우산만 딱 이 두가지만 가지고 가면된다.
세제, 로션, 크림 등은 휴가 가기전에 후임들에게 나워주거나 혹은 그냥 방치해놓고가면
자기들이 알아서 가져가 쓸거니까.. 그건 그리 신경 쓸게없다.
이제 나도 전역을 준비할때다.
물품 정리가 완료됨으로써 거의 할게 없어졌다. 속 편해서 좋다.
내가 지금까지 모은 봉급이 총 16만원이다. 지난 --일에 받은 이번달 봉급 -----원.
이 돈은 이번주 주말 외출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계획이다. 그 돈에서 이미 2만원
정도는 빼서 휴가복(A급) 야전상의에 넣어두었다. 그러니까 외출때 사용 가능한
최대 금액은 -----원 이다. 이것은 다 쓰는게 아니라 여윳돈 만 얼마 정도는 남겨둘 것이다.
내 성격 상 여윳돈이 없으면 다음달 봉급때까지 자꾸 불안하고 조바심이 나거든.
빨리 외출나가고 싶다.
2005.12.15.목(맑음)
시간이 멈춘 듯.
꼭 시간이 멈추어있는 것만 같다. 말년휴가가고 전역해야하는 등 할일이 태산같은데
시간이 참 안 도와준다. 역시 기대할게 전무한 군대시간이다.
군대에서 가장 배울 점은 인내심인 것 같다.
엄용훈,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 집에 가야 할때다. 느껴진다. 그럼 어서 가야지. 집이 나를 부르고 있다.
인내심 하나 건졌으면 되었다. 더 바랄게 없다.
2005.12.18.일(함박눈)
총메고 경계근무 나갔는데 추워서 입이 얼어붙는줄 알았다.
동사하는줄만 알았다.
초소에서 근무서기가 끔찍했다. 너무 추워서.
역시 파주의 겨울이다. 겨울 추위 대단하다. 강원도보다 더한 것 같다.
우리 25사단의 겨울추위, 육군백골부대(부친께서 전역하신 부대) 겨울추위 저리가다라.
2005.12.24.토(맑음) 2005성탄절 전야
군에서 맞는 두번째 '성탄절 전야'다. 기분이 새롭다.
작년 성탄절 전야가 생각이 난다. 그때 수양록에 쓴 글이..^^
2005.12.25.일(눈) 우울한 화이트 크리스마스
"기상입니다" 방송이 나온 때는 아침 점호 취하기 전이었다.
뒤이어 간부님의 이어지는 멘트!
"화이트 크리스마스입니다."
이 멘트 듣는 순간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눈이 왔단 날인가? 정말??
뒤이어 밖의 눈을 본 후임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한 3Cm정도 쌓여다고 저희들끼지 난리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지금도 그칠줄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짜증나게 제설작업이 시작되었다. 성탄절인데.. 기분 잡친 인원 많았다.
기분이 몹시 안좋은 오늘이었다.
왜왜. 이 성탄절날 눈이 내리는가 이말이다.
하늘이 원망스럽기까지했다.
종교행사 당연히 갔다. 필히 간거지.
제설작업 몇시간이라도 피하는게 금일의 최대 관건이었다.
밤에 위문예배와서 재미있게 구경했다.
2005.12.31.토(맑음) 05년의 마지막 날.. 내일 06년 1.1일 제대원년 도래!!
이제 오늘만 짬시키면 2005년은 끝이다.
2006년 제대원년. 드디어 내일로 다가왔다. 이 순간을 어찌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
이제 되었다. 말년휴가 올리는 다음달 딱 한달만 더 짬시키고 난 집에 가련다.
어서 전역하는 그 날이 오길.
이제 딱 한달만 더하면 된다. 말년휴가가고 전역하는 06년 2월은 생각지도 않는다. 왜냐구?
그건 곧 끝난 거나 다름없으니까.
05년의 마지막날이 이렇게 가는구나. 이제 새해다.
