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필사를 해나가다가 최근에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 이유가 다는 아니지만 필사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내가' '내 필체' 등 내가 무언가 이루어야겠다는 욕심에서 필사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보았기 때문입니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가 계속 반복해서 '내가'를 부르짖으며 자기의 것을 더 쌓아두고 더 많이 남기려 하고 있듯이 나를 위해 살면서 무어든 내 흔적을 더 많이 남기고자 하는 욕심은 성경 필사만이 아니라 곳곳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이름으로 무언가를 행하고 내 이름을 남기려 하는 것보다 내 이름은 감추어지고 나는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알과 같이 죽어져서 주님의 사랑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고 그 영혼이 살아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정신병원 사역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종이접기 아니라 어마어마한 큰 일을 하고 30년 가까이 들어가도 사례는 아예 없이 오히려 돈을 쓰면서 해 왔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한 알의 밀알과 같이 땅에 떨어져 죽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남기려 했던 것들, 내 이름을 알리려 했던 것들을 조용히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나는 더 감추어지고 더 죽어지는 삶을 살기로 작정을 해 봅니다.
죽어서 더 많은 열매가 맺혀지는 한 알의 밀알과 같고 싶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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