정말 이젠 다 되었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5.12.1일자 기록(134쪽)~2005.12.31일자 기록(137쪽)
병장 5호봉(2006.1.1.일~2006.1.31.화)
2006.1.1.일(맑음) 병술년(개의 해)/2006년새해기념서신 발송
제대원년! 이제 정말 다 되었다. 드디어 2006년 새해가 밝았다.
전역전휴가와 전역.. 생각만해도 즐거운 군무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너무 떨린다. 기쁘다.
이번달만 짬시키면 진짜 나 집에 간다. 군생활 내내 그리워하던 집이다.
병장5호봉 시대를 맞이한 오늘. 물병장(병장1호봉/ 병장 갓 달았을때)이었을때가
엊그제 같기만 하다.
어느 순간 병장도 꺽이더니 4개월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내가 어느새
병장5호봉을 맞이했단 날인가. 실제상황.. 믿겨지지 않는다.
소대 고참인 ---병장이 전역하는 달이 이달이다. 이등병때 ------에서 이등병계급장을
달고있는 그를 처음 봤었다. 그랬었는데.. 참 시간 빨리 가는 것 같다.
어안이 벙벙하다.
군생활이 이런 건가 싶다. 진짜 시간은 가는구나. 이렇게 내 젊은 날이 흘러가고 있다.
2006.1.3.화(맑음)
며칠동안이나 배변을 원활히 못봐서 대걱정하던 차에 오늘 그 일을 시원하게 보았다.
배가 풀리니 그제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식사 전마다 그렇게 소식하자고 내 자신과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건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언제그랬냐는듯 익숙한 솜씨로
대식가의 기질을 여지없이 보인다. 기가 찰 지경이다.
말처럼 쉽지가 않다. 혁신 다이어트의 위기! 대단히 걱정스럽다.
계속 오른쪽발 네번째발가락이 많이 아프다. 동상이 나을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피가 잘 안 통하면 최악의 경우 잘라 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때마다 몸서리를 친다. 무서워서.
슬슬 두려워지고 있다. 점점 더 두려워지고 있다. 어떠한 획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위기감이 고조되고있다.
2006.1.4.수(맑음)
빈대떡을 부쳐먹는 맛있는 꿈을 꾸었다.
전역 후에 새 컴퓨터를 살 계획이다. 확실히 98년도에 구입한 삼성 매직스테이션 M4500-30LA
기종 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때 200만원 주고 구입했었다.
윈도우98에 램메모리는 64램.. 하드 용량은 7기가...
꼭 사기 당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확실히 컴터 살 것이다. 잘 알아보고 말이다.
98년 당시엔 관련 지식이 전무한거나 다름없었는데 현재는 아니다.
나도 왠만한 전문가 수준이거든.
2006.1.8.일(맑음)
나의 혁신 다이어트 계획에 일대 위기가 오고 있는걸까..
나는 이달들어 계획량보다 많이 먹고 있으며 그 결과 속이 항상 차고 더부룩한 상태를
지속하는 등 기분이 나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적당히 음식물 섭취나 과자를 먹어야지하면서도 막상 먹기 시작하면 적당히는커녕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많이 먹어버리니 이거 큰일이다.
위기가 확실하다. 소화불량이 다시 찾아왔다.
배변을 많이 그리고 쉽게 못보고 있다. 이게 문제다.
내 마음을 다스리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그래야 산다. 지금보단 날씬한 예전의 본래 상태로 돌아가려면 말이다.
2006.1.10.화(맑음) 악마의 똥가루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5~6번이 들락날락거렸던 어제, 오늘로 속이 편안해짐으로써
마침표를 직었다.
역시 과식하면 어떤 면으로나 몸으로부터 보복 당하게 되어있다.
어느 면으로나 내가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는걸 절실히 느꼈다.
속을 비우되 적당한 식사량을 유지해야 한다!
혁신다이어트프로그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어제 내린 많은 눈 덕택으로 오늘 아침부터 변함없이 제설작업을 해야했다.
이제 흰색만 봐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눈 제발 안내렸으면 좋겠다.
사회에선 축복일지 모르지만 군대에선 악마의 똥가루라해서 혐오시한다.
눈이 싫다.
2006.1.13.금(비) 악마의 똥가루, 비에 의해 처단당하다
어젯밤부터 예상치못한 눈이 펑펑 내리길래 욕하면서도 걱정 많이했다.
제설 작업을 다음날 해야된다는 생각에 일단 싫었다.
어라,. 그런데 비가 많이 내리는게 아닌가. 하늘이 우리 군인들을 도우시는가.
비오는 관계로 하루종일 내무실에서 있었다.
2006.1.14.토(맑음)
4주째 내무실에 바둑/장기 열풍이 불고있다. 고참이건 후임이건 식사 전후로
다 바둑판에 꼼짝없이 앉아 두고 있다.
그들의 표정은 자뭇 심각할때도 있고 미소지을때도 있다.
보고있으면 재미있다.
고참은 자기가 좀 불리하다 싶으면 후임에게 한 수 물리기를 자연스레 강요하는데..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하기때문에 후임으로선 사양하기가 거절하기가 어렵다.
ㅋ.. 역시 계급사회인 군대다 싶다.
2006.1.15.일(맑음)
꿈을 꾸었다. 연속적인 꿈이다.
내가 마라톤을 하고 있었다.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가다보니 꾀가 생겼다.
시내버스 본걸로 봐서는 도로 인듯 하다.
남들 다 정상까지 올라갔다 도로 내려오는데 나는 눈치보다 도중에 길을 틀어 내려
와 버렸다.
하늘에서 누가 주인인지 모를 작은 소포가 떨어졌고 그것을 주웠다.
다른 소포도 있었는데 황금색 라면2개가 유리테이프에 묶어져있었다.
마지막으로 문구점 주인아저씨와 대등한 위치에서 이야기했다. 건물에 대해.
2006.1.28.토(맑음) 2006설 연휴 1일차
내일이 설날인데 나올 먹을거리가 무지 기대된다. 군생활간 마지막 명절이다.
2006.1.29.일(맑음) 2006설일 당일/2006설 연휴 2일차
역시 설날이란게 아침부터 느껴졌다.
아침점호가 끝난 후 ---시까지 세수 및 환복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합동차례를 지냈다.
기독교 신자는 가벼운 목례만 했다. 대부분은 큰 절을 했는데 나도 그 중 한명이었다.
차례 음복 때 예상대로 경쟁이 치열했다. 나는 나물 몇 개 집어먹는 것에 그쳤다.
발빠르게 대응한 애들의 손에는 배,사과 등의 큼지막한 전리품이 쥐어져있었다.
2006.1.30.월(맑음) 2006설 연휴 마지막 날
이번 설 연휴기간에 TV를 통해본 영화가 꽤 된다.
오늘은 '주먹이 운다'를 보았고 전날에는 '댄서의 순정', '여선생VS여제자' 내리
두편을 보았다.
세 영화의 공통점은 나의 감동을 유발했다는데에 있다. 재미있었다.
3일 간의 어떤면에서 보면 길고 지루했던 연휴가 끝났다.
내 군생활 마지막 민족대명절인 설이다.
곧 말년휴가를 떠나는 나로선 감회가 새롭다.
2006.1.31.화(맑음)
행정반 책상에 앉아 책상 밑에서 세상 모르게 곤히 자고있는 '---'란 개를 본다.
정말 귀엽다.
지금은 털색깔이 구릿빛을 띠는데 새끼땐 순백색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귀염둥이긴 마찬가지다.
아기같이 사랑스럽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6.1.1일자 기록(137쪽)~2006.1.31일자 기록(140쪽)
말년 전역당월(2006.2.1.수~2006.2.22.수)
2006.2.4.토(정말 추움)
아휴. 이거 날씨가 추워져도 너무 추워졌다. 아침점호때 뒈진다.
귀도리개, 목도리 같은 방한장구류 다하고 나가도 강한 추위를 느낀다.
이러다 동사하는거 아닌지.. 말년에 진짜 조심해야 한다. 조심하자.
내 고향 따뜻한 겨울의 울산이 그립다. 파주가 이런데인지 군에 와서야 알았다.
군에와서 참 많은 고생을 한다. 말년까지 추위가 나를 힘들게하고 있다. 허...
2006.2.5.일(맑음)
말년휴가 주의 첫날이 밝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만 보인다.
이리도 기쁠 수가 있는가. 이주 토요일날 드디어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 가슴이 콩닥콩닥 쿵쾅쿵쾅 터질 것만 같다. 그래 집에 가야지. 갈때가 되었다.
갈때가 된 건 사실이니까.
후임들아, 군생활 많이 해라. 이 군대선배님은 먼저 집에 가주실께. ㅋ.. 우히히^^
전역전휴가 2006.2.11.토~2006.2.20.월/ 9박 10일
전역전휴가 1일차 2006.2.11.토(맑음) 전역D-11
꿈에도 그리던, 군생활 내내 가장 간절히 그리던 전역전휴가 곧 말년휴가를 오늘 떠났다.
내 군생활에 있어 최종휴가다. 마지막 휴가다. 통상 말년휴가라고 부른다.
휴가출발전까지 어찌 그리게 더디게 시간이 가던지.. 시계 확 부셔버리고 싶었다.
참으니 시간이 가긴 가더군. 말년휴가 떠난게 그 확실한 증거다.
아침기상 시간에 맞추어 그보다 1시간 전에 일어나 찬물에 머리감고 휴가복입고 애들이
기상하기만을 기다렸다.
기상에이어 아침점호! 당직사관님께 휴가출발보고신고하고 기분좋게 연대 위병소를 통과했다.
전역전휴가 2일차 2006.2.12.일(맑음) 전역D-10
어제 오전11시 30분에 김포공항에서 울산행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왔다.
어찌나 기쁜 여정이던지 가슴 설레어 돌아가시는줄 알았다. 부모님뵙고 쇠고기구이를
맛있게 먹었다. 저녁에는 떡국이(떡국은 냉장고에 보관 중) 별도로 들어간
삼양라면을 끓여먹었다.
일요일인 오늘은 정월대보름이어서 어머니와 함께 정광사란 현대식 절에 가서 기도도 드리고,
무료로 제공되는 절밥인 나물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해변가로 가고 싶어서 어머니께 그리 말씀드렸다. 자가용은 곧이어 토함산을 지나 대본해수욕장
에 도착했다. 맑은 밤에 두둥실 떠오르는 만월을 보니 감회가 무척 새로웠다.
이제 전역까지 딱 열흘 남았다. 이제 곧 사회인으로 복권된다.^^
원래 나의 고유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대된다. 너무 그 날이!
전역전휴가 3일차 2006.2.13.월(맑음) 전역D-9
어머니와 함께 석비뇨기과(피부과)에 가서 습진 진료 받고 처방전으로 비싼 곰팡이치료약을
타왔다. 빨리 나아야할텐데.. 군대에서 얻은 작은 세균성 습진이다.
사타구니 부위쪽에 번지고 있는데 대단히 간지럽다. 의무병이 제공한 바메손지 연고를
아무리 발라도 도대체가 먹혀들 생각을 안한다. 잘 안 낫는다는 소리다.
전역전휴가 4일차 2006.2.14.화(새벽에 잠깐 비옴) 전역D-8
이번주들어 아침점심저녁으로 계속 습진치료약을 먹고 바르고 있다.
군대에서 얻은 미치도록 간지럽고 아픈 습진마! 사타구니 부위 전반에 걸쳐
쫙 퍼졌다. 너무 간지러워 밤잠 많이 설쳤다. 집에와서도 이러니.. 미칠 노릇이다.
이제는 안그러겠지. 위안으로 약 삼고 있다. 습진에 내 몸이 점점 지쳐간다. 미치겠다.
화가난다. 빨리 나으면 참 좋으련만. '사제 약(약국의 약)' 먹었으니 이제 곧 낫겠지.
더 이상 안 가려웠으면 더 바랄게 없다.
어머니께선 오후 1시쯤에 계모임을 가셨고 아버지께선 피곤하신지 오래 낮잠을 주무셨다.
오후에 어머니와 함께 대학에 정보를 얻고자 다녀왔다.
전역전휴가 5일차 2006.2.15.수(비) 전역D-7
꿈만 같은 말년휴가가 잘도 지나간다. 총 9박 10일 일정이니 벌써 그 절반인 5일이 흘렀다.
아직도 말년휴가 온게 안 믿겨진다. 꿈인지 생시인지 도통 분간이 안간다.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그러고보니 2년 군생활 할만한거 같다.
따지고 보면 그리 긴 시간도 아니었던 것 같고.^^
이게 승자의 여유인가 보다. 군생활 버텨내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다 버티고 이제
전역만 기다리고 있다. 나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다.
비가 오후들어 내리기 시작했다. 대지가 촉촉해졌다. 이상하게 내 기분도 차분해졌다.
아침에 23번째(호적상의 내 나이가 아닌 실제 출생월일에 의한 나의 진정한 나이며 생일이다
)내 생일을 부모님과 함께 했는데 너무 행복했다. 말년휴가 중에 생일을 찾아먹을거라곤
생각지 못했었는데 .. 두 분(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역전휴가 6일차 2006.2.16.목(맑음) 전역D-6
어젯밤에 병장 포상휴가 나왔다는 절친한 친구에게서 만나서 놀자는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친구의 전화! 정말 반가웠다.
약속한대로 오늘 오전 중으로 직접 그 친구의 집으로 시내버스타고 찾아갔다. 예상대로
친구 집으로 향하는 시내버스는 꽤 많았다. 친구는 내달(06년3월) 초에 전역예정이다.
나랑 전역일 차이가 가장 안나는 친구다.
하루종일 친구와 성남동 시내에서 놀았다. 재미있게. 영화 '왕의 남자'도 보고 PC게임방에
가서 피망스페셜포스 인터넷게임도 하고 술집에 가서 술도 마시고 얘기 나누고 오락실에서
철권TAG도하고 노래도 부르고 정말 재밌는 하루를 보냈다. 역시 노는 건 친한 친구와 놀아야
더 재밌는 것 같다. 친구가 너무 고마웠다. 고맙다. 나의 친구여~!^^
전역전휴가 7일차 2006.2.17.금(맑음) 전역D-5
하룻밤새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춥다.
여기에다 비수같은 바람같이 가세하니, 허허.. 참기가 어렵다.
군대의 겨울만 추운줄 알았더니 아닌 것 같다. 오전에 집 인근 게임방에 가서 다음캐쉬
10,000원 충전(무통장계좌 결제) 해서 마음에 드는 다음아바타 아이템을 샀다. 내 아바타에
적용시켰다. 예뻤다. 이렇게 말한다고해서 여자아바타라고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엄연히 나는 남자고 남자아바타 하나 밖에 없다.
싸이월드에 들어가서 어제 그 친구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남기고.. 포트리스2블루 사이트
에 회원가입해서 게임했다. 해골 계급인데.. 입대 전에는 별 이었다. 으.. 계급 차가 크다.
끝으로 야후코리아사이트에 들어가 잼나게 서핑했다.
이제 3일 남았다. 말년휴가가 말이다.
전역전휴가 8일차 2006.2.18.토(맑음) 전역D-4
이제 나흘 뒤면 전역이다. 휴가 복귀는 2일 전이다.
참 시간 잘 간다. 근데.. 말년휴가는 빨리 갈 수록 좋다. 더욱더 빨리 가기를 원한다.
그래야 기분이 좋거든. 어차피 전역할 귀한 몸이니까.
휴가 복귀 빨리 하고 싶다. 부대가 그립다.ㅋ.. 날 전역 시켜주는부대..
어서 가고 싶다. 부대로 너무 들어가고 싶어진다. 어서 부대로 가야지.
전역전휴가 9일차 2006.2.19.일(맑음) 전역D-3
부모님과 함께 감포항구(경상북도 경주시 소재)로 가서 한치, 청어, 가자미생선회를 사서
생선횟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매우 맛있게 먹었다. 참기름, 매운고추,무채썰은 것 등 사전에
집에서 준비해간 것까지 곁들어 같이 비벼 먹으니 천하일미가 따로없었다.
돼지고기, 토끼, 꿩 등 육고기는 물론 콩잎무침, 깻잎무침, 갓김치, 채소반찬도 참
많이 맛있게 먹었다. 역시 먹는게 남는거다.
전역전휴가 10일차 2006.2.20.월(맑음) 귀대일&귀영일/ 전역D-2
지금까지 갔다 온 휴가 복귀와 달리 참 기분좋은 귀영일이다.
전역이나 다름없는 전역전휴가 복귀니까..^^ ++병장정기휴가복귀일이다^^;;++
귀대길에 이 생각을 참 많이했다.
'이제 전역이라 부대 들어가기 싫은 건 아닌데 (부대로)찾아가기가 귀찮다고'
정말로 그러하다.
부대 복귀가 싫은게 아니다. 집은 울산 소재인데 부대는 파주 소재이니.. 너무 멀다.
집에서 머나먼 부대.. 그래도 어떻하나. 꾹 참고 귀영했다. 내일 모레 드디어 전역이다!!
*해당자료 근거: 수양록 2006.2.11일자 기록(141쪽)~2006.2.20일자 기록(141쪽)
군생활 730일째 2006.2.21.화(맑음) 전역D-1
전역 대기 하루다.
내일 꿈이 실현된다. 그 꿈은 바로 전역이다.
젊은 날 군대에 와서 오늘날까지 참 많은 숱한 고생을 했다.
말로는 절대 다 못한다. 너무 많은 고생이어서 말이다.
그 이 갈리는 개고생은. 고생은 사서한다고 속담이 그랬지. 이젠 절대 사서 안하리라 다짐해본다.
엄용훈! 군대가서 더 철들었다. 인내심 많이 배웠다. 진짜 수고했다. 고생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나 이제 내일이면 전역한다. 이 지긋지긋한 군생활과 영원히 바이바이다.
오늘 하루도 좀 길었다. 허허..
군생활 731일째 2006.2.22.수(맑음) 전역D-DAY & 전역하다
제복을 벗으며...
두달 아래 후임병인 인사계원(인사분야담당 행정계원)으로부터 전역증을 받았다.
사병 최고계급인 병장으로 군생활 2년여의 세월을 에누리없이 꽉 채우고 만기제대한 것이다.
하늘 가득히 기쁜 오늘이 아닐 수 없다. 정말 흐뭇하고 기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2년 동안 같이 지냈던 소대원 모두와 악수를 했다. 소대원으로부터
부러움섞인 덕담을 들으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 전역한다는게 이런 건가 싶다.
하하. 정말 기분 좋은 오늘이 아닐 수 없다.
시원섭섭했다. 시원한 줄만 알았는데 막상 당하고 보니 아니다. 섭섭하기도 하다. 많이.
남아있는 소대원들도 각자 자신들의 전역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빠른 85년생 동생인 내가 먼저 간다. 흐흐.. 이루 말할 수 없이 흐뭇하다.
전역이란 혜택이자 특권을 내가 먼저 형들 보다 맛보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군대에 빨리오면
이런게 참 좋은 것 같다. 전역을 엄청 빨리 하니깐 말이다.
내가 딱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84년생 형들 수고해라는 말 던지고 기분좋고 전역증을 제시하고 삼엄한 경계 기운이 가득한
연대 위병소를 통과했다.
집과의 거리때문에 거의 오지 않을 부대.. 기분이 묘했다.
언제는 그렇게 나오고 싶어 안달했고 발버둥쳤었는데.. 이젠 아무도 나를 잡지 않는다.
전역증의 위력이 날 매번 놀라게 한다.
영원한 귀향길에 사전 약속된 막내이모님을 성남시(경기도 소재)에서 만나 회포를 풀고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께서 "전역 축하한다"고 말씀하셔서 감사했다.
주석: 전역(현역에서 예비역으로 역종이 바뀌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